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있으면 다친다...인사청탁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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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있으면 다친다...인사청탁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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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근민 지사의 간부공무원에 대한 '경고성 발언'
"회계부서 공무원 바꿔야...읍면동 공무원 승진 챙기겠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8일 민선 5기 조직개편에 따른 첫 대규모 정기인사를 앞두고 간부공무원들에게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우 지사는 이날 제주웰컴센터 웰컴홀에서 열린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에서 도정 주요사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도.행정시 간부공무원과 읍면동장들. <헤드라인제주>
오전부터 진행된 합동회의에서 우 지사가 종합적 발언을 시작한 시간은 오후 5시20분쯤.

읍면동장의 보고사항에 대한 평과 함께 '제주만의 특생'을 갖춘 테마 아이템의 중요성을 강조한 우 지사는 공무원 인사방침에 대해 피력했다.

우 지사는 "시장님들이 여기 계신데, 앞으로 읍면동장님들 중에서 이 사람이 승진하는게 좋겠다 하면 바로 승진이다"면서 최일선 행정업무를 하고 있는 읍면동 공직자에 대한 승진우대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번 인사에는 읍면동장 중 승진 기회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그런 기회가 꼭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제주시장이 얼마전에 발표했는데, 지원업무를 했던 사람은 승진해서 올라가고, 읍면동 최일선에서 주민들과 일했던 사람은 승진이 더디고 하면 안된다"면서 "도청에 있는 사람보다 동장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여성공무원이 도청에서 근무해야 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읍면동장 출신 중 도청 주요보직에 기용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인사청탁 하지마라...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다친다"

정기인사를 앞두고 '인사청탁'도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우 지사는 "인사청탁 절대 하지마라"며 "인사청탁이 인사를 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불안하게 생각하지도 마라"면서 "그 대신 회계, 용도, 계약 이런 공무원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계, 용도, 계약 등의 업무를 맡는) 공무원은 오래 있으면 다친다"면서 이들 부서 공무원이 장기간 동일 부서에 배치될 경우 '비리'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우 지사는 "얼마전 청와대에서도 한 자리에 오래 있으니 다친 사례가 있다"면서 "12년동안 먹은게 2500만원인데 그 자리에 있으니까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 사람이 다른 자리로 옮겼으면 안 걸렸을 것"이라며 "한 자리에 있는 공무원 빨리 바꿔줘라. 그래야 공무원이 안 다친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다음에 (지방자치단체별) 청렴도 조사를 할 때 상황이 많이 좋아지면 앞으로는 잘한 부서에 상을 주고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로 바꾸려 한다. 잘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도.행정시 간부공무원과 읍면동장들. <헤드라인제주>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도.행정시 간부공무원과 읍면동장들. <헤드라인제주>
#"읍면장 처음 사람은 역시 생각이 조금 다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같은 자리에 2년 이상 있는 사람의 '물갈이' 방침도 밝혔다.

우 지사는 "아까 발표한 표선면장이 전에도 읍면장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올해가 처음이었다"면서 "처음 하는 사람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읍면동장을) 했던 사람을 또 시키면 구식으로만 생각한다"고 말한 후, "구식 방법으로만 일을 하려 한다. 이번 인사철이 되면 이런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의 의견들을 모아서 반영할 계획"이라며 동일 부서에 장기간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대폭적인 이동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또 여성공무원에 대한 인사방침도 피력했다.

우 지사는 "제주도에 여성이 50%인데, 도정이 뭘 하는지 모르겠다. 도정에서 이 여성들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 고민을 안한다"면서 "한 사람이 제주도 50%의 여성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제주도의 역사가 달라지는 것인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제 방법이 없다...연대책임 분명히 묻는다"

이어 공무원 청렴도 문제와 관련한 '연대 책임론'도 거듭 언급했다.

우 지사는 "서울시는 공무원이 문제를 야기시키면 보직을 떼서 6개월간 길거리에서 청소하라는 등 교육을 시킨다"고 설명한 후, "그렇게 하니 서울시가 현재 청렴도 1위인데, 우리는 11위다. 몇만명인 서울 공무원에 비해 제주도 몇명 되지도 않는데 얼마나 창피한가?"라며 문제있는 공무원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분명하게 말한다"면서 "이제 방법이 없다. 앞으로는 연대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어떻게 지느냐, (사건연루) 행위가 3년전에 한 행위라고 하면, 3년전 행위를 한 상관이 누군가를 찾겠다"고 말했다.

이 부분은 최근 서귀포시 6급 공무원이 불법 게임장을 운영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검찰에 구속된 일과 관련해 사건발생 시점이 3년전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우 지사는 "공직에서 이미 나갔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현재 있다면 그 상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대책임은 국(局)은 국별로, 과는 과 단위로, 사업소는 사업소별로, 읍면은 읍면별로 연대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혔다.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가 8일 제주웰컴센터 웰컴홀에서 열렸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도서특보가 왜 도청에 있나? 1년만 일해라" 

추자와 우도면의 도서지역특보 활동과 관련해서도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우 지사는 이날 합동회의 종합발언에서 "현재 도지사 직속으로 추자에서 한명 우도에서 한명씩 특보가 있다"면서 이들의 활동포커스에 대해 질책성 주문을 했다.

먼저 특보 인선과정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 지사는 "도지사가 그냥 임명하는 것 보다 주민자치에서 추천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니 전에 특보를 했던 사람이 또 하겠다고 나서게 돼 그래서 그건 안된다고 했다"면서 교체배경을 피력했다.

그는 "왜 안되느냐 하면(한 사람이 연이어 특보를 맡게 되는 것) 한 사람이 같은 일을 계속하면 자기에게 잘하는 사람만 만나고, 자기 좋아하는 사람만 신경쓰고, 싫어하는 사람은 안 만나게 된다"면서 "그렇게 일하는데 어떻게 추자를 대신하고 우도를 대신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특보들의 주요 활동 포인트는 해당 도서지역에 있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우 지사는 "보좌관이 읍면에 있어야지 왜 도청에 있나?"라며 "추자에서 녹을 먹는 5급 상당의 공무원이 됐으면 하루에 두바퀴고 우도를 돌던 추자를 돌던 그 주민들이 무슨 애로가 있는지 체크하고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특보가 도청에 와서 뭘 하나? 도청 공무원들하고 있을 것이라면 특보는 왜 필요한가?"라며 역설적으로 특보의 위치는 해당 도서지역에 있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읍면장이 따로 행정시에 보고하고, 보좌관은 특사로 도지사에게 직접 보고하고,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야 하지 않겠나?"라며 "보좌관은 1년에 한번씩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1년이 바뀌면 교체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 "자치행정국장 어디있나? 여기 트럭 배차시켜라"

읍면동의 '기동성있는 행정'을 주문하는 한편, 상징적 관광테마 명소를 개발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 지사는 김영미 노형동장이 "현재 동네에 생활민원 처리를 위해 기동처리반이 운영되고 있는데, 개나 고양이가 죽었다고 하면 즉각 직원들이 가야 하지만 아파트 밀집지역이고 하다보니 기동성에 불편하다"고 말하자, "자치행정국장 어디있나?"라며 "여기(노형동에) 트럭 한대를 배차시키라"고 말했다.

읍면동 일선 기동민원 처리를 하는데 있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라는 시달이다.

그러면서, 동 지역에 테마적 요소가 있는 명소를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도 마차가 돌아다니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마차다"며 "제주도는 관광지인데 연동이나 노형동 같은 곳에 마차를 만들어서 걸어다니면 관광지 같고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제주도 오니까 관광지 같다'라고 해야 하는데(그렇지 못하다)"라며 "마차만 다니는 길을 따로 만들수는 없으니 찻길에 마차가 다니는 길을 표시해 오고갈수 있도록 조치하면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또 "연동 뒤에 이야기가 있는 테마거리를 만들었는데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이왕 만들려면 돈을 더 들이던지 해서 환하게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우 지사는 "프랑스에 가면 상제리제 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이 '제주도에 오면 이런 것도 있구나' 해야한다"며 "길을 넓혀놔도 오히려 가게주인들은 관광객이 안 온다고 불만이 많다. 노형동과 연동은 관광지인데 기본적으로 어둡다. 환하게 해서 사람들이 언제 오던 걷고싶은 거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식당 하나 못마드는 제주도정, 얼마나 한심한가?"

이어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수용환경 변화에 대해 주문했다.

우 지사는 "왜 도지사인 제가 외국관광객 200만명, 중국 관광객 100만명에 매달리느냐 묻는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제일 큰 고객이 될 수 있는 중국관광객에 대비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국내 관광객 오지 말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국내관광객이 한번 제주에 오면 35만원 정도 쓰는데 중국관광객이 요새 와서 쓰는 금액은 115만원으로, 중국관광객이 한국에 1000만명은 올텐데 이중 10%는 끌어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제주에서는 중국 관광객들을 수용할 환경이 미비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우 지사는 "중국관광객 한끼 식사 1만원 정도 하더라"며 "그런데 소개해주는 비용 등 이것 저것 자르다보니까 원래 1만원에 삼계탕 한 그릇으로 계산했는데, 반계탕이 되더라"고 말했다.

식사 한끼 비용이 1만원이지만, '커미션' 등이 작용하면서 실제로는 5000원 수준의 식사가 나간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우 지사는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제일 가고 싶어 하는 관광지가 바로 제주도인데, 한번 왔다가면 대부분 다시 가고싶어 하지 않는 현실"이라며 "왜? 배고프니까. 그래서 중국식당 만드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식당 만들고 나면, 내가 사람 데리고 가면 (음식값을) '8천원에 해주십시오' 라고 하는 이런 사람이 없을 것 아닌가"라며 중국식당 건립을 통해 중간 수수료 관행을 근절시킬 것임을 강조했다.

또 "중국관광객들 계속 배고프다고 하는데 중국식당 하나 못만드는 제주도정은 얼마나 한심한가?"라며 이에대한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혔다.

우 지사는 이어 "중국관광객 공항에 가득 찼다고 난리 치면서도 제주도는 조금 시끄럽다는 이유로 밤에 비행기 못뜨겠다고 한다고 이명박 대통령은 말했다"면서 "도민들이 마음을 못 합쳐서 그것도 못하는 제주도, 갈치 한 토막에 5만원 받는 제주도, 이런 제주도가 얼마나 부끄러운가"라고 말했다.

#"관광협회장은 직접 돈내고, 도청과 싸울 수 있는 사람이 해라"

그러면서 제주도관광협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임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이런 일을 막아내는 것은 관광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바로 관광협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관광협회장도 자체적으로 뽑고 부조리 척결에 직접 나서라고 시달했다.

그는 "당신들끼리 회장 뽑으라고 협회에 분명히 이야기 했다"며 "협회장 하려면 직접 돈내고, 제주도와 싸우고 웃통 벗을 수 있는 사람이 관광협회장 하라고..."고 말했다.

우 지사의 이 발언은 앞으로 관광부조리 척결과 같은 업무는 협회에서 전담하고, 대신 이번 협회장 인선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후 6시45분까지 1시간 20분에 걸쳐 얘기를 쏟아낸 우 지사의 이날 일련의 발언은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보다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하며 '현장에서 뛰고, 생각을 바꿔라'는 결론으로 귀착됐다. <헤드라인제주>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도와 행정시 간부공무원과 읍면동장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병립 제주시장과 고창후 서귀포시장을 비롯해 2011년 도정운영 방향 공유 '도-행정시 간부 및 읍면동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도와 행정시 간부공무원과 읍면동장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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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좁은 나그네 2011-01-09 21:36:24 | 49.***.***.96
아무렴
사람의 평가가 다같을수 았나요
가치와 질에 따라 천차만별 이죠.
그저 행정 뒤꽁무니 기사를 최고로 보는 사람의 눈에는 그런 신문만 조아보이죠
제가 보기에는 속도나 내용에서 헤드라인을 최고로 봅닏다

지나가다2 2011-01-09 14:02:26 | 119.***.***.72
아래 지나가다 님!!발빠른 보도할 때가 따로 있지요. 우 지사가 가졌던 읍면동장 합동회의는 우 지사가 현장에서 한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게 아니라 내용이 무얼 의미하는 지 재정리하고 전달해주는게 좋은 기사가 아닐런지요

사진을 보니 2011-01-09 12:57:11 | 122.***.***.150
오익철 원장님네 열심히 메모하려는 모습 사진이 압권이네요 쑥스러운 표정으로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다 외치는 모습도

덕배조카에 동생 2011-01-09 12:25:07 | 122.***.***.150
기사 퀄리티는 누가 뭐래도 헤드라인이 으뜸
날림기사로 행정 뒤쫓는 매체보다 컨셉을 갖고 접근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대기자 아니어도 박기자가 그런 사람보다 훨씬 낫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