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TV토론, "유권자 알권리 충족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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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TV토론, "유권자 알권리 충족시켰나?"
  • 지병오 독자권익위원장 zivago@kbs.co.kr
  • 승인 2010.11.2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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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오의 미디어칼럼] 선거방송 토론의 한계와 제도적 개선과제

미디어 선거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방송 TV토론이 본래의 의미와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그랬다. 방송토론은 유권자들에 있어서는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수단이다. 후보검증에 있어 이것 만큼 유용한 수단도 없다.

그러나 TV토론이 변질됐다. 인신공격성 발언과 자신의‘외침’만 난무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별 토론이 이뤄졌으나 매체별 특화나 차별화가 없는 틀에 박힌 내용이 다시 반복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방송사마다 토론의 특색이 없다는 것이다. 마치 재방송 토론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일선 프로그램제작들의 창의성과 매체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진지한 노력이나 새로운 방송제작 형식이 모색 되어져야 할 필요성을 갖게 한다.

아마도 선거관리위원회의 방송토론의 지침이나 소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기계식 잣대'가 일선 방송토론프로그램 제작들을 강제하기 때문인지는 알 수는 없으나, 현재와 같은 선거방송토론은 이제 변해야 한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 광역도지사, 교육감,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와 시군구 의원 선거등으로 나뉘어진 각종 선거방송토론은 유권자에게 귀중한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관점에서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제주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상파방송 3사는 물론 제주케이블방송, 그리고 CBS 라디오방송까지 5개 매체에서 선거방송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방법적인 면을 놓고 볼 때 매체별로 후보자 1인 초청토론 방송을 하는 경우가 기본이었고, 선관위가 주관하는 후보자 전원이 참석하는 방송토론의 경우 특정매체에서 생방송하면 다른 채널에서 녹화 재방송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물론 후보자의 입장에서 보다 많은 횟수로 방송에 노출되면 선거홍보에 효과가 커진다는 장점은 있을지 모르지만, 매번 똑같은 내용을 접하게 되는 시청자에겐 고통이고 결국은 외면으로 이어진다.

귀중한 전파자원이 낭비되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특히 후보자들을 검증할 수 있는 깊이있는 토론이 실종되면서 선거혁명이라는 방송토론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었다.

이를테면, 제주특별자치도의 6.2 지방선거 토론방송의 경우를 분석해 보았을 때 몇가지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다.

첫째, 토론방송이 세분화되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채널별 매체별 차별화가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지상파채널 3사인 KBS, MBC, SBS, 그리고 계열지역방송, 또 지역을 세분화한 케이블방송과 방통위의 신설될 종합체널까지 포함해서 방송토론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매체전략과 선관위의 매뉴얼이 마련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방송토론의 개선안을 제안한다면 채널별로 후보자의 정책을 특화해서 방송을 하는 방법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KBS는 경제정책, MBC는 사회교육정책, SBS는 문화관광정책, KCTV는 지역현안을 집중적으로 선택하여 편성된 시간을 충분하게 활용하도록 하는 방법을 말한다.

세 번째로는 후보자별 정책을 상대후보가 검증하는 수박 겉핥기식 토론보다는 정책평가 전문가팀에서 분석한 자료를 제시하여 후보자가 답변하는 심화토론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진행방법에 있어서도 현재 30초, 1분, 5분단위의 시간제약을 사회자가 융통성을 갖고 공평하게 진행하면서 분명한 답변, 정확한 질문으로 후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는, 방송사별 자체 방송토론팀을 구성하여 운영하겠지만 선거방송의 성격상 공정한 방송이라

▲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독자권익위원장.
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매체별 ‘교통정리’를 위한 한시적인 지역방송토론위원회 설치가 검토되어야 한다.

이 지역방송토론위원회는 선관위원장 직할로 설치하여 운영하므로써 지역주민들의 신뢰와 공정한 선거문화를 선도하고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본래의 목적과 취지대로 합당한
인물이 선출되어 민의를 올바르게 대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선거문화와 정확한 정책이 비교되고 검증되는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지난 6.2지방선거의 방송토론을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유권자에 대한 알권리 충족, 정책선거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방송토론은 이제 냉정히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할 때다. <헤드라인제주>

*지병오 / 전 KBS 프로듀서  / 헤드라인제주 독자권익위원장

*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지병오 상임논설위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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