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교육감 "예산 부활은 의원 소신 따른 것...왜 저에게 추궁하나?"
내년도 교육청 예산안에 '제학력 갖추기 평가' 예산이 상임위에서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다시 증액된 것과 관련해 평가의 존폐 여부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의 예산 부활 로비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양성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제학력 평가 예산 부활은 예결위에서 한 것"이라며 교육청과의 연관성을 강력 부인했다.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은 20일 제276회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김영심 의원(민주노동당)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 교육감은 "근 10여년 가깝게 실시하고 있는 제학력 평가의 취지는 초.중학생이 제학력에 갖춰야할 학습목표 도달 여부를 확인하고, 기본 학력 정착을 통해 학력 향상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인별.학교별.과목별 평균 점수를 담당 교사와 학생에 제공해 개개인의 수준과 위치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는 모다들엉 학력향상 계획을 통한 특별보충 과정을 운영해 학력을 끌어올리고, 제학력에 도달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이 평가는 학력향상을 위한 제주도교육청의 주요 교육정책으로, 앞으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 교육감은 "하지만 출제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보완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심 의원은 내년도 교육청 예산안에 제학력 평가 예산이 상임위에서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다시 증액된 것과 관련, "교육 당국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하수인으로 만들고, 로비를 하면서까지 교육위원회 의결을 무시했다"며 양 교육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양 교육감은 이에 대한 사과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제학력 평가의 지속적인 추진 계획만을 밝혔다.
그러자 김영심 의원은 보충질문을 신청, 제학력 평가 예산부활에 대한 로비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김영심 의원은 "제학력 평가는 동료의원들과 제가 매 회기때마다 지적한 사항"이라며 "그런데 상임위에서 예산이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다시 증액됐는데 이 과정에 교육청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양 교육감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교육청 직원이 학부모와 함께 지역구 의원 사무실을 찾아간 도의회 CCTV 화면이 있는데, 이를 개인적인 활동으로 보느냐"고 추궁했다.
양 교육감은 "교육청 직원이 가든, 누가 가든 (예산 증액 결정은) 의원의 소신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며 "예산은 예결위에서 살아난 것 아닌가? 그런데 왜 저에게 추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 의원이 "지난해에 제학력 평가 예산이 삭감되자 교육청은 다른 예산을 전용해 평가를 시행했다"며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양 교육감은 "잘 이해가 안되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한 뒤, "보고를 받았다 할지라도 얼른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사실을 파악해 서면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 "배움터지킴이 문제점 개선 방안 강구"
양 교육감은 이와 함께 김명만 의원이 지적한 배움터지킴이 운영에 대한 문제점과 관련, "배움터지킴이는 가급적이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모든 면에 모범되는 자들을 채용하고 있다"며
채용 시에는 청소년 관련 범죄 조회와 실질적 심사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움터지킴이로 인해 물의가 야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연찬회나 간담회 통해 지적한 모든 부분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제안한 '학부모안전지킴이' 운영에 대해서는, "현재 해병대 전우회, 방범대 등 24개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학생 안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며 "청소년 유해업소에 대한 야간 순찰을 학부모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학부모안전지킴이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추락 사고 A군, 하루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
지난 13일 제주시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중학생 A군(14)이 중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는, A군의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교육감은 "A군의 사고에 대해서는 뺑소니다, 집단 따돌림이다, 성적 때문이다 등 말이 많지만, 이런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픈 일"이라며 "하루 속히 이 학생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내 고민 해결 시스템 마련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Wee센터(학생생활지원단) 활동과 찾아가는 상담활동 등을 강화해 상담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청 내 인사 관련 위원회, 공정성 확보에 노력"
제주도교육청 내 인사 관련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구성돼 있어 소속 위원들이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김영심 의원의 지적에 대해 양 교육감은 공정성 확보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교육감은 "각종 위원회에서 원칙대로 못한 부분이 있었고, 내부 인사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각종 위원회 구성에 있어 법적 저촉이 없는 한 외부인사의 참여를 적극 확대해 공정성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미혼모 학업 지속 방안 세밀히 검토"
미혼모 대상 교육시스템 마련 주문에 대해서는, 우선 "(미혼모가) 이렇게 많은지 깜짝 놀랐다"며 실태 파악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양 교육감은 "사실 미혼모는 징계 대상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위기 학생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미혼모에 대해 퇴학 권고나 학습권을 침해하는 규정이 있다면 개선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혼모자 시설 등을 대안기관으로 지정해 학업을 지속하도록 하는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하지만 이에 대해 깊이 연구한 바가 없어서 앞으로 TF팀을 구성해 미혼모의 학업 지속 방안과 위탁 교육에 대해 세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학교 내 차량 통행 위험성 인식...안전 확보에 철저"
학교 내 차량 통행으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등굣길에 학생들이 많이 왕래하는 정문을 자동차가 불쑥 나타나 왔다갔다 하는 것은 꼴불견"이라며 안전상 문제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주차장이 있는 학교는 가급적이면 차량 출입 통로와 학생 통로를 구분하는 동선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렇지 못한 학교에 대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단속하고, 각 학교에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