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2리 청년회 "독단적 체결 동물테마파크 협약서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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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2리 청년회 "독단적 체결 동물테마파크 협약서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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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의체 전면 부정한 이장 자진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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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선흘2리의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 전국 1만인 서명 기자회견.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이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선흘2리 청년회가 마을회의 공식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생협약을 체결한 마을이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선흘2리 청년회는 3일 성명을 내고 "마을회의 공식 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체결한 대명과 이장 간의 상생 방안 협약서는 원천 무효"라며 "마을회의체를 전면 부정하고 주민을 무시하는 이장은 즉각 자진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청년회는 "정모 이장은 마을의 공식 절차인 총회와 개발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채, 비밀리에 대명 측을 만나 독단적으로 협약서를 체결했다"면서 "협약서 체결에 대한 가부를 비롯해 협약서 세부사항, 마을발전기금까지 그 어떤 내용도 주민들과 공유해 승인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협약서에는 제주동물테마파크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 상황의 구체적인 보상과 책임에 대한 내용이 없으며, 오히려 대명의 사업 진행에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마을이 이행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에 정 이장의 행동을 규탄하며, 대명과의 상생 방안 협약서는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을회의체를 전면 부정하고 주민을 무시한 이장은 즉각 자진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청년회는 "정 이장이 현재 마을의 가장 중대한 사안인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와의 상생 협약서를 마을 최고 회의체인 총회 없이 진행한 사실은 명백하게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며 "이는 마을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마을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고 각 자생단체 및 마을까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대표는 이장의 자격이 없다"며 "정 이장은 이에 책임지고 즉각 자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도정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과정이 정당하지 않은 결과는 정당성을 잃는다"며 "제주도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협약서를 당장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선흘2리 마을회에서 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결성된 반대대책위원회도 지난 30일 성명을 통해 "정 이장은 이 약속을 깨고 마을의 공식절차인 개발위원회와 총회 의결없이 비밀리에 대명을 접촉해 상생방안 협약서에 독단적으로 도장을 찍었다"며 "이는 고작 7억원에 마을을 팔아먹은 것과 다름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반대위는 "마을회의 공식 절차없이 이장이 독단적으로 비밀리에 대명과 체결한 이 상생 협약서는 원천무효"라며 사업중단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천명했다.

정의당 제주도당도 2일 성명을 내고 "선흘2리는 곶자왈과 거문오름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 도시로 지정된 자연생태환경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동물테마파크 사업의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선흘2리 마을회는 지난 4월 9일 임시총회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77%에 달하는 주민들의 뜻으로 '동물테마파크 반대'를 공식입장을 채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마을총회의 결과에 따라 반대대책위원회가 마을회의 공식적 기구로 출범했고, 정 이장은 반대위원장을 맡아 그동안 각종 기자회견이나 집회 현장에서 "람사르습지도시 위협하는 동물테마파크 결사반대"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돌연 반대위에서 탈퇴하고 대명과 독단적 협약을 체결하면서 논란을 사고 있다.

그는 "마을의 분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마을이 크게 발전 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그동안 공식적으로 표명해 온 반대 논리를 일순간에 뒤집은 것이어서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대명이 추진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은 120실 규모의 호텔을 비롯해 2만3497㎡ 규모의 실내관람시설인 일반존, 20만363㎡ 규모의 맹수 관람시설인 테마존, 매표소, 동물사, 동물병원, 글램핑장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 사업은 람사르습지도시 세계자연유산마을에서 추진되는데다, 재추진 과정에서 제주도민의 공적 자산인 공유지 되팔기가 버젓이 행해졌고,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면제되면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사업의 진행과정을 보면, 2005년 제주도 투자진흥지구 1호로 지정됐으나, 업체 부도로 인해 공사가 전면 중단됐고 2015년 투자진흥지구에서 해제됐다. 이 과정에서 개발사업자가 공공성을 명분으로 사들였던 대단위 공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이 중단된지 상당기간이 경과했고, 사업계획도 전면 수정돼 재추진되고 있음에도 원희룡 도정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면제하고 '재협의' 수준으로 갈음해 사업자와의 유착 의혹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선흘2리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선인분교 학부모회와 조천읍 이장단협의회 등에서도 일제히 사업중단을 촉구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개발반대 '1만인 선언'이 이뤄졌다.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는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이 사업의 승인절차를 중단할 것을 공식 청원한 상태다.

그런데 이번 정 이장의 협약체결 직전에, 제주도청 고위직 공무원은 도의회 행정사무조사 자리에서 "마을회의 공식입장은 찬성"이라는 '거짓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는데다, 이 일을 계기로 해 제주도정의 찬성측을 지원하며 주민들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은 더욱 크게 제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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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최고 2019-08-05 08:38:03 | 121.***.***.31
한다는 것이 기껏 베어내고, 깍아내고, 부수고, 짓고 ...... 지역 특성에 맞고 천혜의 소중한 관광자연을 보존하면서, 자연과 어울리고 공감이 되는 일을 하셔야 되지요. 위나 아래나 국민을 괴롭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