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장으로 전락한 '도유지' 곶자왈,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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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처리장으로 전락한 '도유지' 곶자왈,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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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사람들, 대정지역 도유지곶자왈 현장조사 결과
각종 폐기물, 무단 방치된 쓰레기로 '몸살'

제주특별자치도 소유의 곶자왈 지역에 각종 폐기물과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으나, 제주도당국은 이렇다할 관리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단법인 곶자왈사람들은 지난달 27일 실시된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 내 도유지 곶자왈 지대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조사 결과 도유지 곶자왈 관리실태가 심각한 상태였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도너리오름이 만든 대정읍 동일리 산 1-2번지 곶자왈 지대의 일부 지역에는 대정읍사무소 청사 재건축 공사과정에 생긴 토석 야적장과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의 폐비닐집하장으로 대부계약이 돼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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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정읍사무소 청사 토석 야적장(초록색 원)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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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석 야적장의 모습. 포크레인 뒤로 보이는 곶자왈 숲이 보이고 있다.ⓒ헤드라인제주

대정읍사무소 토석 야적장 사용은 올해 말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그런데 현재 야적장 내에는 토석 외에 폐기물과 쓰레기들이 쌓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청사 재건축 공사과정에 생긴 토석을 야적하기 위한 용도로 무입목지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주변 곶자왈 지역 내 무단투기 우려가 아주 높아진 상황"이라며 "실제 야적장 내에 목적과는 다른 가로등, 공중전화 박스 등의 폐기물과 물통, 박스 등의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폐기물의 출처는 대정읍 건설과에서 갖다놓은 것으로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정읍에서는 폐기물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예산이 없어 바로 처리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며 "모범을 보여야 할 행정기관이 잘못된 행위에 대해 바로 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등 무단투기의 환경을 스스로 나서서 만들어가는 꼴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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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허가 돈사시설 철거지(초록색 원) ⓒ헤드라인제주
▲ 방치된 폐기물 현장 모습.ⓒ헤드라인제주
이곳 곶자왈 지역 내 무허가 돈사시설 철거지에서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장 확인결과 도유지 내 허가 없이 돈사로 이용됐던 곳이 철거된 지가 1년이 넘었음에도, 현장에는 폐비닐, 농업용 폐기물, 건축용 폐기물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곶자왈사람들은 "곶자왈이라는 환경 조건을 고려해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은 담당기관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치된 폐기물 더미들이 돈사에서 나온 폐기물 외에 추가적으로 무단 투기된 쓰레기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장기간 방치됨으로 인해 향후 쓰레기들이 더 무단 투기될 수 있는 우려가 아주 높은 곳이며, 차량진입이 용이하도록 길이 나 있어 더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곳은 새미곶이라고 불리우는 곶자왈 지역 중의 일부로 장기간 폐기물을 방치해 둠으로 인해 지하수 오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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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 폐비닐집하장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의 폐비닐집하장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환경공단은 2022년 말까지 6600㎡의 면적에 공유재산 대부계약을 통해 사용하고 있는데, 대정지역에서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을 집하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곶자왈사람들은 "곶자왈 지역을 폐기물 집하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문제"이라며 "집하되는 영농폐비닐이 지하수 오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우려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농약 등에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높은 영농폐기물이기에 영농폐비닐 집하장의 환경적 고려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며 "이러한 폐기물 시설이 대부계약 연장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가된 폐기물 집하시설이 있음으로 인해 무허가 돈사시설 철거지의 폐기물, 쓰레기들과 더불어 무단투기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면서 "실제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 폐비닐집하장과의 경계 밖 돈사시설 철거지에도 상당량의 폐비닐이 쌓여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정읍 동일리 산 4-2번지의 곶자왈 지역에서도 영농폐기물 집하장 등으로 사용되면서, 주변에 농약병, 농약봉지, 비료포대 등을 집하하면서 지하수 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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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농폐기물 집하장 초록색 원의 모습(사진 왼쪽), 영농폐기물 배출가능 품목을 안내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헤드라인제주
곶자왈사람들은 결론적으로 "곶자왈 지역이 폐기물 집하시설로 이용되고 있다는 그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생태계 2등급, 지하수자원 2등급을 포함한 곶자왈이 폐기물 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도유지 곶자왈을 폐기물 적치장으로 이용하거나 폐기물 집하시설로 대부함으로써 그 주변 지역에 무단투기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폐기물 및 쓰레기 무단투기의 환경을 행정기관이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담당부서 공무원의 안이한 인식의 문제, 공유재산인 도유지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문제도 지적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제주도는 도유지 곶자왈 보전을 위한 관리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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