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은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세계가 알아야 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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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은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세계가 알아야 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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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현서 대정고등학교 2학년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4·3은 나에게 단지 시험 때문에 외워야 할역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선배들이 4·3을 추모하기 위한 배지를 만들어 홍보하고 4·3 추모 영화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우리 지역 사람들이 4·3 당시 어떻게 살았는지 탐구하기로 마음먹었다.

4·3에 대해 친구들과 탐구를 하며 4·3은 국가에 의해 희생당한 제주도민의 아픈 역사임과 동시에 ‘냉전이 낳은 참극’이고, 화해와 협력을 통해 과거사를 해결하고 있는 과정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4·3에 대해 능동적으로 탐구 하고 4·3을 통해 화해와 협력,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에 내가 제주 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에 제주 학생대표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던 것 같다. 제주 4·3 유엔 인권 심포지엄은 제주 4·3의 인권과 책임, 화해 정신을 국제정치의 1번지인 UN 본부에서 공론화함으로써 4·3과 4·3정신을 세계화하는 자리였다. 

회의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발언과 4·3 유족이신 고완순 할머니의 증언, 참석자 간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회의 내용은 ‘4·3 속 미군정의 책임을 규명하자’라는 의견, ‘4·3의 해결 과정을 과거사 문제 해결의 새로운 세계적 모델로 제시하자’라는 의견, ‘4·3 평화 화해 운동을 노벨평화상에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나와 혜민이도 약 3분 정도 발언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4·3과 4·3정신을 능동적으로 알아가고, 4·3을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일상 속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깨달은 제주 학생들의 사례를 발언하였고, 유족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기억하며 4·3 정신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냉전 시대의 이념 대립 속 제주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생명을 잃었고 삶의 가치를 잃었다. 하지만 현재 4·3 유족들은 복수심과 증오심을 내려놓은 채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평화와 인권을 지켜내었다. 세계 시민은 다른 사람의 평화와 인권이 위협받고 있을 때 이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4·3 유족들의 삶은 평화와 인권을 기억하며 더불어 살아갈 세계시민들이 알 가치가 있는 역사이다. 4·3은 더 이상 소수의 제주도 사람들만 아는 역사가 아니다.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고 숨겨야만 하는 역사가 아니다. 4·3은 세계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한국이 알아야 하고, 세계가 알아야 할 역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4·3 UN 인권 심포지엄은 4·3, 그리고 협력과 상생으로 정의되는 4·3 정신을 세계 적으로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4·3을 세계에 알리는 데 7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4·3 평화재 단을 중심으로 4·3과 4·3 정신을 세계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 4·3이 세계의 평화와 인권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정현서 대정고등학교 2학년>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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