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옥의 요양원일기](5)보치아경기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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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옥의 요양원일기](5)보치아경기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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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위미 아싸~ 에덴
성요셉!! 와~~~

평안!평안! 파이팅~
정혜재활원 화이팅~
...

오늘은 보치아경기대회가 있는 날이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응원단 응원소리에 귀가 멍하다.

▲흰색 공 1개 파란색 공 6개 빨간색 공 6개로 경기를 하게되는 보치아경기.  에덴실비요양원의 순서가 되자 할머니선수가 빨간공을 던지고 있다.
보치아 경기를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말이 많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보치아 공 형태는 모래가 든 축구공이다. 공의 크기는 야구공만?하고, 공은 흰색 공 1개 파란색 공 6개 빨간색 공 6개로 경기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이제부터 보치아 경기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에 우렁찬 인사로 보치아 경기대회가 시작 되었다.

"금옥아~ 금옥아~ 나 오줌 나오켜~" 행사장인 온성학교에 도착한 한 시간 전부터 화장실만 벌써 7번째다.

어르신들은 밖에 나오게 되면 소변양이 평소보다 3배가 되는 것 같다. 아마 많이 긴장을 하셔서 일까? 어르신 한분이 화장실에 가시겠다고 하시면 같이 온 어르신 모두 다 화장실에 가시겠다고들 하신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어미닭이 앞장서면 병아리들이 그 뒤를 졸졸졸 따라가는 모습이다.

"이제부터 호명하는 팀에서는 선수 입장을 시켜 주세요"
한 달 동안 빨간색, 파란색하며 연습을 했던 결과가 나타나는 순간이다. 우리 요양원은 현재 두 번째 참석하고 있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예선 통과를 했었다.

제일~ 제일~ 파이팅!
위미에덴~ 짝!짝!짝!
여기저기 응원소리가 더 힘차게 들린다.

"아이고 더워~ 나 죽어지켜~ 금옥아 집에 글라게..."
잠잠하시더니 또 한 어르신에 투정이 시작되었다.

“할머니~ 우리 호끔만 있다가 가게. 다 끝나수다 예”
입에 사탕을 넣어 드리고 손에는 간식으로 나온 딸기 한 접시를 드리고 달랬다.

▲ 대회 순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할아버지 선수들'
같이 참석한 선생님 두 분 또한 어르신들 챙기기 분주하다.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우리 요양원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서도 어르신들 챙기기에 바쁘다.

한 선생님이 다급하게 날 부르며,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큰일이라도 있나싶어 달려 가보니 우리 할머니 한분이 변기에 머리를 감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딴 시설 선생님이 날 불렀던 것이다. 우리 요양원에서는 늘 상 있는 일이라 웃으며 할머니 머리를 행궈 드렸다.

▲ 보치아경기에 참가한 위미에덴실비요양원의 선수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할 수 없이 어르신이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이 되어 보치아 경기대회 도중에 경기담당자에게 말씀을 드리고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요양원으로 돌아가는 도중 어르신들은 비가 오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신다. 그리곤 어르신 한분이 말을 꺼내시더니 어느새 차 안이 왈자지껄하다.

어르신들~
우리 내년에랑 호끔만 더 노력해서 1등 해불게  예~

*이 글의 1차적 저작권은 박금옥 객원필진에게 있습니다. 

박금옥 복지사 그녀는...
 
   
▲ 박금옥 생활복지사
박금옥 생활복지사는 고등학교 때 평소에 집 근처에 있는 성 이시돌재단 양로원에 어머니가 봉사활동을 하러 가실 때마다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레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된다.

그러다 전공과목도 사회복지과를 선택하게 되고 아예 직업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외길을 걸은 지 어느덧  6년째다.

그 동안 그녀는 아동, 노인, 장애인을 두루 다 경험하던 중 노인시설에서도 근무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중증의 어르신들을 모시면서 그녀의 삶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주게되면서  현재 위미에덴실비노인요양원에서 근무하게 된지 1년 7개월째다.

위미에덴실비노인요양원은 지난 2005년 9월 2일 봄이 가장 먼저 오는 따뜻한 남쪽 서귀포 남원읍 위미리에 자리잡고 현재 50명의 어르신과 20명의 직원들이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함께 도움이 되는 세상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며 글을 올리고 있는  그녀를 통해 바로 이 곳 요양원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애독과 성원 바랍니다.<편집자 주>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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