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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육교사 살인혐의 택시기사 '무죄' 선고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7.11 16:15:00     

제주지법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능력 인정 안돼"
10년 전 장기 미제 사건, 다시 미궁으로

10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여교사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11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씨(49)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청바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 없이 임의제출 받았으며, 위법하게 압수된 박씨의 청바지와 여기서 나온 미세섬유 증거 및 분석 결과 모두 증거로 인정할만한 능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박씨의 사건 당시의 통화내용 삭제, 운전면허 재발급 등을 받지 않거나 관련 사건 검색 등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할만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제출한 정황상 증거로는 혐의 입증이 모두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측은 공판에서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수도 있다는 모든 가정을 세우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미세섬유와 관련된 법의학적 증거, 폐쇄회로(CC)TV영상, 과학 기술 등을 통해 피고인이 범인이라는 실체적 진실을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성폭행하는데 실패하자 살해한 뒤 차가운 배수로에 방치했다"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중형선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박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지난 10년간 열심히 살아왔는데 경찰 조사를 받으며 저와 가족이 상처를 받았다"면서 "제대로 된 판결이 나와 마음 편히 살 수 있으면 좋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측도 "(검찰이 제시한)미세섬유가 피고인 및 피해자의 옷과 동일하지 않다. 피고인의 택시에 많은 사람들이 탔다는 점에서 (미세섬유 만으로)피해자와 피고인이 만났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증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미세섬유' 증거의 채택여부가 최대 쟁점이 됐는데, 재판부가 이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박씨는 무죄로 풀려나게 됐다.

한편, 이 사건은 2009년 2월 1일 새벽 귀가하던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씨(당시 26. 여)가 실종된 후, 일주일만인 2월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채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본부를 설치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10년 넘게 미궁에 빠져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렸다.

경찰은 지난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온 박씨에 대해 두번의 구속영장 신청 끝에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사건 당시 택시운전사였던 박씨는 실종당일인 2월 1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에서 자신이 운전하는 택시에 탑승한 이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사건 발생 당시에도 유력 피의자로 지목됐으나, 당시 부검 결과에 따른 피해자의 사망 시점에 알리바이가 확인돼 조사 과정에서 풀려났다.

이후 추가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수사가 장기화됐다.

그러다 지난해 경찰이 장기미제수사팀을 구성하고 동물 사체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사건 당시 나왔던 피해자의 사망 시점을 재특정하고 증거를 보강해 지난해 5월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직접 증거로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의 재감정을 통해 피해자의 가방과 치마에 묻은 박씨의 바지 섬유증거를 추가 확보하고, 박씨의 차량 트렁크 등 3곳에서 피해자의 치마에서 나온 섬유질과 유사한 섬유증거를 추가 확보해 같은해 12월 21일 박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법원은 박씨에 대한 증거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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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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