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나무 지름이 3.3cm?" 비자림로 환경평가서 '거짓'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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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 나무 지름이 3.3cm?" 비자림로 환경평가서 '거짓'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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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녹색당.비자림로시민모임, 비자림로 인근 식생조사표 문제점 지적
삼나무 숲 훼손 논란 속에 중단됐다가 지난 3월 가까스로 재개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대천동~송당) 확.포장 공사가 결국 두달 여만에 다시 전면 중단된 가운데, 이 공사의 기초자료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보고서가 거짓으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평가보고서에 포함된 식생조사표가 이른 바 '복사 붙여넣기'됐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엉터리로 숫자 몇개만 바꿨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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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은 17일 오후 제주도청 앞 천막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자림로 건설 사업의 전면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이 의혹을 제기한 부분은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보고서에 있는 대천사거리(1지점)과 거슨새미오름 교차로(3지점)의 식생조사표. 

이들이 공개한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식생조사표에 따르면 지도상으로 대략 2km 가량 떨어진 두 지점에 자생하는 수종 비율과 나무 높이 등을 나타내는 수치들이 거의 대부분 동일하다. 식생조사 지점의 좌표와 조사 시점 역시 같다. 

최소한 해당지역에 대한 식생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이에 더해 "두 지점에 대한 식생조사표가 비전문가에 의해 '거짓'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근거로 식생조사표에서 유일하게 다른 부분인 양 지점의 교목층(6m 이상 수목)의 곰솔의 '피도'와 'DBH' 수치를 제시했다. 피도는 일정 구역 안에 해당 수종이 서식하고 있는 비율을 의미하고, DBH는 사람의 가슴 높이에서 측정한 나무의 지름을 뜻한다.

단순 식생조사표 작성과정에서의 실수라면 모든 수치가 같아야 하는데 유독 이 수치만 순서가 바뀌는 방식으로 달리 표기됐다는 것이다. 

1지점 식생조사표에는 곰솔의 피도 3.3, DBH 39라고 표기됐고, 3지점 식생조사표에는 피도 39, DBH 3.3이라고 표기됐다.

식생조사표대로라면 3지점에서 관측된 높이 6m 이상의 곰솔의 지름은 3.3cm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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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림로 일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 내에 포함된 대선사거리(1지점, 왼쪽), 오른쪽은 거슨새미오름 교차로(3지점) 식생조사표. 붉은 색 동그라미 부분은 문제가 제기된 목솔의 '피도'와 'DBH'. '1지점', '3지점'이라는 위치 표시와 교목층 곰솔의 '피도', 'DBH'를 제외한 모든 수치가 동일하다. ⓒ헤드라인제주

이들은 "식생조사표를 '복사 붙어넣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소행이 탄로날까봐 이 부분의 수치만 순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수치를 바꾸는 조작도 비전문가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조사표에서 교목층 곰솔의 DBH가 3.3이라는 의미는 6m가 넘는 나무의 지름이 3.3cm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피도'의 표기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피도의 표기는 'X.X' 방식으로 표기되는데, 3지점의 식생조사표에 표기된 곰솔의 피도 '39'표기됐다. 이러한 표기 방식은 없다"며 "이 역시 비전문가에 의해 조작된 정황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거짓으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시작된 비자림로 도로건설공사는 무효"라며, "비자림로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재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의회와 제주도는 제도적 논의를 통해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제주도내에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비자림로 일대를 생태보전 1등급으로 지정하고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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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모 2019-06-17 21:41:12 | 175.***.***.123
비자림로 숲을 보존해서 자랑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