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 사무관 승진결과, "인사방침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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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 사무관 승진결과, "인사방침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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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우근민 도정의 '인사방침'과 '공정한 사회'

"공정한 사회는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입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방안으로 내세운 '공정한 사회'에 대한 설명 내용이다.

MB정부의 '공정한 사회' 키워드는 우근민 민선 5기 제주도정에서도 줄곧 원칙으로 인용되고 있다.

조직개편에 따른 대규모 정기인사를 앞두고도 '공정한 사회' 원칙하에 '공정한 인사'를 내세웠다.

그러나 우 도정이 제시한 '정기인사 방침'을 두고 말들이 많다. 새해들어 우 지사가 제시한 이런저런 인사원칙들이 지나치게 많게 나열되다 보니, "도대체 어떻게 인사하겠다는 거야?"라는 볼멘 소리도 들려온다.

원칙은 큰 틀 속에서 한두가지로 압축해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원칙이 갯수로 따진다고 하더라도 너무 많다.

이 때문에 어떻게 인사를 하든지, 원칙에 위배된 것은 아니라는 논리로 귀착될 수가 있다.

우 지사의 인사방침은 일 잘하는 공무원을 대거 전진배치 시키는 형태의 '맨 파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큰 기조에 따라 여성과 소수직렬, 그리고 현업부서 근무자 '배려' 원칙의 적용을 제시했다. 여성 공무원의 경우 승진배수 범위 내 포함시 우선 배려하고, 주요 핵심부서에 두루 배치해 다양한 근무경험을 쌓도록 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행정직 중심의 승진인사에서 벗어나 승진에서 소외를 받았던 세무·지적·수의·환경·보건 등 소수 직렬에 대한 배려도 설명했다.

전보인사에 있어서는 2년 이상 동일부서 근무자에 대한 순환 발령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우 지사는 "서귀포시로 발령내더라도..."라며 어느 곳이든 다 생각있게 발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주 이뤄진 사무관 승진심사에서는 일부 '아리송함'이 나타났다.

제주도 본청과 2개 행정시에서 사무관 승진대상자 33명을 의결했는데, '뒷말'이 무성하다. 공정한 사회, 공정한 인사 원칙에 얼마나 부합된 것일까 하는 점에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분명한 것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두드러졌다.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도 이뤄졌다.

하지만, 일 잘하는 공무원을 대거 전진 배치시킨다는 '맨 파워'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는 과연 얼마나 부합된 결과일까 하는 점에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할 수밖에 없다.

사무관 승진심사에서 근무평정 등에서 최상위 순번 후보로 소문났던 한 대상자가 예상과는 달리 탈락됐다. 근무성적이 좋지 않다거나, 다른 후보에 비해 영어 면접 등을 현격하게 못봤다든지 하는 이유가 아니라고들 한다.

그는 왜 탈락한 것일까? 이 결과가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주자'는 공정한 사회의 키워드에는 부합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우 도정이 제시한 인사방침에서 '일 잘하는 공무원'의 맨파워 구성원칙, 그리고 현업부서나 여성에 대한 배려원칙은 서로 상충할 소지가 많다.

현업부서나 여성을 배려하다 보면 '업무 능력'적 요소가 소홀해지기 쉽다. 반대로 업무 능력 등을 중심으로 하다보면 다른 요소가 간과될 수도 있다.

원칙을 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원칙에 부합해 납득할만 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공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국장급 라인 인사에서도 어떤 원칙하에 배치를 했는지 그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있었다. 국장급 공무원들을 이곳저곳에 재배치한 것 이상도 아니라는 평가다.

사무관 승진심사에서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맨 파워' 구축이란 특색을 찾기 힘들다. 스스로 원칙을 제시해놓고, 그 원칙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정기인사를 앞두고도 특색있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미덥지 못해 하는 반응들이 많다. 민선 5기 도정이 생각하는 '공정함'이란 과연 무엇인가?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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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앞두고 2011-01-18 14:27:23 | 59.***.***.23
이런 비판적 시각 과감하게 쓸줄 아는 사람은 몇 안되죠?
도백 눈치보며 고개숙여있는 마당에, 헤드라인 용기 가상합니다.
후련한 글 잘 읽었슴다.
헤드라인제주는 거침없이 상승하고, 예전신문은 어째...

거꾸로 가는세상 2011-01-17 19:01:24 | 1.***.***.95
뭘 기대했다?
앉히고 비디오지

하마 평 2011-01-17 14:59:35 | 122.***.***.150
아마도 억울한 사람 한둘이 아닐거다
승진배수에서 상위권들은 억울함이 더크리라 엎어치기 당했으니
그러나 어쩌랴 이것도 안사방침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