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노조측, 우 지사 면담 요구하며 격렬한 항의
속보=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제주지역 노동단체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6시40분께 도청 1층으로 몰려가 격렬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항의소동은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김상인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의 노정교섭 대화가 파행으로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일부 조합원은 사무실 유리창을 통해 내부로 들어갔으나 대부분은 현관문을 통해 진입을 시도했다.
현관문 옆 회전문을 사이에 두고 안쪽에서는 도청 공무원들이, 바깥쪽에서는 조합원들이 대치를 하며 몸싸움을 하던 중 회전문이 완전히 파손됐다.
청사 1층 내부로 진입한 조합원들은 제주의료원과 우성아파트, 도립예술단 등의 노동문제에 대해 제주도당국이 방관하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항의가 계속된 지 몇분 후, 고대언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장을 비롯한 노조측 간부들과 우근민 제주지사와의 면담이 이뤄졌다.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잠시 후 오후 7시쯤 되어 면담이 끝나자 노조원들은 모두 도청에서 빠져나간 후 천막농성장으로 되돌아갔다.
고대언 본부장은 우 지사 면담결과와 관련해, "제주도에서는 노조측에서 요구한 안에 대해 오는 28일까지 관련 부서별 검토를 거친 후 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이날 파행으로 끝난 두번째 교섭은 28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요구한 내용을 보면 제주의료원 노조에서는 단체협약 해지 철회와 김승철 원장 등의 퇴진, 체불임금 해소 및 간호사 유산문제 해결 등이 요구됐다.
도립미술단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 배후조종 관련자 파면, 부당해고 철회 및 원직복귀 등을 요구했다.
우성아파트 1단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관리비 불법 사용 및 이중 부과 등에 대한 강력한 행정처분 시행을 요구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노동단체 대표자들은 제주도정과 노정교섭 대화를 가졌으나, 3시간이 흐른 오후 6시께 노조측이 격분하면서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문제는 제주도당국의 '천막 철거' 요구에 따른 것. 3시간 가량 진행되던 대화는 결국 이렇다할 진전도 없이 감정만 상한채 뒤돌아서는 결과를 낳았다.
한편 오후 7시20분께 격렬한 항의소동이 끝나고 상황이 진정되자, 민주노총은 도청 정문 앞에서 '제주지역 노조탄압 현안해결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