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 프로젝트, '희망'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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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 프로젝트, '희망'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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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개봉박두' 청년희망 프로젝트, 기대와 우려
초반 요란한 계획 속, 갈수록 '협소'...누구를 위한 프로젝트?

민선 5기 우근민 제주도정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청년희망 프로젝트'.

6.2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이 공약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으나, 새로운 관점에서의 시도라는데 있어 좋은 평을 받았다.

민선 5기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내놓은 최종 보고서를 보면, 청년희망 프로젝트는 우선 중소기업청 등에서 시행하는 청년인턴제 사업과는 개념에서 약간 다르다.

중소기업육성과 연계한 현장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젝트는 올해 10월 시범 시행 후, 내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연간 500명의 취업을 알선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청년희망 프로젝트란?

인수위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대상 연수자의 자격은 취업상태에 있지 아니한 만 15세 이상 40세 미만인 자로, 매우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종전 대학 졸업자만이 해당됐던 고학력 인턴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두번째, 고용이 알선되는 기업체 요건은 상시근로자 1인 이상을 고용하는 4대 보험 가입사업장으로 명시하고 있다. 다시말해 1명 이상 4대 보험이 가입된 사업장이면 모두 해당된다는 의미다.

물론 여기서는 신청일 기준 6개월 이내에 권고사직이나 정리해고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는 사업장, 그리고 임금체불이 없는 사업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세번째 지원내용에 있어서는 청년 연수자를 기업이 채용할 경우 매달 50-60만원씩 2년간 지원하고, 2년 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취업성공수당 명목으로 3년 이상 근무자에 한해 100만원을 지원한다.

노동부나 지자체에서 행하는 현행 인턴제 사업은 통상 6개월 미만에 국한되지만, 이 청년희망 프로젝트는 지원기간이 2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인수위는 이 프로젝트 실행을 위해서는 연간 60억원 내외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프로젝트는 종전 고용정책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광업과 제조업' 취업 희망수요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정작 민선 5기가 출범한 후, 이의 논의는 '재정적 문제'로 인해 갈수록 내용의 협소함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 거창하게 내놓았던 프로젝트가 '뱀꼬리'로 전락할 우려를 갖게 한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연간 500명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에는 60억원 내외. 그리고 이의 절반정도로 잡더라도 3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연간 250명이든, 500명이든, 혹독한 고용한파 속에서 제주 청년들에게 이 프로젝트가 희망으로 다가서게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우려되는 점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접해보면, 연수대상 나이는 35살 미만(당초 40살 미만)으로, 채용 규모는 500명에서 250명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지원 기업체 대상을 특수 업종으로 한정시킨다는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광업과 제조업, 그리고 제조업지원서비스(제조업과 연계한 물류.유통 등)로 한정시킨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거창하게 보이던 계획이 대상업종 한정으로 갑자기 초라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이 프로젝트가 '청년을 위한' 프로젝트라기 보다는 '기업을 위한' 프로젝트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사실 제주에서 광업과 제조업은 산업구조적 특성상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낮다. 더욱이 청년들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일을 희망하는 수요가 과연 얼마나 될지가 의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해마다 주최하는 취업박람회에서 고학력 청년실업자들의 취업알선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취업알선을 해온 기업이 탐탁치 못하다는 것이다.

취업난 속에서도, 제조업 등은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하는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주에서 '좋은 직장' 구하기가 어려워 육지부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광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 '청년희망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는 구상은 매우 어줍어 보인다.

이 계획대로 특수업종에 한정해 시행할 경우 청년들의 '취업 희망'을 주기 보다는, 경영난에 있는 업체를 지원해주는 성격이 짙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의 고용상황이 제조업 일자리가 없어서 청년실업자들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체엔 '달콤함', 청년은 '울며겨자먹기' 해라?

두번째로는, 매달 인건비 중 50만원씩 2년간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청년실업자에 있어 '마음에 든 일자리'가 아닐 경우 일시적 근로자를 양산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어차피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 매달 고정적 지원금을 받는다는 면에서 손해 볼 것이 없을 수 있다. 또 '2년간 지원'이라는 점을 악용해 2년간 지원금을 받다가 2년 후에는 정규직 채용을 회피해 버릴 수도  있다.

반면, 당장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취업대상자들의 입장에서는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한 직장에 알선된다 하더라도 과연 '정규직 채용'을 희망하며 2년 이상 열심히 일할 것인가 하는 점이 의문스럽다.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현 시점에서 논의되는 내용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희망을 주는 대상이 '청년'보다는 '기업'에 방점을 두고 있는 인상이다.

이에따라 취업대상 업종을 2차산업 분야로 한정시킨 문제에서부터 다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제주도 당국은 이 부분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다.

지원대상 기업을 확대했을 경우 그에따른 예산 뒷감당이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대상업종은 넓히되, 참여인원은 제한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좀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기대 속에 계획이 성안돼 이제 공약 실행준비 단계에 있는 청년희망 프로젝트.

이 명칭에 걸맞게, 진정 이 프로젝트가 청년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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