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2 부지 위치 옮기고 방향 바꿔 소음 '탈락'"
"결론에 끼워맞춘 '사기 용역'이라는 의심"
2015년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유력한 후보지였던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가 탈락했던 이유와 관련해, 후보지 평가과정에서 공항입지로 유력시됐던 신도1.2 후보지를 탈락시키기 위해 부지의 위치를 옮기고 방향을 바꾸는 데이터 조작이 행해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즉, 신도 후보지를 고의적으로 탈락시키기 위해 소음 평가에서 가장 좋지 않은 점수가 나올 수 있는 곳으로 위치와 각도를 변경시켰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은 흔들리게 돼, 큰 논란과 혼선이 우려된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1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2공항 후보지 평가 과정에서 신도1.2후보지를 탈락시키기 위해 행해진 조작의혹의 정황을 공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신도1은 1단계 후보지 평가에서 '소음' 문제로 탈락했다. 10점 만점에 6점 이상이면 탈락을 하게 되는데, 신도1은 9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단계 평가 당시 신도1의 부지를 마을(신도.무릉.영락.일과리 등) 가까이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도2는 최종 3단계 후보로까지 올라갔으나, 3단계에서 소음과 환경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된 결정적 이유는 2.3단계 평가단계에서 신도2 부지를 남서쪽으로 위치를 옮기고 방향(각도)를 바꿨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즉, 신도2 후보지 지점이 바다 방향인 남서쪽으로 옮겨졌고, 각도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중앙선이 모두 도로 우측, 당산봉은 중앙선 좌측에 위치해 있었으나 2단계에서는 중앙선이 도로에 걸쳐 있고, 당산봉이 중앙선 우측에 위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박 교수는 "신도1 후보지는 옮겨졌다. 위치와 방향 모두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장소와 위치가 이동한 후 실시된 2.3단계 평가에서는 '소음' 부분이 후보지에서 꼴찌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만약 부지가 이동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현재의 3분의 1 이하로 소음도 낮게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왜 옮겼는가?"에 포커스를 맞췄다.
박 교수는 "이동한 이유는 소음만이 아니다. 원래 위치이면 녹남봉이 부지 밖에 있고, 공항부지로 수용되는 주거지도 없기 때문에 훨씬 양호했다"면서 "부지 위치와 방향을 바꾼 것은 최적화 차원이 아니라 최악화로, 이 위치.방향 이동으로 인해 소음, 환경성, 공역, 사회적 영향(주거지 수용) 등은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박 교수는 "1단계에서는 신도1 부지를 마을 가까이 배치해 소음으로 탈락시키고, 2.3단계에서는 신도2 부지를 위치.방향을 바꿨다"면서 "위치.방향 이동으로 녹남봉이 공항부지로 편입되고, 신도.무릉.영락.일과리 등이 소음등고선 안으로 편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소음과 환경성이 악화되어 성산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면서 "바다 쪽에 인접한 더 나은 대안이 2012년에 이미 검토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타 용역 후보지에서는 아무 근거나 설명없이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는 단순한 부실이 아니라 2012년 용역당시 최적 대안이었던 신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의도적 조작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2단계에서 신도2 위치와 방향을 옮겨 소음, 환경성을 악화시켰고, 신도1.2를 나누어 가능한 대안을 두루 검토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이미 검토했던 더 나은 대안이 있었음에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또 "2단계 정석 후보지 탈락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정황이 많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산읍반대위의 강석호 부위원장과 강원보 집행위원장, 김영주 공동위원장, 문상빈 범도민행동 공동대표 등은 와 범도민행동은 "신도 후보지 평가 조작이 확인됨으로써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의 신뢰성은 결정적으로 파탄이 났다"면서 "사전 타당성 용역은 처음부터 성산으로 입지를 정해 놓고 결론에 끼워맞춘 '사기 용역'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토부와 제주도는 더 이상 사회.경제적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성산 제2공항 입지 선정을 즉각 철회하고, 공항 확충의 필요성과 규모, 방안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한편 이 문제는 지난 15일 열린 검토위원회의 제5차 회의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는데, 이번 신도1.2 데이터 조작 의혹은 연말 지방정가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