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잡기식 정책비전으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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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잡기식 정책비전으론 안된다"
  • 지병오 독자권익위원장 zivago@kbs.co.kr
  • 승인 2010.11.2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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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오의 미디어칼럼] 특별자치도 핵심전략의 과제

▲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독자권익위원장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2년을 넘어서,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 행정구조개편으로 초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된 김태환 지사는 새로운 제주시대를 열어갈 초석을 다지고 100만 내외 도민의 힘을 모아야 할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출범 2년이 지나고 생뚱맞게도 임기절반이 아직 남았는데, 2010년의 선거바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고 한다. 참으로 딱하다. 특별자치도나 국제자유도시나 평화의 섬이 하루아침에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이루어지는것은 아니지만 지구촌의 흐름이나 국내 상황을 지켜보면서 제주도의 미래비전인 특별자치도의 '4+1 핵심전략'을 점검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전국 유일의 제주특별자치도인데,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았다는 이명박 정부는 정책기조에 여러 변화를 감지케 하고 있다.

1.2단계의 제도개선으로 자치권이 이양되고 있지만 도민에게 와 닿는 '특별함'은 아직 체감되지 않고 있다. 도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수록 위축되는 대한민국 관광1번지라는 영예를 다시 찾는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은 현실성있는 프로젝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서울 수도권의 유명한 대형 병원들이 짝지어 의료관광마케팅을 이미 시작했다는데 인천공항에서 김포로, 김포에서 제주로 오가는 하늘길은 외국인들에게 불편할 것이다.  꼭 제주에 와야 할 확실한 메리트는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지난해에만 150억 달러를 해외여행비용으로 지출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제주도는 값싼 관광지로 낙인찍혀 이미 강원도에 밀려버린 관광인프라를 어느 세월에 구축할 것인지, 답답한 현실을 무엇으로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태백산 탄광촌에 세운 정선의 내국인 카지노와 하이원스키장은 지난해 한해에만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는데 제주도 전체의 관광수익이 2조원이라면 관광제주라는 말이 무색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관광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지금의 제주로 금강산.개성.백두산으로 이어질 북한상품이나 거대한 중국인 관광객이 대만과 북한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 있다. 중화권에 제주관광이 대응할 길이 무엇인가.

연간 수만명이 외국으로 나가는 영어교육 시장을 유입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그나마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다. 영어교육도시가 만들어지면 학생수 9000명, 교사 및 지원인력과 상주인구를 포함해서 2-3만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몇백개의 고급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의료관광과 관련해서는,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꼭 찾아올 제주가 최고라는 건강뷰티의료병원을 세워야 한다. 의료관광 분야에 있어서는 한국인 특히 여성이 잘하는 골프나 양궁처럼 정교한 솜씨로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는 성형외과 치과 안과 한방침술 같은 의료분야가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싱가폴.인도.말레이시아같은 나라들이 선점한 의료관광프로그램과의 차별화가 중요하다.

대한민국최고의 건장검진병원 치과, 안과, 성형전문병원 같은 것을 만들어 관광과 휴양과 건강과 미용까지를 생각하는 제주다운 의료관광산업의 모색이 필요하다.

여기에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다시 세계지질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더 이상 거대한 '콘크리트 프로젝트'는 안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말고 자연을 활용하면서 친환경적 소재와 시설로 제주다운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얘기를 돌려 현 정부의 국토균형전략을 보면 제주는 강원도에 관광전략이 밀려나 있다. 대한민국 관광1번지가 강원도가 된 것이다. 강원도 평창이 동계올림픽유치에서 패배한 러시아의 소치에는 3500m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키코스를 만들고 있다.

현재도 2239m 스키장이 있지만 더높이 ‘세계최고봉’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구름 위를 달린다는 기분을 주겠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긴박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지금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안을 보자. 해군기지, 영리병원, 카지노, 영어교육도시, 한라산케이블카, 제2공항 등등 각 현안마다 뜨겁게 논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간이 없다. 제주도정의 책임있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찬성과 반대가 아니라 최선과 차선, 그리고 반대의견이 절충되면서 손실보다는 이익이 커지는 방향으로 이해와 설득과 양해와 타협의 길을 모색하는 진정성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제 뜬구름 잡는 희망보다 제주의 자원과 환경과 할 수 있는 전략으로 구체적인 비전을 실천해야 한다. <지병오 상임논설위원 / 헤드라인제주>
 

*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지병오 상임논설위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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