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육정책 연수, 호주의 보육시설 운영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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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보육정책 연수, 호주의 보육시설 운영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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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주연 / 제주시 여성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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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연 / 제주시 여성가족과
지난 6월 말, 7박9일간의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의 보육시설을 견학하는 해외 보육정책 연수에 다녀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한 연수로, 전국 지자체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25명이 참여했다. 필자에겐 시.도별 보육업무의 내용을 공유하고 아울러 해외 선진지의 보육기관을 직접 둘러본 뜻깊은 시간이었다.

연수 기관 중, 호주 유치원의 보육 환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학 부설 보육시설인 이 유치원은 보육을 전공한 학생들이 직접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각 보육실마다 참관실이 조성되어 있었다.

유치원은 전체적으로 원형인데, 바깥 놀이터와 연결된 보육실의 안쪽 벽면은 전체가 일방경으로, 우리는 아이들과 보육교사에게 노출되지 않고 보육 활동을 볼 수 있었다. 보육실은 만 0~2세, 3~4세, 5~6세로 분리하여 연령이 올라갈수록 보육실이 넓어지지만, 구조는 같다. 세면대 위치, 그림판, 책꽂이, 사물함까지 같은 위치에 배치하여 아동이 상위 연령반으로 옮기더라도 적응에 문제가 없도록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구조도 특이했지만, 보육과정이 더 인상적이었다. 학교에 들어가기 바로 전인 만5세 아동만 학교에 적응하기 위한 교과 활동이 있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놀이 및 창작 활동을 주로 한다. 영아들은 보통 낮잠 시간이 있지만 자지 않는 아동은 선생님과 놀 수 있고, 열 명 남짓의 아동이 삼삼오오 각기 다른 활동을 하고 있었다.

보통 보육교사를 중심으로 반 아동이 모여서 활동을 하는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달랐다. 두 명은 그림을 그리고, 한명은 선생님과 찰흙놀이를 하고, 한명은 밖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식이다. 조리실에서 조리사의 지도 아래 간식을 만드는 아동도 있었다. 아동의 관심사에 따라 그 날 그 날의 활동이 정해지고, 어린이집 안에서 하는 활동 외의 우리나라에서 '특별활동'이라고 부르는 외부 강사 프로그램은 없었다. 아동의 생활습관을 잘 아는 담임 선생님이 아동이 흥미를 보이는 간단한 음악, 미술활동을 가르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위와 같은 아동 중심의 보육 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2019년 개정 누리과정>을 발표하면서, 기존 교사 주도하의 보육이 아니라, 개별 아동에 초점을 맞춘 보육과정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누리 아동(만3~5세)은 충분한 놀이 활동을 통해 스스로 몰입하고 즐거움을 찾는 과정을 강조한다. 이 개정 누리과정은 2020년 3월부터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공통 적용된다.

호주에서 만난 보육전문가들은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활동은 아이가 가장 잘 안다고 강조했다. 아동에게 선택권을 주고 스스로 놀게 하는 데에 보육의 주안점을 두는 것이다.

<아이+부모+교사 모두가 행복한 보육환경 조성>을 기치로 한 우리 제주시의 보육정책 목표도 그와 다르지 않다. 결국 아이들이 원하는 보육이 가장 행복한 보육이라는 명제와 맥락이 닿아 있다.

우리 보육이 아이를 중심으로 부모와 교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미비한 제도는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세심한 정책 보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오주연 / 제주시 여성가족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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