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망했다" 울상...제주도, 긴급 피해대책 추진
지난 제17호 태풍 '타파(TAPAH)'의 내습으로 1차산업 현장의 피해 정도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말부터 이어졌던 이례적 '가을 장마'와, 이달 초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한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 태풍 '타파' 내습 때에는 700mm의 '물폭탄'이 쏟아져 내리면서 가을농사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쉴새없이 거센 비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제주시 지역의 경우 구좌읍 및 애월읍 등에서는 농경지 침수로 인한 당근과 월동무, 양배추, 브로콜리 등의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배추의 경우 지난 8월 20일가량 장마가 이어지면서 파종시기를 놓쳤고, 최근 파종했다가 이어진 태풍으로 생육에 큰 지장이 우려되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의 경우 대정지역은 바람 피해, 표선.성산 일대는 많은 비와 바람으로 인한 밭작물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좌읍에서는 당근을 파동했다가 지난 태풍으로 피해를 입고 재파종했는데, 이번 태풍으로 유실되고, 일조량 부족으로 결국 농사를 포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월읍에서 검은콩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원래 검은 콩이 가슴 높이까지 자라는데, 태풍 링링으로 작물들이 다 쓰러져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또 태풍
이 발생해 올해 농사는 사실상 포기했다"고 토로했다.제주도 관계자는 "지난 태풍 이후 병해충 방지를 위해 농약을 친 농가도 있을 것이고, 큰 피해를 입어 이미 대파를 한 농가도 있었다"면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가중된 피해로 올해 농사를 포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3일 오전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원희룡 지사 주재로 ‘제17호 태풍 타파 피해상황 복구 및 후속처리 대책 회의’를 갖고, 이날부터 10월 1일까지 농업분야 피해실태 조사 및 피해신고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내달 2일부터 11일까지 현장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피해에 따른 복구계획을 수립해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국비를 확보하고, 예비비를 투입해 농약대와 대파지원금 등 재난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휴경보상비 및 특별 융자 지원 등의 후속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농심의 상실감이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나 의욕상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민심을 살피고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을 시달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