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정식 개관, 마을교육.돌봄공동체 거점 역할 기대
제주특별자치도는 7일 오전 제주북초에서는 제주시 원도심 재생사업의 첫 결실인 김영수도서관 리모델링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은 '우리 마을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역주민들의 염원에서 시작됐다. 갈수록 사람이 줄어드는 제주시 원도심에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마땅히 갈 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마을도서관의 첫 태동은 지난 2월이었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게 된 제주도시재생센터를 주축으로 마을도서관 조성 필요성에 공감한 북초등학교 교직원, 지역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과 학부모들도 적극 참여해 여러 가지 의견을 냈다.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까지 예산 9억원을 들이며 힘을 보탰다.
이날 준공식에는 북초등학교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지역에서 오랜 세월을 이 지역에서 살아온 어르신들도 새롭게 변한 학교도서관을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했다.
준공식은 마을 잔치 분위기로 진행됐다. 학교 풍물패의 신명나는 공연이 도서관 입장을 앞둔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박희순 제주북초 교장은 축사에서 김영수 선생의 좌우명인 '모교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고향을 사랑할 줄 모르고, 고향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는 언급하며, "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길 바란다"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첫발을 들인 어린이들은 새롭게 탄생한 내부 모습을 보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1층 공부방에 전시된 그림들을 보며 "내 그림이다!"라고 환호하기도 했다.
도서관 1층에 마련된 카페 매대에 진열된 먹음직스러운 빵을 보며 "맛있겠다! 최고다!"라고 소리치는 어린이도 있었다.
새롭게 완공된 김영수도서관은 종전보다 넓어졌다. 학교도서관과 사용하지 않던 창고, 관사를 활용해 지상 2층 연면적 365.03㎡ 규모로 확장한 것이다.
도서관의 콘셉트는 '역사와 미래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정해졌다. 제주공교육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제주북초등학교의 상징성과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제주목관아의 역사성, 아이들과 함께 커나갈 새로운 지역 공동체의 거점이라는 취지에서였다.
도서관은 '역사'와 '미래'라는 두 가지 콘셉트 키워드에 걸맞게 기본 구조를 한옥으로 하고 내부 인테리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디자인했다.
지상 1층은 고즈넉한 한옥집을 연상하게 하는 열람실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 될 카페, 공부방, 아이돌봄방이 들어섰다. 2층에는 책들이 있는 서가와 옥상테라스가 마련됐다. 특히 제주목관아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커다란 창이 설치된 열람실이 압권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서측 계단은 편안히 계단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동측 계단 벽면에는 제주공립소학교를 시작으로 해 100년이 훌쩍 넘는 학교의 역사가 수놓아져 있다.
김진아 제주도도시재생센터 연구원은 "사서분들이 단순히 책을 대출해주는 역할을 넘어서 북 큐레이터로 활동할 수 있게끔 교육과정을 계획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이번 사업에서 처음에 주목했던 건 제주시 원도심이 갖는 역사성과 원도심에서 크는 아이들, 그리고 원도심에서 앞으로 생활할 아이들이었다"며, "앞으로 도서관이 역사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로서 이번 도서관 사업에 참여했다는 김수희씨는 "도서관이 잘 꾸며진 거 같다. 책 보는 계단이 특히 잘 만들어졌다. 아이들이 편안하게 계단에 앉아서 책을 보면 좋은 거 같다. 공부방에 전시된 학생 작품들도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양자씨는 "오늘 도서관에 처음 왔는데 너무 멋있다. 리모델링 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정도까지 잘 돼있을 줄을 몰랐다. 건물 밖에서는 크게 티가 안 났는데 안에 들어오니 정말 멋지다. 현대적이면서 고전적인 느낌이 든다. 3학년, 6학년 딸이 있는데, 자주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북초 66회 졸업생이라고 밝힌 고모씨는 "지역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라서 앞으로 많이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문화적으로 많은 혜택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도서관이 생겨서 만족스럽다"며 "학교가 학급 수도 굉장히 줄어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도서관이 생겨서 더 많은 학생들이 들어와 공부하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