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충격...예산안 본회의 처리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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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충격...예산안 본회의 처리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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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증액예산 '부동의' 입장 확고...도의회 "수용 못해"
도의회 내년 예산 '부결' 가능성 커..."삭발은 도의회 모독?"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14일 오후 2시 제27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의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13일 오후 현재 상황만을 놓고 볼 때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당국이 지난 11일 이뤄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결과 중 무상급식과 행사성 경비 증액 부분에 대해 집행하지 않겠다는 '일부 부동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데 따른 것이다.

차우진 제주특별자치도 경영기획실장은 도의회 본회의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삭발'을 했다.

차 실장은 13일 헤드라인제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삭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해내고 설득해내지 못했다는 자책성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분히  예산안 처리결과에 대한 항의 표시 성격이 강해 보인다.

'삭발' 소식은 도의회에서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대림 도의회 의장과 부의장단,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은 13일 연석회의를 갖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제주도당국의 부동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상급식비를 증액시킨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도의회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간보조금 증액 부분에 대해서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도의회 연석회의 "부동의 입장 수긍못해...삭발은 도의회 모독?"

연석회의에서는 이번 도당국의 부동의 입장 표명에 대해 "도의회를 또다시 경시하는 일이 벌어져 황당하다"며 "앞으로 도정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고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면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연석회의와는 별도로 해, 일부 의원들은 차 실장의 '삭발'을 '도의회에 대한 모독'으로 보며 14일 본회의장에서 '퇴장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처럼 본회의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제주도당국과 도의회가 극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예산안의 원만한 처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삭발은 도의회에 대한 무언의 압력"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 문대림)는 13일 오후 문대림 의장과 의장단,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예결위원장이 참여한 연석회의를 갖고 2011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안 부동의 및 경영기획실장 삭발과 관련하여 도의회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이날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오영훈 운영위원장은 연석회의 참석자들의 입장을 모아 보도자료를 냈다.도의회는 "다른 예산도 아니고 무상급식비와 민간보조금 증액 부분에 대해서 차우진 경영기획실장이 부동의 한 것은 도저히 이해간 안 간다"고 밝히고, "특히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삭발을 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부당성을 강조한 것은 민의를 대변하는 도의회에 대한 시위이자 무언의 압력"이라고 해석했다.도의회는 "전년대비 민간자본보조가 3.2% 증가에 0.7%로, 민간경상보조가 1.3% 증가에서 1.2%, 민간행사보조가 11.6%에서 10.7% 증가 등 지난해보다 증가율이 작았다"며 제주도당국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음을 강조했다.또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 중 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던 산업단지계획수립, 김만덕 기념관 설계, 중국인 관광객 전문음식점 육성, 곶자왈 공유화재단 출연금 등 4개 사업에 대해서는 도의 의견을 받아들여 충분히 반영시켜 줬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의한 것은 앞으로 도의회와의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강력히 대응해 나갈 뜻임을 밝혔다.도의회는 "차우진 경영기획실장이 삭발 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비부담 지방비 매칭사업 지방비를 깎았기 때문에 그 국비사업을 집행하지 못한다라고 밝혔지만, 도는 이미 12억 4천여만 원의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매칭분 지방비를 편성하지 않았다"면서 "국비 미확보에 대한 책임을 도의회에 떠 넘기려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의정과 도정이 관계를 생산적인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려고 했는데, 또 다시 도의회를 경시하는 일이 벌어져 황당하다"면서 "앞으로 도정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면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헤드라인제주>

본회의에서 안동우 예결위원장이 예산안 심사결과를 보고하면 증액된 예산에 대한 집행부측의 의견을 구하는 절차가 이뤄지는데, 이 때 우근민 제주지사가 "일부 증액된 예산에 대해서는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 의원 표결은 부결수순을 밝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연말 도의회 본회의에서도 당시 김태환 제주지사가 일부 부동의 의사를 밝히면서 예산안이 부결돼 재심사 된 바 있다.

#'기계적 축소편성'한 도당국이나, '이중적 잣대' 도의회나...

그런데 이번 예산안 심사를 둘러싼 파장의 이면에는 최초 제주도당국의 '기계적 축소편성'이란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도의회도 일부 예산을 증액시키는 과정에서 '원칙과 기준'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행정자치위원회의 경우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듯, '이중적 잣대'의 행태가 그대로 표출됐다.

제주도 본청과 행정시도 초긴축 재정정책에 동참해야 한다며 제주도가 편성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를 20억원씩 일괄씩 삭감해놓고, 이 삭감된 예산을 갖고 '제2의 풀예산' 성격으로 재편성해버렸기 때문이다.

환경도시위원회의 경우 당초 배정된 세출분야의 사업비들을 대거 삭감한 후, 삭감분의 예산을 갖고 지역개발 사업 등에 신규 계상하면서 '지역구 챙기기' 의혹을 샀다.

문화관광위원회는 삭감된 세출 예산 41억원을 갖고 언론사의 각종 스포츠 행사 및 민간단체 체육행사 등에 대거 증액 편성하는 배짱을 부렸다.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이 출범한 후 처음 이뤄지는 새해 예산안이 14일 원만하게 처리될지, 아니면 파국으로 치달을 지, 지방정가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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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어린이 2010-12-17 12:57:46 | 112.***.***.96
차우진 소림사 간다는 소문이 있던데...쿵푸는 원없이 배우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