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만에 또 터진 질식사고...상하수도본부 '윗선'들은 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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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만에 또 터진 질식사고...상하수도본부 '윗선'들은 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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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명사고 불구, '안전시스템' 주먹구구
상하수도본부, 뒤늦게서야 "밀폐공간 공사 개선"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하수중계펌프장에서 맨홀 내 작업 중 질식사고가 발생해 5명의 부상자 중 7급 공무원 1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를 통해 상하수도본부의 안전대응시스템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은 22일 오후 3시14분쯤.

당시 남원펌프장에서는수중펌프 및 내부배관 확장을 위해 압송관 해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태흥1리 마을하수를 모아서 남원하수처리장으로 이송하는 중계펌프장 시설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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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발생한 남원하수처리장 중계펌프장 유독가스 중독 사고.<사진=제주동부소방서>
사고는 업체 직원인 김모씨(34)가 맨홀 내에 들어가 배관 교체작업을 하던 중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지면서 시작됐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감독공무원인 부경욱 주무관(46)과 허모 주무관(27)이 김씨를 구하러 다급히 맨홀 아래로 내려갔다가 이들 역시 유독가스에 질식됐다.

이에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업체 직원 이모씨(62) 등 3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된 이들을 구하러 내려가 김씨와 허 주무관을 차례로 구조했으나, 이들 역시 가스에 중독되면서 부 주무관까지는 구조하지 못했다.

부 주무관은 사고 발생 약 5분 후인 오후 3시20분께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부상자 5명은 서귀포시내 병원과 제주시내 병원으로 분산 이송했다. 이들 가운데 부씨는 당초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됐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다시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사고는 2016년 7월 서귀포시 표선면 하수처리펌프장에서 맨홀 지하에서 작업을 하던 업체 직원 2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안전시스템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표선면 사고때와 마찬가지로 호흡기와 송기마스크 등의 안전장비 착용이 안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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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석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이 23일 사그 중독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창석 상하수도본부장은 23일 오전 이번 사고관련 브리핑에서 사고원인을 묻는 질문에, "추측하기로 수돗물도 틀다 보면 중간에 공기가 차서 안나오는 경우가 있듯이, 중계펌프장 라인이 긴데 중간중간 빈 공간에 공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포함돼 있고 그것이 밸브를 열자 유출되면서 이번 사고가 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작업자의 마스크 미착용 했던 것과 관련해, "(맨홀에서) 10m 인근에 (마스크 등 장비를 준비한) 화물차가 있었다. 통상적.관습적으로 공사를 여러번 하다보니 문제 없을거 같아 (마스크 착용 등이) 미비했던거 같다"고 말했다.

구조를 하러 갔다가 2차적 사고가 난 것에 대해서는, "위급상황에서 감독공무원이 급하게 뛰어들어가다 보니 착용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현장이라는 것이 매뉴얼대로 해지면 좋지만, 감독공무원으로서 책임감이랄까 급하니까..."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번에 큰 부상을 당한 부 주무관은 맨홀 내에 쓰러진 직원을 단 1초라도 빨리 구해야 한다는 매우 다급한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사 과정에서 공기측정기, 마스크, 송풍기 등 기본적 장비도 없이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상하수도본부 고위직 조차 전 매뉴얼에 대해 다소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창석 본부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2016년 표선 펌프장 사고 후 매뉴얼이 없었나 라는 질문에 "(이번 사고는 표선면 펌프장과) 비슷한 사고였다. 통상적.관례적으로 밸브실에서는 악취가 없다 싶어서 그냥 들어갔고, 밸브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매뉴얼이 있다 하더라도 밸브실에서 악취가 없다 싶으면 그냥 들어가는 것이 통상적.관례적이었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 밸브실도 안전장비 갖춰야 하는 곳 아니냐는 질문에는, "측정기와 마스크를 갖추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상하수도본부의 관련 브리핑에서는 2016년 인명사고 이후에도 안전매뉴얼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던 점, 또한 안전대응시스템이 매우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문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갖게 했다.

상하수도본부는 두번째 사고가 터진 후에야 "맨홀 등 밀폐 공간에서 공사 시공 등의 제도적 개선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사고대책본부를 가동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설계도서에 따른 공사 및 안전관리 준수 여부 등 사고 규명에 따라 행.재정적으로 강력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하수도본부의 이 발표는 '늦깎이 개선책 마련'에다, 사고원인 규명도 '셀프조사'를 하겠다는 것이어서 의아스러움을 갖게 한다.

자칫 공사업체와 '감독공무원'이라는 명목으로 사고현장에 있었던 하위직 공무원에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수사와 별개로 감사위원회가 직접 나서 상하수도본부에서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윗선'들을 포함한 전반에 걸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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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2018-02-26 06:33:59 | 39.***.***.161
주인의식 째끔도 찿아볼수없는 상하수도기관 넘처나는 인력에 명퇴 정년퇴후도 재입사 밥먹듯한다 합디다 역대 부서장 사건사고나도 책임은 안묻고 오히려 승진이나 시키고 이거영 아닙니다 검침이나 제대로하고있나 영업가게덜 빚싼요금으로 제대로 부과는 하고있는가요 집나섬 도로인도 상하수 공사흔적에 인도옆 뚜껑없는 계량기통에 쓸레기넘처나고 미관을 해치는기관 강도높은 감사원 검찰에서 깊쑥히 파고들어 투명케 케셔야할것 갓씁니다

우우 2018-02-23 19:16:14 | 218.***.***.178
상하수도 본부장 보직해임하고 검경은 수사에 착수하여 불법시 처벌하라. 여기는 개혁과 혁신은 물건너간 조직이다. 수도료 인터넷상에서 카드로 자동이체 할라나 못낸다. 그냥 고지서 보내드릴테니 고지서 받고 매달 내란다..공공아이핀인가 뭔가로 밖에 안된다고.. 이런 상하수도 본부가 무슨 일을 하겠나.. 윗선 한 번 확 갈아서 혁신의 모습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