'까칠해진' 양 교육감, 취재진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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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해진' 양 교육감, 취재진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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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과 정당후원 고의숙 교사, 그들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내용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만, 넉달 전과는 상황이 너무도 달랐다.

21일 오후 5시 양성언 교육감의 집무실. 그 곳에는 정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로 지난달 말 3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고의숙 교사가 자리해 있었다. 그 곁을 김상진 전 전교조 제주지부장이 지키고 있었고, 양성언 교육감이 함께 자리했다.

고 교사와 김 전 지부장은 오는 25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제주도교육청 제4차 징계위원회에서 중징계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 양 교육감을 찾았다.

마치 넉달 전인 지난해 10월26일을 연상케 했다. 당시 고의숙 교사를 대신해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고 교사의 남편)과 김영심.윤춘광.이석문.박원철 의원 등은 도의원 40명의 탄원서를 들고 양 교육감 집무실을 방문했다.

탄원서에는 '정당후원 교사 징계를 사법부 판단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도의원 40명의 주장이 담겨 있었다.

당시 탄원서를 건네받은 양 교육감은 도의원들의 뜻을 징계위원회에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징계위 결과, '징계 의결 연기'라는 어정쩡한 결론이 내려졌지만, 양 교육감은 당시에는 적어도 정당후원 교사 문제에 있어 소극적이지는 않았다. 불친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넉달이 지난, 21일 고의숙 교사와 다시 자리를 마주한 양 교육감은 달랐다.

고 교사, 김 전 지부장과 함께 취재진이 교육감 집무실로 들어서자 "기자들을 대동했느냐"고 물었고, 사진 촬영 때는 "지금 저를 찍는 겁니까?"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물론, 취재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갑작스런 취재진의 방문에 당황했을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하기에 양 교육감의 불편함은 가감 없이 드러났다.

그 불편함의 탓이었을까. 양 교육감은 고 교사, 김 전 지부장과의 면담 내내 냉랭한 태도로 일관했다.

"드릴 말씀이 없다", "(징계위 소집이) 언제인지도 모른다", "저는 배제징계라는 말을 해본 적도 없다", "(징계위원장과 저는) 역할이 다르지 않느냐?", "무슨 노력을 하나? 징계위에서 결정할 사항" 식의 답변이 주를 이뤘다.

넉달 전에는 징계위원장에게 '징계 방침을 철회해 달라'는 도의원들의 뜻을 전달하지 않았었느냐는 질문에도, "부교육감을 이미 만났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거기가서 무슨 얘기를 또 전달하겠나?"고 답했다.

양 교육감은 시종일관 이같이 말하며, 고 교사와 김 전 지부장의 질문에 대해 핵심을 비껴갔다. 징계 방침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한 고 교사, 그리고 냉랭했던 양 교육감의 면담은 빙빙 멤돌기만 했다.

결국 양 교육감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부지 방문을 이유로 약 30분 간의 면담 뒤에 자리를 떴다. 취재진이 집무실을 방문한 것에 대해, "사전에 합의도 없었는데..."라는 말만을 남긴 채.

지난해 징계위원회 소집 후 넉달이 지난 지금, 어떠한 상황 변화가 양 교육감을 이토록 '까칠하게' 만들었을까.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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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교육감 2011-02-23 10:03:27 | 121.***.***.197
부하 직원인 부교육감이 하는 것을 모른다니? 말이 되냐? 교육감은 허수아비냐, 교육가족의 해임문제인데 모르겠다 할말이 없다니 그렇게 무책임한 교육감이 어디있나,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창피하다 망신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