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함, '야간관광'으로 돌파구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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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함, '야간관광'으로 돌파구 찾자
  • 지병오 독자권익위원장 zivago@kbs.co.kr
  • 승인 2010.11.2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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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상임논설위원

▲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상임논설위원
대한민국 관광1번지 제주가 2009년 관광객 600만명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같은 관광객 입도객 증가는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관광객 600만명 목표를 달성한데 대해 기뻐하고 자축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진정 제주가 관광1번지의 면모에 걸맞게 관광산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뭔가가 부족한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600만명이 아니라 1000만명 관광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자력'에 의한 메리트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당면 제주관광의 최대 과제이기도 하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혹은 세계적 경제한파의 영향으로 해외로 나가려던 잠재관광객을 제주를 끌어들이면서 '호재'를 맞는 것은 자칫 일회성 성과로 끝날 소지가 크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꾸준하게 만드는 관광인프라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얼마전 제주자치도를 대상으로 있었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은 제주관광을 오는 사람들은 '1박2일' 혹은 '2박3일'의 단기적 관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3박4일 혹은 4박5일 머물다 가고 싶어도 구경하고 체험하고 즐길만 한 것이 풍족하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그 중에서도 야간관광의 취약함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관광대국이라 일컫는 태국이나 싱가폴, 이웃 중국만 하더라도 낮 관광 뿐만 아니라 밤에는 대규모 공연이나 야경투어 등을 활성화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제주에 머물며 밤에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야시장이 성대하게 열리는 것도 아니고, 제주의 대표적 공연이 상설 운영되는 것도 아니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각종 서비스 인프라 메리트가 부족한 것이 큰 문제이다.

물론 최근들어 야간관광의 빈약함을 보완해주는 새로운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녹색관광 등이 그것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에 의존해 온 제주의 경우 그 방법적인 측면만 잘 활용한다면 21세기 세계적 화두가 된 녹색시대에서 선점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갖고 있다.

일찍이 눈을 뜬 에코투어리즘과 그린투어리즘으로 시작된 자연친화적 환경관광을 제주에 접목시킨다면 '600만명시대'를 넘어 제주섬을 세계적 관광지로 부각시킬 천만명시대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계기로 해 출시된 검은오름 트래킹이나 제주올레 관광상품은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문화유산에 새로 등재된 제주의 칠머리당영등굿이야말로 제주의 숨겨진 가치들이 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방치 되다시피한 새로운 시장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투자가 극히 미흡했던 분야가 바로 야간관광이다.

아름다운 해안절경과 바다를 가진 관광지에서 야간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업계나 정책당국의 시장개척 의지의 부재라 생각된다.

야간통행금지가 폐지된지 30여년이 지나고 있다. 야간은 더 이상 '어둠의 영역'이 아니다.

밤은 잠자고 휴식한다는 통념은 바뀐지 오래다. 하루 24시간이 낮과 밤으로 나뉜 생활패턴 시대가 아니다. 특히 관광지는 더더욱 그렇다. 대한민국 관광1번지 제주의 24시간은 어떤가. 제주국제공항은 24시간 열려 있는가. 제주에 진정한 찾아가볼 야경은 있는가.

경제학자들의 소비심리분석에서도 주간에 비해서 야간이 소비활동이 더 크다는 결과를 도출한 연구가 있다. 세상은 이미 24시간 열려있다. 지구촌은 24시간 살아 움직인다.

심야극장 24시간편의점 쇼핑몰찜질방 24시간병원 사무실 공장, 새로운 심야산업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관광지의 특성상 휴식과 관광이 전부인 관광객에게 밤은 더더욱 부담없고 편안히 잠만 자긴엔 아까운 시간이다.

제주의 야간관광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이된 칠머리당굿 이나 만팔천 여신들의 설화, 탐라국천년 이어도의 전설 항몽의 역사 등등 수많은 독특한 역사적 문학적 신화적 소재를 갖고 있다.

뉴욕의 뮤지컬 밀라노오페라, 일본의 가부끼가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듯 제주를 상징하는 정체성 있는 독특한 공연물이 만들어져야 한다.

서귀포시의 중문단지 야간경관 조명사업이나 제주시의 산천단별빛누리공원은 근래에 세워진 야간관광인프라사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적이고 접근성이 좋은 차별화된 야간관광인프라가 아쉽다. 제주경제의 한계성에서 사업에는 예산이 따르기에 선택과 집중에 우선순위가 필요할 것이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펼치는 각종 축제나 비슷비슷한 조명경관 보다는 전문가집단의 도시공학적 차원의 설계와 독창적 디자인으로 제주만의 독특한 자원과 환경을 적극 활용한 차별화된 야간관광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미 투자된 기본 인프라를 활용 새로운 기능을 몇가지를 접목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자.

제주시 용두암-도두봉간의 해안도로와 용연이 있는 한두기 일대를 연결하면 탑동으로 이어지는 제주도의 최고야간 관광지가 만들어질 것이다. 기존의 카페촌 이미지와 해안산책로 거기에 드라이브코스가 추가되면서 24시간 살아있는 관광시설이 집중될 수 있다.

특히 제주를 상징하는 상설공연장이나 길거리에서 가능한 이벤트성 락그룹 축제나 비보이 공연같은 활력있는 볼거리를 만들고 제주항을 활용하는 동문시장과 산지천일대에 해산물중심의 싱싱한 야시장을 개설한다면 사라봉에서 제주항 탑동광장과 용연 용두암 도두항 이호해수욕장까지의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제주의 신화나 설화를 접목시킨 제주적 정체성있는 대표적인 공연물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관광의 요체라 했다. 제주야간관광 인프라는 시설중심이 아닌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면 적은 투자로도 1000만명 관광시대의 개막은 가능하다. 그리고 충분하다.

'2%의 부족함'을 늘 안고있는 제주관광. 발상의 전환으로 야간관광 활성화에 고민을 집중해보자.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상임논설위원 겸 편집자문위원장>

*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지병오 상임논설위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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