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공방, "포퓰리즘 아녀!"..."그건 엉터리복지"
상태바
날선 공방, "포퓰리즘 아녀!"..."그건 엉터리복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설] 도의회 여야 원내대표 연설 '복지 논쟁'의 대립각
민주 "무상급식 전면시행 당연"...한나라 "추가 소외계층 지원 할일 많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여야 원내대표의 새해 교섭단체 연설은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의 '포퓰리즘' 공방으로 극명한 각을 보였다.

10일 오전 10시 열린 제279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박원철 부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장동훈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이어졌다.

여야 모두 제주도정 현안에 포커스를 두고 4-5개의 쟁점사항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방식으로 당의 입장을 밝혔으나, '복지' 부분에서는 날카로운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실현'을 키워드로 해 무상급식 전면적 시행의 당위성을 강하게 어필한 반면, 한나라당은 '생산적 복지'를 테마로 해 대중적 인기영합주의를 의미하는 '포퓰리즘'을 경계했다.

이미 예고돼 민주당과 한나라당 대표는 이 복지논쟁을 모두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 박원철, "무상급식 전면 시행 통해 소외없고 차별없는 보편적 복지 실현"

안창남 원내대표를 대신해 연설에 나선 박원철 의원은 "이어도를 향한 민주당의 첫 꿈은 보편적 복지실현의 첫 발이라고 할 수 있을 무상급식 실시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무상급식은 반드시 실현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읍면지역 사립유치원과 동(洞)지역 공사립 유치원, 초등학교가 무상급식 혜택을 받을 예정"이라며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통해 소외없고 차별없는 보편적 교육의 실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연설에 나선 민주당 박원철 의원(원내 부대표). <헤드라인제주>
박 의원은 "정치가 무엇이냐?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게 정치이자 정도가 아니냐"고 반문한 후,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복지정책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포퓰리즘이 아니다"며 한나라당쪽의 공격을 강하게 응수했다.

그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어찌 포퓰리즘이라 단정지어 매도할 수 있는가"라며 "평등한 사회는 우리 인류가 지향해 왔던 보편적 가치이고, 불평등을 없애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일부 저소득층에 지원되던 선별적.시혜적 복지차원을 넘어 국민 모두에게 인간다운 생활보장을 위해 의료, 보육, 교육 등의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며 "보편적 복지정책은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는 물론 소비 증가, 내수 확충, 성장률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성장정책이 될 수 있다"고 어필했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제주도의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재정 지출을 지속적.점진적으로 늘려 전국 최고의 '복지자치도' 건설에 나서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그는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와 함께 '보편적 복지 실현 TF팀'을 구성해 전문가 간담회 및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도민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과 재원 마련방안을 마련하면서 우리의 주장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동훈, "무상급식 아니더라도, 어려운 사람 위한 수요 많다"

민주당의 이러한 '보편적 복지' 논리에, 한나라당 장 원내대표는 곧바로 '생산적 복지' 논리로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보편적 복지를 내세워서 부자, 서민들에게 골고루 주자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장 원내대표는 "복지는 부자에게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 기회를 주는, 서민에게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집중적으로 부여해주는 선택적 복지이자 생산적 복지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무상복지 실현에 연 23조원 이상의 돈이 든다고 하는데, 이 돈이 어디서 나오겠나"라며 "결국 지금 세대, 또 그 다음 세대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엉터리 무상복지"라고 주장했다.

장 원내대표는 "서민과 중산층에게 더 많은 기회와 헤택이 돌아가는 진정한 맞춤형 복지, 서민복지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자동차가 맹물로 갈 수 없듯이, 복지정책을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예산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원내대표 연설에 나선 한나라당 장동훈 의원. <헤드라인제주>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있어서도 '생산적 복지' 논리로 응수했다.

장 원내대표는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으로 인해 학교환경 개선에 쓸 예산이 급격히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전제하고, "흔히들 무상급식 얘기를 할 때 '눈칫밥'을 먹는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해야 할게 아니냐고 하는데, 영구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에게 '눈칫잠'을 잔다고 해서 아파트를 사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교육적 측면에서 무상급식이 아니더라도 교육현장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수요가 매우 많다"며 "왜 여기에 우선적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장 원내대표는 "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무상급식 예산을 저소득층, 소외계층의 복지정책에 추가 지원하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아쉬움"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정치적 계산'으로 해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꿀은 칼끝에 묻었어도 달콤하다. 그러나 그 꿀은 핥기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복지정책이건, 무상급식이건, '무책임한 복지'가 아닌 '생산적 복지'이길 바란다"는 말로 이 부분에 대한 반론적 논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원내대표 연설은 중앙정치권에 이어 도의회 내에서도 '복지정책'에 대한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 논리로 복지정책의 확대와 무상급식 전면실시의 당위성을, 한나라당은 '생산적 복지' 논리로 예산배정의 우선적 순위를 재검토할 것을 어필했다.

앞으로 도의회 복지관련 예산심사 과정에서도 여야간 적지않은 의견충돌이 있을 것임을 예상케 했다. 여야의 상반된 논리에 대해 도민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원내대표 연설- 민주당 박원철 의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원내대표 연설- 한나라당 장동훈 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