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은 도민 숙원사업, 과연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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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은 도민 숙원사업, 과연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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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봉수 / 제주대학교 교수
원희룡 제주도정을 비롯한 제2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것이 도민숙원사업이기에 무조건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런가?

2015년 11월에 제2공항 건설안이 발표되자 70%에 가까운 도민들이 찬성했고, 요란하게 이를 환영하는 현수막들도 내걸리고, 이러한 것들을 보면 도민의 숙원사업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이 때 도민들이 환영한 것은 제2공항이 아니라 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였다고 본다.

실제 이전까지 국토부든, 대통령 후보든(이명박, 박근혜), 제주도든, 도의회와 민간차원이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던 것은 신공항이었다. 그러니까 도민들은 신공항과 제2공항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여 구분했다기보다는 그냥 공항인프라가 확충된다니까 환영했던 것이다.

나는 공항인프라 확충조차도 숙원사업처럼 여겨진 것은 따지고 보면 제주가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미래발전전략으로 삼으면서 만들어져 온 허상이라 본다. 당초에 국제자유도시 비전은 그야말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이었다.

사람과 상품과 자본이 자유로운 이동이 되려면 공항인프라 확충도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 상상할 수 있었다. 국제자유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실제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을 비롯한 유동인구가 많아졌고, 사람들이 공항의 혼잡함과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한 즈음에,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주공항 마스터플랜(2009)과 제주공항 개발구상(2012)을 통하여 신공항 건설의 화두를 구체화하여 도민들에게 던졌다. ‘바로 이것이다’하고 도민들은 받아들였고 이로부터 숙원사업처럼 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래로부터의 상상과 불편함에 기대어 위로부터 가공된 계획(2025, 2019, 2018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이 갑자기 숙원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특히, 그것이 국책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게 여겨지게 된 것이겠다. 그러니까 신공항이 아니라 제2공항을 발표해도 도민들은 환영했던 것이다.

제2공항 건설이 당초에 숙원사업이었다고 해도 여전히 숙원사업일까? 목하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여론은 대립양상을 보여주고, 이를 둘러싼 찬반 갈등은 더욱 심화되지 합리적 해결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국토부와 원 도정의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갈등을 고조시키는 제일 원인이 되고 있다. 지역의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국책과 숙원이라는 명칭을 다는 순간 지역주민의 동의나 민주적 과정은 생략되고, 제기되는 갈등에 대해 합리적으로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갈등을 소멸시키려고만 해왔던 것이 정권을 떠나 이 나라 정부와 지자체의 행태였다. 강정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을 경험한 도민들은 이러한 점을 너무 뼈저리게 알고 느끼고 있다.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갈등을 보면서 제2의 강정사태를 우려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제2공항은 국책사업인지는 몰라도 더 이상 도민숙원사업은 아니다.

다만 제2공항 건설을 계속 도민숙원사업으로 끌고 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그들이 누구인가? 내가 보기에, 제2공항을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는 (1) 단지 공항인프라 확충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는 말 그대로 공항인프라 확충을 원하는 것이지 꼭 제2공항을 찬성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도 공항인프라 확충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2) 산남지역의 경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번 기본계획 안에 따르면 지역균형발전에도 크게 도움 될 것 같지 않기에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지지도 달라질 여지가 있다.

(3) 제2공항에 대해 앞으로도 적극 지지할 사람들은 아마도 경제성장만을 고집하는 개발주의자들과, (4) 성산 주변의 부동산이나 관련 사업을 통하여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러한 예측이 맞다면 제2공항을 숙원사업으로 끌고 가려는 사람들은 어쩌면 도민 중의 소수라고 볼 수 있다.

제2공항을 찬성하는 사람의 경우가 다양하듯이, 반대하는 사람들도 단순히 공항인프라 확충이라는 단일 주제만을 가지고 반대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도 대략 네 가지 입장이 있다.

(1) 가장 적극적 반대론자들은 아무래도 피해의 직접 당사자인 성산주민들인데, 그들은 평생 동안 일궈온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적극 반대할 수밖에 없다.

(2) 국제자유도시라는 개발주의전략에 반대하고, 환경과 생태, 여성과 인권 등을 강조하며 미래비전의 근본적 수정이라는 차원에서 개발전략의 연장선에 있는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3) 제2공항의 공군기지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평화라는 각도에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토부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사타용역과 전혀 달라진 기본계획안은 이 사람들의 합리적 의혹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4) 지속가능한 발전, 즉 미래비전의 수정까지는 아닐지라도 제주의 환경적, 사회경제적 수용능력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를 강조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의 입장과 논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반대가 더 도민의 숙원인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찬성과 반대라도 그 이면의 근거와 배경을 따져보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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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봉수 제주대 교수.
어쩌면 제2공항 갈등은 제주사회의 미래방향과 관련하여 총체적인 문제들이 동시에 분출된 갈등이라고 여긴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만 있다면 제주사회와 도민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방법도 나왔다. 도민공론조사가 그것이다.

공항인프라 확충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에 따라 기존 공항 개선안과 제2공항 건설안 중에 선택도록 하면 될 것이다. <강봉수 /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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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2019-07-25 14:15:39 | 211.***.***.86
나는 제주도 제2공항을 진심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정말 소수의 반대 인맥들 이젠 재수없는 교수까지 포함되었네!진심으로 먼 미래의 제주 후손들을 위한다면 지금 당장 눈앞에 콩고물만보지말고 멀리 좀 바라봐라!이 답답이들아!ㅉㅉㅉ

철면피 2019-07-23 10:40:18 | 221.***.***.99
미쳤어!
제2공항 하지 못해서 ???

신공항 추진결정은 원지사의 공적이라고해서

현수막달라고 시달해서 읍면동 총 동원된 적이 있지요

2019-07-16 04:00:39 | 116.***.***.162
강교수의 지난 기고문과 이번 글을 함께 고려해보면, 이분의 주장이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어보면, 반대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합리적이고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있고 찬성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소수이며 개발이익에만 집착하는 사람들로 몰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양쪽모두 그런 흑백논리로 정리해서 반대주장을 하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기초한 주장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 봅니다.

도민만이 아닌 국민모두의 숙원사업! 2019-07-15 22:23:43 | 121.***.***.232
제주도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국민의 안전과 편익 그리고 제주와 국가의 미래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한중일과 동남아시아까지 아우르는 지정학적 장점과 4계절 천혜의 관광자원까지 갖춘 제주는 홍콩,싱가포르보다 경쟁력이 있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창이공항이나 첵랍콕공항같은 공항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제주는 쇼핑,관광,컨벤션산업이 발달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개인이든,회사든,국가든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 가치를 극대화해야합니다.

cf)2018.7.16 KBS다큐"공항,새로운 길을 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