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옥의 사는 이야기]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연수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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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옥의 사는 이야기]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연수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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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였던 나는 더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요양원을 그만두고 간호조무사가 되는 문을 두드렸다. 간호조무사 실습과정을 마치고 난 뒤 나는 다시 새로운 직업을 선택했다.

내가 다니는 일터는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대표 고현수님) 부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소장 최희순님)로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중 활동보조인 파견사업팀을 담당하게 되었다.

활동보조인을 이용 할 수 있는 대상자는 1급 장애인으로, 관할 읍면동사무소에 서비스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활동보조인 자격은 30시간 교육과 10시간의 실습을 완수해야만 자격이 주어진다. 활동보조인으로서의 역할은 이용대상자가 학생인 경우는 학교생활 활동지원을 나가고, 직장인 경우에는 출퇴근을 도와준다.
넓은 의미로는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활동지원 및 이동지원을 하는 것으로 가사도우미가 필요한 경우에는 가사를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나는 2명의 직원과 함께 서비스 신청을 한 대상자인 1급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을 파견하고 그들의 손과 발이 되어 활동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향해씨~ 냄비는 챙견? 숟가락은?" 우리센터 막내인 향해씨가 준비를 한다고 정신이 없다. "내일은 9시30분까지 애월읍에 위치한 뉴코리아리조트로 출근하시는 거 아시죠? 낼 뵐게요~"

그렇다. 내일은 1박2일 직원연수가 있다. 빡빡한 일정표가 있긴 하겠지만 마음이 설레이고 대학 때 MT가는 것처럼 기대가 된다.

다음날 아침 인근에 모여 사는 직원끼리 카풀을 해 연수장으로 향하였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지만 그 동안 바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 다 살아지는 것 같았다.

오전 10시. 첫 강의로 고은호 국장님의 강의가 시작되고 중간에 짧은 휴식시간을 갖으며 어느덧 밤 8시30분 마지막 시간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라병원 소속 친절서비스강사 김병효입니다."

시작 전 부터 신나는 음악을 틀어 마지막 시간을 더 흥겹게 해 주셨다. '작은 키에 단정한 용모~' 정말 호감이 가는 스타일의 강사였다.

"이제부터 돈 안 드리고 성형수술을 해 드릴게요. 짝을 만들어보세요."

매일 보는 얼굴인데 가까이서 눈을 보며 미션을 수행 하려니 왜 이리 웃기고 어색하고 힘든지.. 참 '대략난감'했다.

여러 가지 미션을 하고 난 뒤 한 장의 그림을 보여 주었다.

"이 그림이 어떻게 보이나요?" 강사의 질문에 보이는 그대로 여기저기서 대답을 했다. 그림은 새가 나무에 앉아 먼 호수를 바라보는 있는 그림이었다.

강사는 대답을 들을 후 그림을 뒤집었다. 그랬더니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새는 밀짚모자를 쓴 어부가 타고 있는 배가 되고 나무는 바다에 노을이 지는 그림자가 되었다. 다들 짜기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이야~"하며  감탄을 했다.

그리고 강사가 덧붙여 설명을 했다."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서로가 보는 시점에서 생각이 틀릴 수 있습니다. 생각이 틀리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라고 마무리을 하며 강의를 끝냈다. 나에게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뒤풀이가 시작되었는데 '배꼽 빠지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늦은 밤 배정 된 방에서 취침을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10시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고현수 대표님의 강의가 끝나고 난 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단체사진을 찍고 마무리를 했다.

이번 직원연수는 나에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고, 직원들과 뒤풀이를 통해 직원 개인 개인에 대해 몰랐던 장점을 알게 해준 고마운 시간들었다.  <헤드라인제주>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박금옥 객원필진에게 있습니다.

 

<박금옥 객원필진/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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