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씨에 무슨 시위냐고? 3년넘게 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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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씨에 무슨 시위냐고? 3년넘게 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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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 '조용훈-이종화'씨의 항변
맹추위 불구 도청 앞 '1인 시위' 강행

주말동안 내린 많은 눈과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제주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제주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는 강정주민들의 1인시위는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도로와 인도 곳곳에 하얀 눈이 얼어붙어 있고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옷속을 파고드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청 앞에는 '해군기지 절대반대'를 상징하는 노란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영하권을 맴도는 추운날씨 속에서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은 제주도청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를 이어갔다. <헤드라인제주>
체감온도가 영하를 맴도는 맹추위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에 나선 조용훈씨와 이종화씨. 이들은 지금 제주 전역을 강타한 맹추위는 제주 해군기지를 막는 일 앞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영하권 추위? 해군기지 막는게 더 중요해!"

20여년전 강정마을회장(당시엔 마을발전위원장)을 4년간 맡아왔다는 조용훈씨(66)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외치며 그동안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앞장서 온 선봉장 중 한사람이다.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앞장서 온 강정마을 주민 조용훈씨. <헤드라인제주>
60이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영하권의 날씨에서 1인시위에 나선 조씨는 전혀춥지 않다면서 호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아침 8시쯤에 일어나 바로 버스를 타고 제주도청 앞으로 와서 9시부터 1인시위를 시작했다. 날씨가 이렇다보니 준비를 단단하게 하기도 했고,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추운 것을 모르겠다. 전혀 춥지 않다."

이어 조씨는 "솔직히 이정도 추위가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뜻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3년 8개월동안 갖은 고생을 하며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해왔다. 이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제주도정도 도의회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면서 발을 빼고 있는데 그래선 안된다"며 "강정주민들의 뜻을 헤아려 제주도와 도의회가 해군기지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날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에 나선 강정마을 주민 조용훈씨(사진 왼쪽)와 시인 이종화씨(사진 오른쪽). <헤드라인제주>
#. "이렇게 아름다운 강정해변에 해군기지를? 말도 안된다!"

이날 조씨와 함께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에 동참한 이종화씨는 제주도민도, 강정마을 주민이 아니다. 그는 전라북도에서 글농사를 짓고 있는 시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고등학교시절 수학여행차 제주를 처음방문한 후 오늘로 3번째 제주를 방문했지만 벌써 2번째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민족문화작가회 회원이자 민족문제연구소,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언론보도 등을 접한 후 지난해 12월 27일 강정천이 어떤 곳인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했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강정천과 강정 해변가의 모습에 반한 이씨는 마침 강정천 해군기지 건설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주 군사기지범도민대책위의 해군기지 반대시위에 동참했다.

전라북도에서 글농사를 짓고 있는 시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종화씨.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날 경찰이 해군기지 결사반대를 외치던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회원 34명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원 연행했고 이씨도 이때 해군기지 반대단체 회원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됐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내 눈으로 직접 강정마을을 보기 위해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했는데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강정천과 강정해변가의 모습에 놀랐다. 여기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생각해서 마침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군사기지 범대위와 함께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동참했었다. 그런데 그날 반대운동을 벌이던 사람들이 모두 경찰에 연행됐고 나도 함께 경찰에 연행됐었다."

다행히 그날 오후 바로 석방됐으나 당시 받은 충격이 남아있는 이씨는 오늘 다시 제주를 방문한 후 제주도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조씨와 함께 해군기지 반대시위에 동참하게 됐다.

그는 "이렇게 추운날씨에 강정마을 어르신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1인시위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김병립 제주시장, 고창후 서귀포시장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제주도민들과 강정마을 주민들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도민들을 대표하고 시민들을 대표한다는 사람들은 따뜻한 곳에서 업무를 본다고 앉아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면서 "만약 그들이 진정 제주도민의 대표, 시민들의 대표라면 강정마을 주민들을 대신해 이 곳에 서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내가 해군기지 운동에 동참한 것은 2번째이고 지금까지 해온 것이 없어 마치 그동안 강정마을 주민들이 쌓아온 노력에 편승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해군기지 반대에 힘을 보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한편, 지난해 12월 22일 임시총회서 해군기지 결사항전 결의를 다지며 앞으로 평화시위를 전개키로 했던 강정마을 주민들은 지난 10일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과 강정마을 주민 김종환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제주도청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 1인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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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국 2011-01-17 19:09:50 | 125.***.***.182
이종화 시인은 당연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당당한 시인이다.그대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