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전지역조례 '부결'...제2공항 찬반 프레임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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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전지역조례 '부결'...제2공항 찬반 프레임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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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표결결과 '찬성 19명, 반대 14명, 기권 7명'
민주당 '표심 분산' 결정적...제2공항 '견제기능' 실종 우려

제주 제2공항 논란과 연계해 제주사회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던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 시도는 결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 벽을 넘지 못하며 무산됐다.

제주도의회는 11일 오후 2시 제3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지난 5월 임시회 때 환경도시위원회 의결을 거쳐 올라온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과반 찬성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부결 처리했다.

표결 결과 재석의원 40명 중 찬성 19명, 반대 14명, 기권 7명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결' 결과는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표심 분산이 결정적이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조율했으나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표결에 임하기로 하면서 과반 찬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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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안에 대한 표결결과.ⓒ헤드라인제주
실제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서는 강성민, 박호형, 송영훈, 임상필, 조훈배, 의원 등 5명이 '반대' 표를 던졌고, 김경학, 김희현, 고용호, 고태순 의원은 '기권'했다.  고현수 의원과 윤춘광 의원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김태석 의장을 비롯해 강민숙, 강성의, 강철남, 김경미, 김용범, 문경운, 문종태, 박원철, 송창권, 양영식, 이상봉, 이승아, 정민구, 좌남수, 현길호, 홍명환 의원 등 17명에 그쳤다.  

민주당 소속 외에서는 정의당 고은실 의원과 김창식 교육의원 2명이 '찬성'을 했고, 나머지는 반대 또는 기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명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조례 개정안은 관리보전 1등급 지역에서 항만.공항 사업을 하고자 할 경우 도의회 동의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조례로 정하는 공공시설 중 보전지구의 각 1등급지역 안에서 설치할 수 없는 시설에 '항만'과 '공항'을 추가했다.

즉, 관리보전지역에서 공항.항만 등의 대규모 기반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사전에 보전지역 해제 등의 도의회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제2공항 건설 부지 내 관리보전 1등급 지역은 5곳에 전체 면적은 4만4582㎡에 이르고 있는데, 이 조례가 통과될 경우 제2공항 사업도 도의회 동의가 있어야 한다.

홍명환 의원은 "이 조례는 제2공항 찬반 입장을 떠나 보전지역 관리조례는 절대보전지역과 관리보전지역 1등급은 제주특별법상 동일하게 관리해 나가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고 밝혀 왔다.

그는 "또한 이 조례 개정은 관리보전지역에서 공항과 항만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할 경우 도의회에서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검토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차원도 있다"면서 의원들을 설득해 왔다.

그러나 제2공항 찬반 프레임에 갇히면서, 조례 개정은 무산됐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채 강행되면서 큰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례 개정 무산으로 제주도의회에서는 제2공항과 관련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김 의장은 이날  임시회를 마무리하며 폐회사 낭독을 생략하고 대신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말을 남겼다.

1905년 장지연 황성신문사 사장이 일본의 강요로 을사조약이 체결된 것을 슬퍼하며, 민족적 울분을 토한 논설의 제목으로, "이날, 목놓아 통곡하노라"라는 의미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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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2019-07-12 19:41:56 | 59.***.***.80
반대한 소신 양심 도의원들
존경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