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가스' 두 단계 거치니, "가격이 배로 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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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가스' 두 단계 거치니, "가격이 배로 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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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실련, 8일 'LPG가격구조 정책과제' 포럼 개최
한영조 처장 "유통과정 투명성 확보해야"

서민들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대중적인 에너지 액화석유가스 LPG.

그런데 다른 연료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각광받아오던 LPG가 야금야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올해들어 1900원대로 치솟았다.

지난 7월을 기해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1700원대의 가격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이 같은 문제가 중간 유통 과정에서의 '마진율' 때문이라는 문제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중동 산유국으로 시작돼 수입사 및 정유사를 거쳐 제주지역 충전소, 판매자,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유통단계에 의해 약 1000원대의 금액이 손실된다고 조사된 것.

제주경실련은 8일 한국리더십센터 제주교육원에서 'LPG 유통단계별 가격구조 분석과 정책과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8일 한국리더십센터 제주교육원 4층 세미나실에서 'LPG 유통단계별 가격구조 분석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2010 소비자권리찾기 정책포럼'을 개최, 이같은 현상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고경표 제주대무역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가운데, 고창완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김대원 일공공일안경 일도점 대표, 김미혜 제주한라대학 강사, 김상훈 전 KT 서귀포지점 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그외에도 김정수 제주도감사위원회 시민감사관, 김평선 국민참여당 제주도당 정책국장, 배후주 제주도법률교육연구원 원장, 송규진 제주도 소비자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자리해 토론에 나섰다.

# 서민 에너지 LPG판매, '자율적' 경쟁체재

발제에 나선 한영조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LPG의 기본적인 개념과 LPG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LPG는 땅속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할때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가스를 정제 및 분리공정 과정을 거쳐 액체 상태로 만들어 사용하는 연료.

원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PG는 대중적 연료로 자리잡게 되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서민, 장애인, 택시업계, 음식점 등에 이용되는 필수재로 거듭났다.

점점 대중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LPG는 서민들의 생활 깊숙히 자리잡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가격변동 여부에 따라 소비자 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날의 검'으로 둔갑해버렸다.

정부는 한때 LPG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금액에 한도를 두는 '최고가격 고시제'를 채택하기도 했지만, 2001년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 제도는 폐지되고 그후로는 전면적인 가격 자유화 정책을 채택하기에 이른다.

현재 LPG시장은  LPG의 수입사나 정유사인 민간업체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LPG 유통단계별 가격구조 분석과 정책과제' 정책포럼에 참가한 토론자들. <헤드라인제주>

# 자율경쟁의 '부작용'...가격 담합에 이르러

정부의 정책이나 정치적 영향 등 외부적인 요인이 개입되면서 시장이 좌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됐던 '자율시장 가격제도'는 오히려 또 다른 부작용을 안겼다.

자율적으로 경쟁하게된 LPG시장은 기어코 민간업체들간의 가격담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간 LPG업체들 간의 가격 담합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드러났고, 이에 대한 과징금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총 6689억원이 부과됐다.

이처럼 LPG가격 자율화가 대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경향은 이미 전국적으로 앓고 있는 홍역이다.

게다가 섬 지역인 제주의 경우는 사태가 더 심각하다. 다른 지역에서 가스를 공수해 오는 것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제주는 마음먹고 담합해버리면 그 피해가 더욱 커져왔다.

# 유통과정 두 단계 거치면 가격이 2배?

한영조 사무처장. <헤드라인제주>

굳이 담합의 형태를 띄지 않아도 LPG가격은 널을 뛰고 있었다.

특히 LPG를 처음 들여올때의 국제가격과 국내에서 다시 판매하는 공장도가격의 선정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국제유가의 변동폭에 상관없이 내수시장에서 임의로 LPG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시 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에서 발췌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와 올해 9월까지 LPG의 국제가격과 공장도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평균 651원이었던 국제가격에 비해 공장도가격은 964원을 기록, 30%이상 껑충 뛰었다.

또 같은 기간중에 LPG 충전로 공급된 가격은 1197원으로, 공장도가격 964원에서 약 20%의 마진율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600원대였던 LPG의 가격이 단 두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배로 뛴 것이다.

# 한영조 처장 "LPG 유통과정 투명해야"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처장은 "유통과정의 가격에 대한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국제가격에 대한 재정점검이 필요하다"며 "각 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이 너무 큰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게된다"고 주장했다.

한 처장은 "특히 공장도가격은 국제가격과 환율변동에 따라 움직이는 것보다 수입사 및 정유사들의 가격조정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국제가격과 공장도가격 월별 추이를 비교해보면 매우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장도 가격에 대한 원가공개와 충전소, 판매소 등 유통단계의 가격증명제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충전소와 판매소간의 가격 경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처장은 "LPG의 판매를 맡고 있는 판매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전소가 직접 거래처 물량확보에 나사면서 유통단계 구조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제주도내 대단위 아파트에 공급되는 충전소직판량은 판매소 공급량의 30%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충전소의 가격경쟁은 판매소를 고사시킬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처장은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도내 도시가스 시설에만 행정력을 모을 것이 아니라 판매소 물류센터 집단화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지원을 비롯해 저소득층 연료비 보전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한 처장의 발제 이후 자리한 각계각층의 토론자들은 LPG시장에 대한 열띤 토론을 나눴다. <헤드라인제주>

제주경실련은 8일 한국리더십센터 제주교육원에서 'LPG 유통단계별 가격구조 분석과 정책과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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