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캠퍼스 내 잇따른 '멍줍', 어디서 온 강아지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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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캠퍼스 내 잇따른 '멍줍', 어디서 온 강아지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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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뉴스] 캠퍼스 내 집단 멍줍 사건, '의도적 유기인가 떠돌이 개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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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제주대학교 대학원생 A 씨는 한 단과대 건물 앞을 지나다가 도로 위에 있는 강아지 두 마리를 발견했다. 불과 10분 전만 해도 없던 강아지가 차도 위에 갑자기 툭 튀어 나온 것이다. 

이빨이 막 나기 시작한 새끼 강아지였고 차마 위험한 상황에 그냥 둘 수가 없어서 집으로 데려와 임시보호를 하다가 직접 입양처를 물색하여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입양을 보냈다.

이틀 뒤, 같은 장소를 지나가던 A 씨는 또 다른 강아지 세 마리를 마주치게 되었다. 몸집 크기와 털색깔이 조금씩 다른 강아지들이었고 역시 도로 위에 놓여져 있었다. 한 마리는 머리에 피딱지와 함께 피를 닦은 흔적이 관찰 되었다. A 씨는 이 세 마리 강아지들도 거두어 가정 입양을 보냈다.

캠퍼스 안에서 단기간에 걸쳐 여러 마리의 강아지가 발견된 점, 도로 한복판에 놓여진 점,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점등을 고려해 A 씨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강아지를 유기하지 않았나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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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지역 인터넷 까페와 제주대학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

놀랍게도 A씨가 강아지들을 발견한 날짜 열흘 전후로 제주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모두 열두마리의 강아지가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이 강아지들은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관심과 노력에 힘입어 모두 가정 입양이 된 상태이다.

캠퍼스 안에서 단기간 내에 발생한 집단 '멍줍'(멍멍이를 줍다의 약자로 주인없이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집에 들임을 이르는 말) 사건.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마음 착한 대학생들이 기특하게도 어미 없는 강아지들을 보호하다가 입양시킨 훈훈한 미담으로만 여겨야 할까?

제주대학교 캠퍼스 안에는 떠돌이 개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번에 발견된 강아지들이 물론 그 떠돌이 개들이 자연 번식하여 출생한 강아지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A 씨는 강아지의 외모와 연령이 조금씩 달라서 한배에서 나온 새끼들 같지 않아 보이며, 단기간에 같은 장소, 그것도 갑자기 도로 한복판에 나타났다는 점을 볼 때 누군가 의도적으로 유기한 것이 아닐까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게다가 한 마리 강아지는 머리에 학대가 의심되는 상처가 있었고 피를 닦은 듯한 흔적도 있었다.

A씨는 개들을 임시보호 하고 입양 보내기에 앞서 유기의 증거를 찾고 강아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주특별 자치도 동물보호 센터, 경찰서, 관련 행정 부서들을 접촉하는 등 여러 곳과 접촉해 보았다.

하지만 동물보호 센터의 열악한 상황과, 입소 이후 유기견 안락사 확률이 절반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접하고는 차마 동물보호 센터로 보낼 수는 없었다.

경찰에서는 동물 학대가 아닌 유기는 수사대상이 아니며 소액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이야기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유기가 의심되는 장소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안타깝게도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결국 제주대학교 캠퍼스 내의 집단 멍줍 사건은 학생들이 임시보호 이후 가정 입양 시키는 것으로 일단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강아지 유기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여러 정황상 누군가 의도적으로 유기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동물 유기는 엄연히 동물 보호법 위반으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 될 수 있는 범죄 행위이다.

하지만 실제 동물을 유기하는 모습이 떡하니 담긴 CCTV를 경찰이나 관공서 해당 부서에 제출한다 해도, 어느 쪽을 막론하고 범인을 잡을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2018년 유기 유실동물 수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보호센터에는 하루 평균 50여마리의 유기동물이 입소한다고 한다. 동물 유기가 범죄 행위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켜 주기 위한 홍보와 계도 활동과 함께 동물 유기범을 적극적인 색출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글=제주동물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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