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의장 날선 비판..."왜 도민들에게 강요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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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의장 날선 비판..."왜 도민들에게 강요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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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공론화 거부 제주도정 겨냥 쓴소리
"정확한 정보제공 없이 찬반 선택만 강요, '불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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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18일 제376회 임시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18일 제주 제2공항 도민공론화를 거부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정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제주도의회 제376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통해 제2공항 갈등문제와 관련해 제주도정이 도민들에게 찬반 선택만 강요하고 있다면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난 추석명절 기간 동안 제주도민들의 민심을 듣고 들으며하나의 집약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불안'이었다"면서 제2공항 문제 등으로 제주사회 '불안감'이 심화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장은 "도민들께서는 정확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찬성과 반대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기에 그 결과가 가져올 상황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계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14년 전 기초자치단체의 폐지 여부를 결정할 때부터 지금까지강정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이 그러했고,행정시장 직선제 추진 찬반이 그러했고,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이 그러하다"라며 "하나의 선택은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것인데, 이를 제주도민들께 강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강요된 선택을 도민들이 결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의회와 행정의 역할이지 않겠나"라며 "여기에 더해 도민들의 불안을 악화시키는 상황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제주의 경제와 환경 두가지를 꼽았다.

그는 "2016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보인 제주경제는 금년 들어 더욱 부진해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더 큰 문제인 것은 국세와 지방세 수입 여건 또한 좋지 않아 경제위기 대처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재정여건 마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문제와 관련해 "제주 전역에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고 있으며,빗물이 지하수로 스며드는 비율인 함양률도 줄어들고 있다"면서 "지난 7월 지하수관리위원회에 따르면지속가능 이용량 대비 취수 허가량이,애월은 3.5배, 한경, 대정, 한림은 1.5에서 2배 이상으로 나타나,이미 지하수 이용 한계치를 초과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의장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개념이 있다.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 순간 폭발하는 것"이라며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지금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넘어서서,우리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티핑포인트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불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은 비대해졌으나 소통은 부족하다"면서 "(지사가)현장을 무시하는 풍토가 만연하다"고 꼬집었다.

또 "계획에만 매몰된 채 실행은 요원하다"라면서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수정계획, 제주미래비전 계획 등원도정에서 계획 수립에만 투입한 예산이 20억원이 넘는데, 선도적 성격을 갖는 종합계획의 프로젝트 과제 19건 중 3건만이 추진상황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확인과 피드백은 부족하다"라면서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로서조직구성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해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어렵게 지사를 만나 건의사항을 간곡히 전달해도 그때뿐이라는 도민들의 한탄이 들려온다"면서 "조직의 리더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권한위임의 결과를 확인하고다시 피드백시키는 최소한의 역할이 방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정치위기론에서는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정치와 행정의 관리능력 부족으로, 사회의 가치, 규범 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을 '위기'라 지칭한다"며 "지금 제주는 여러 변화에 따른 위협에 직면해 있는데, 그것이 정치와 행정에 의해 더 악화돼서는 안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극도의 불확실성에서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앞으로의 약 4개월의 시간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가 아닌,어디로 가야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위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헤드라인제주>

 김태석 의장 개회사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원희룡 도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추석은 넉넉하고 풍성하기에언제나 한가위 같기만을 기대해왔습니다.

제주 또한 이 말 그대로, 모든 면에서풍성하고 넉넉해져 가길 기대해 봅니다.

우리는 추석을 민족대명절이라고 합니다.그렇기에 민심을 읽는 풍향계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추석을 지내며 민심을 듣고 또 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안보, 경제 등의 국정 운영 뿐만 아니라제2공항 건설, 지역경제 전망, 내년 총선 향방,그리고 부동산 경기, 쓰레기, 교통난 까지제주와 관련된 정말 다양한 주제에 대해도민 분들이 가진 나름의 진단과 해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의장으로서 지난 추석명절 기간 동안 제주도민들의 민심을 듣고 들으며하나의 집약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안’이었습니다.

도민들께서는 정확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찬성과 반대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기에그 결과가 가져올 상황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벌써 14년 전 기초자치단체의 폐지 여부를 결정할 때부터 지금까지강정 해군기지에 대한 찬반이 그러했고,행정시장 직선제 추진 찬반이 그러했고,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이 그러합니다.

아시다시피 ‘선택’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나의 선택은 또 다른 하나의 포기를 말합니다.이를 제주도민들께 강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요된 선택을 도민들이 결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의회와 행정의 역할이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더해 도민들의 불안을악화시키는 상황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그 대표적인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제주의 경제입니다.

2016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보인 제주경제는 금년 들어 더욱 부진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농산물 출하액의 감소, 서비스생산 감소, 건설수주액 감소 등 제주경제의 주요 축인 1차산업, 관광 관련 산업, 건설업의 주요 지표들이 위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일자리 관련 지표도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금년 8월까지 제주지역 월평균 실업률은 2.3%로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4%p나 높아졌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의 고용률은 월평균 68.1%로,전년 동기 대비 0.2%p가 낮아졌습니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 가운데실업률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기침체에 대처능력이 취약한 관광 관련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는 물론일반도민의 가계생활에 까지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큰 문제인 것은 국세와 지방세 수입 여건 또한 좋지 않아경제위기 대처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재정여건 마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처해있는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처방을 내려야하겠습니까?

공공부문에 초점을 맞춘 일자리 정책과일시적인 경제 활성화 정책만으로는,침체 국면에 빠진 제주경제를 회생시킬 수 없다는불안이 도민들을 엄습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습니까?

둘째, 제주의 환경입니다.

특히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문제가 주는 시그널은심상치 않습니다.

제주 전역에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고 있으며,빗물이 지하수로 스며드는 비율인 함양률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지하수관리위원회에 따르면지속가능 이용량 대비 취수 허가량이,애월은 3.5배, 한경, 대정, 한림은 1.5에서 2배 이상으로 나타나,이미 지하수 이용 한계치를 초과하고 있습니다.또 구좌읍의 지하수는 질산성질소 농도 증가로 인해수질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2017년 기준 제주도의 상수도 유수율은45.9%로 전국 85.2%의 겨우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 순간 폭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지금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넘어서서,우리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티핑포인트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도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대책은누가 준비하여야 하며, 누가 추진해야 합니까?바로 행정! 바로 제주도정입니다.

그러나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단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한 4가지 근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조직은 비대해졌으나 소통은 부족합니다.

민선 7기 출범 1년만에 공무원은 485명이 늘어,현재 공무원 정원은 6,078명에 이르는 등 조직은 비대해졌습니다.

그러나 도민들의 정책소통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 또한 커졌습니다.

도내 공영방송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제주도정이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5.5%로잘 소통한다 26.5%의 두 배에 이릅니다.

둘째, 현장을 무시하는 풍토가 만연합니다.

지난 9월 3일 원 지사와 26개 읍면동장간 지역현안 의견수렴 간담회는 1시간에 불과했고,읍면동장들이 요구하는 사항도 주차난, 교통난, 쓰레기 처리 문제 등 원도정 시기 내내 제기된 문제에서 한치도 벗어남이 없었습니다.

소위 ‘음식물쓰레기 대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지사께서는 서울에서 열린 특정단체 창립 세미나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는 등도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현장의 상황, 현장의 목소리에무관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셋째, 계획에만 매몰된 채 실행은 요원합니다.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수정계획, 제주미래비전 계획 등원도정에서 계획 수립에만 투입한 예산이 20억원이 넘습니다.

그러나 선도적 성격을 갖는 종합계획의 프로젝트 과제 19건 중 3건만이 추진상황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감귤산업 50년을 준비하는 미래 감귤산업 기본구상이 수립 중입니다.

4차산업혁명 등 산업환경과 기술이 급변하는 시기에50년을 준비하는 산업정책이라는 것이가능한 것일까요?

미래의 빵을 위해 오늘은 기다리라는 것에 불과합니다.

계획은 실행을 전제로 수립하는 것이지 않습니까?계획을 위한 계획은 제주도민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넷째,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확인과 피드백은 부족합니다.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로서조직구성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하여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조성하는 것은 마땅합니다.

그러나 ‘권한위임’과 ‘방임’은 전혀 다릅니다.주어진 권한을 행사한 결과에 대해책임을 분명하게 따지지 않는다면그것은 ‘방임’에 불과합니다.

어렵게 지사를 만나 건의사항을 간곡히 전달해도그때뿐이라는 도민들의 한탄이 들려옵니다.

조직의 리더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권한위임의 결과를 확인하고다시 피드백시키는 최소한의 역할이 방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위기론에서는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정치와 행정의 관리능력 부족으로,사회의 가치, 규범 등이 심각하게위협받는 상황을 ‘위기’라 지칭합니다.

지금 제주는 여러 변화에 따른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것이 정치와 행정에 의해 더 악화되어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극도의 불확실성에서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한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우리는 이점을 분명히 인지하여야 합니다.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앞으로의 약 4개월의 시간이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가 아닌,어디로 가야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위한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로 어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국내에서 발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도내 유입 방지를 위한 최종의 보루로서 행정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개회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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