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불법적으로 수출된 생활쓰레기는 제주도에서 반출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MBC 'PD수첩'은 12일 방송을 통해 지난해 국제협약까지 위반해가며 필리핀에 쓰레기 6300톤을 수출해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고, 이중 1200톤이 반송됐던 쓰레기 불법수출의 전모를 공개했다.

확인 결과, 이들 쓰레기는 제주도에서 생산된 압축쓰레기로, 제주항을 통해 필리핀 세부로 보내졌다가 문제가 되어 반송조치 당한 것을 다시 필리핀 민다나오섬으로 보냈고, 이중 1200톤이 반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봉개동 회천매립장 조기 포화 및 북부소각장 용량보다 많은 생활쓰레기가 발생함에 따라 일부를 압축쓰레기로 만들어 보관하면서 민간업체 2곳과 위탁계약을 체결, 외부로 반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적지않은 양이 불법 수출됐다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3일 이 문제에 대해 긴급 성명을 내고, "정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제주도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문제는 단순히 필리핀에 불법적으로 생활쓰레기가 수출됐다는 것에 있지 않다"며 "이런 사실을 행정에서도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고 방치하고 심지어 침묵해 왔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폭로가 있기 전까지는 제주시의 압축쓰레기가 발전소나 시멘트소성로에 보조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반출한다고 알려왔다"며 "하지만 이번 폭로내용을 보면 사실상 중간처리업체가 알아서 하게끔 맡기는 시스템이었고, 심지어 업체가 동남아시아로 수출할 것이라는 사실을 계획서에 버젓이 적시했음에도 이를 말리거나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가 도내를 넘어 국내외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중간처리업체의 비양심적인 행태로 말미암아 발생한 사태이지만, 최종 관리와 감독의 역할이 제주도에 있고 처리에 대한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결국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제주도에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즉시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도민과 국민, 필리핀 정부에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업체에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부실한 행정행위에 대해서도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도는 생활환경과 환경기초시설의 수용력을 조사하고 검토하여 환경수용력을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대규모 관광개발사업과 제2공항 기본계획 등은 즉각 중단돼야 하고, 필요한 환경기초시설의 수요와 현대화를 즉시 추진하고, 읍면에 미실시중인 음식물쓰레기종량제를 전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압축쓰레기에 대한 사업전반을 점검해 압축쓰레기를 제주도에서만 처리할 수 있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에 필요한 예산은 추경을 통해 즉각 확보하고 부족하다면 도로개발 예산 등을 조정해서라도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압축쓰레기 필리핀 불법 수출과 관련해 제주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