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취업' 성공시대, 학부모들이 전하는 '특성화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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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취업' 성공시대, 학부모들이 전하는 '특성화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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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취업 성공시대] (2) 중3 자녀 진로선택과 학부모들의 고민
"SKY 출신이 왜 9급 공무원?...특성화고가 최고의 선택"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의 특성화고 육성 프로젝트에서 중학교 3학년 단계의 진로선택 과정은 여전히 존재하는 '벽'이다.

고졸취업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 학교 현장 분위기가 다시 활기를 띄고 있고,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분도 긍정적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2019학년도부터 고교 입시제도 개편이 이뤄져 연합고사가 폐지되고 100% 내신으로 고교 입학전형 제도가 시행되면서 제주도내 전 학교의 고른 성장을 도모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특성화고 취업자 전형 지원자 증가, 그리고 평준화고 합격선에 있는 학생 중 상당 수가 특성화고를 지원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학교 단계에서의 진학지도 문제는 난제로 꼽힌다.

제주시내 일반계 고교 선호경향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 성적임에도 자신의 꿈과 끼를 살려 나가기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기는 하나, 그 비율은 여전히 극히 낮다.

일반계고 선호경향의 심화는 결국 '성적순' 회귀로 이어지고, 진로지도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중3 진로선택은 학생 본인보다도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 장래희망을 생각하며 진로를 선택하고자 하더라도 부모의 반대로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실, 고입 진로선택은 부모의 결정 내지 '동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중3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성화고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많이 변화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성적 순'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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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8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열렸던 '2019 특성화고 인식개선을 위한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헤드라인제주
◆ "특성화고, 아들을 믿었던 것이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고졸 취업'에 성공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솔직한 경험담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28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열렸던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주최 '2019 특성화고 인식개선을 위한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

중학교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자녀를 둔 부모 2명이 나와 경험담에 대을 소개했다.

그 중 서울에서 관광분야 특성화고인 서울관광고등학교를 올해 1월 졸업하고, 제주도내 특급 관광호텔에 입사해 근무하는 승정환 군의 어머니 서00씨.

서경희씨는 아들이 중학교 3학년일 때인 2015년 당시를 떠올렸다.

"중 3 아들이 특성화고를 간다고 했을때 너무 황당하고 걱정이 앞섰다. 아무래도 인문계와는 달리 면학 분위기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든 엄마들의 바람이겠지만 하나 있는 아들 녀석이 남들이 우러러보는 좋은 대학에 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에 가겠다는 아들의 결심에 고민을 하던 그는 결국 허락했다.

"저의 우려보다는 자기 자신의 인생을 위해 굳은 결심을 한 아들의 의지가 더 강했는지 결국 특성화고 진학을 허락하게 됐다"면서, "한편으론 아이가 가려고 하는 특성화고가 제가 알고 있는 이전의 실업계 고등학교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취업 설명회에서의 말들이 안심이 됐다"고 했다.

또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 아들이 다녔던 특성화고는 제가 다녔던 시대의 실업계고, 제가 알던 학교가 아니었다"며 "취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자 모인 아이들의 집단이라 그런지 면학분위기도 아이들의 인성도 훌륭했다"고 피력했다.

서씨는 "흔히 말하는 SKY 대학을 졸업을 졸업해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시기이고, 대학을 나와서도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 지금의 시점에서, 목표의식을 가지고 취업과 학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특성화고에 가겠다던 아들을 믿었던 것이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3학년 아이를 특성화고에 보내는 것에 대해 그때의 저처럼 망설이고 있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3가지 포인트를 전했다.

"첫째로, 여러분의 아이를 믿으시고, 둘째로, 특성화고등학교를 믿으시고, 셋째로, 국가에서 특성화고에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씨는 "특성화고를 졸업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아들을 보며 이제야 바뀐 생각이지만 대학은 필수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가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또 "맹목적으로 대학을 나와야만 좋은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취업과 진학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한 제도와 기회가 밑바탕이 되어 있는 특성화고에 진학해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대견한 청년들을 응원하는 이웃집 어른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 "아빠, 특성화고에 가고싶어요...취업할게요"

이어 지난해 서귀포산업과학고를 졸업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중소기업에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아들을 둔 오00씨.

그는 아들이 중3 일때 고입진로 선택 과정에서 고민했던 부분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들이 먼저 특성화고에 가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아빠, 특성화고에 가고 싶어요. 제가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어요. 가도 될까요?"

오씨는 "아들이 특성화고 질문을 던졌을 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인문계고를 졸업한 제 자신이 살아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고교 선택 기준은 무엇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아들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도록.

이 때 엄마가 조심스럽게 고민을 말했다. 큰 아들의 장래를 위해 인문계고에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자 아빠가 엄마를 설득했고,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특성화고에 입학했다.

특성화고 입학 후 학교생활은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됐다. 발명반, 전공공부, 자격증 취득, 각종 대회 출전, 취업역량 교육 참가 등등.

오씨는 "고교시절, 부지런히 활동하는 아들이 자랑스러웠다"며 "특성화고에서 이런 것도 하는구나. 내가 알던 정보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특성화고 학부모로서, 학교의 특화프로그램이나 각종 교육 정보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됐다고 했다.

아들이 졸업을 할 즈음에는 다시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아빠는 대학 진학을 원했던 반면, 아들은 취업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때에는 아들의 '설득'이 주효했다.

"제가 하고 싶은 IT 업계는 학벌보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험과 경력을 우선으로 해요. 회사 생활하면서 군복무하는 병역특례 제도 있어서 이 제도를 활용해서 취업할게요."

오씨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는 "특성화고 선택과 고졸취업을 일구는 과정을 되돌아보면 교육방향을 정리해본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아이의 선택을 존중, 선택과 책임의 무게를 알고 깊게 생각할 수 있도록 부모, 자녀, 학교, 사회가 교육의 방향 함께 만들기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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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8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열렸던 '2019 특성화고 인식개선을 위한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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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8일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열렸던 '2019 특성화고 인식개선을 위한 고졸취업 성공시대 설명회'.ⓒ헤드라인제주
◆ "SKY 출신이 왜 9급 공무원?...특성화고가 최고의 선택"

이날 강승구 특성화고 신문 대표는 기조강연에서 미래 일자리의 불확실성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화두로 던졌다.

그는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향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어떤 진로를 선택하면 좋을까요"라며 한 언론보도를 인용해 올해 대학졸업자 10명 중에서 1명만 정규직 취업에 성공했다는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대졸자 27%는 졸업식에 안간다고도 했다.

또 다른 한 언론에서 보도했던 중학생 100명의 가상 진로를 분석한 결과 대학진학을 하더라도 절반 가까이가 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 뉴스도 소개했다.

수능 다음으로 많은 사람이 응시하는 공무원시험, 응시생만 45만명, 공무원 시험이 열풍인 이유는 취업의 불안정성에 있다고 했다.

"전문지식, 전문기술 없는 대졸자 사회에서 설 자리 없다. SKY 출신이 왜 9급 공무원?

명문대를 나와도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결국은 치킨집이나 카페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는 "교육부가 2018년 기준 조사한 초.중.고생 장래희망 순위에서 인터넷방송 진행자인 유튜버, 뷰티디자이너가 10위권에 진입했다"며 이러한 꿈 실현을 위해서는 '특성화고'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성화고의 장점들을 설명했다.

그는 "특성화고의 경쟁력은 졸업 전 취업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취업 후에는 재직자 전형을 통해 수능시험 없이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또한 특성화고에서는 비정규직 취업에 대해 권유하지 않는다. 학교와 국가를 통한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고졸경력경쟁 채용으로 2018년 4명(공업 일반기계, 일반 농업, 해양수산, 토목), 2019년 9명(공업 일반기계, 일반전기, 농업, 축산, 해양수산, 토목, 보건)을 선발한 점을 들며, 특성화고를 통한 공직입문 기회도 많음을 설명했다.

전공실무 직무교육. 직무 관련 자격증, 대외활동 각종 기능경기대회, 취업역량교육, 견학, 체험학습 등, 글로벌 현장체험학습, 인터경험 및 현장실습 등 기업체에서 원하는 '취업스펙'을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특성화고의 이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성화고 졸업후 진로목표는 '빠른 취업'이 아니라 '고졸 자격으로 반듯한 직장으로 취업 지원'"이라며 특성화고는 '최고의 선택'임을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 이 취재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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