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119센터 실습을 시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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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119센터 실습을 시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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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수민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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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민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헤드라인제주
응급구조과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가는 실습은 화북 119 센터였다. 현장 실습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첫 날 센터에 도착하고 센터장님과 대원님들에게 인사를 드렸을 때 이전까지 느꼈던 두려움보다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첫 출동으로 갔던 환자는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였다. 그 당시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어쩔 줄 몰라했던 나에게 구급대원님은 어서 현장으로 뛰어가라 하셨고, 그 말을 듣자 마자 나는 반사적으로 현장을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구급대원님들과 함께 주들것으로 할머니를 구급차로 이송하였다. 이후 구급차에서 할머니의 바이탈을 체크하고 호흡유지를 위해서 비강캐뉼라로 산소를 공급했는데, 책에서만 보았던 장비가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새로웠다.

그리고 가장 기억나는 환자는 고혈압 질환이 있는 할아버지였다. 내가 실습하고 3주차 때 출동을 갔던 환자였는데, 혈압이 너무 낮아서 산소 투여와 IV를 주입하고, 심각하면 심정지가 올 뻔한 상황이었다. 처음에 괜찮아 보였던 할아버지가 한순간에 상태가 악화되니 그게 나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구급대원님들을 보면서 정신을 차린 후 내가 해야 될 것을 하고, 구급대원님에게 필요한 장비들을 전달해드리고 할아버지를 병원에 이송한 뒤 에서야 모든 긴장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한 대로 행동하지 못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침마다 구급차 점검을 하고 시간이 날때마다 보고 또 보았던 구급차가 나에게는 어느정도 익숙하다고 느꼈을 즈음이었는데 그날만큼은 왜 낯설게 느껴졌는지 오늘따라 구급대원님들의 어깨가 더욱 넓어 보였다.

내가 떨었던 것을 구급대원님들이 알았는지 나에게 현장에서 응급구조사들은 환자의 안정을 위해 당황해서는 안된다고 조언을 해주시면서 이렇게 현장을 보면서 다 배우는 것이라고 다독여줬을 때 그게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 같다.

마지막으로 길다고만 생각했던 짧은 한달의 실습을 마치면서 김봉요 센터장님을 비롯한, 부족한 나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조언해주신 모든 대원님들을 절대 잊지 못할 거 같다. 대원님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실습하는 동안 함께 했던 모든 시간들이 소중히 하고 감사히 간직해서 앞으로 소방공무원이 되기까지 남은 시간동안 실습했을 때의 이 순간을 잊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문수민 / 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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