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른들이 결정?...원 지사 면담 안하면, 등교거부"
제주도내 5개 중.고등학교 학생 18명은 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도 제주도'(약칭 우주모임)라는 모임의 출범을 선포하며, 본격적 '청소년 행동'의 시작을 알렸다.
참가한 중.고교생들은 도청 앞에서 '우리는 오늘 침묵을 깨버립니다', '우리가 제주도다! 우리가 지킨다', 'STOP 제2공항 제주 파괴', '제주 미래는 청소년에게 물어라! 제2공항 거부!' 등의 피켓을 들고 제주도 환경을 파괴하는 각종 개발사업의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가 살아 갈 제주의 미래를 어른들의 손에만 맡기지 않겠다"면서 "제주 제2공항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공항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 어른들끼리 결정하지 말고,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공론화 절차를 거치라는 요구이다.
이들은 "어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모른다고 어린애 취급하며 무시하고 우습게 볼 것도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오늘, 제주 환경을 지키는 청소년 모임 '우리도제주도' 결성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제주도'는 오늘부터 제2공항과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거부하고, 제주 전역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숨죽이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모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우선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제2공항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들은 "만약 오늘 공개신청 된 면담이 거부되거나 6월 14일까지 성사되지 않을 시, 등교거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등교거부와 함께 참여 청소년) 각자 소속된 학교 안에서 피케팅을 할 것"이라며 "선생님들이 공부나 하라고 말씀하시니, 우리가 직접 제주의 현실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토크콘서트를 열고 우리의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확산하겠다"면서 오는 9일 오후 2시에는 제주시 중앙로 77 지하에 소재한 공간 '관심사'에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를 주제로 청소년 토크콘서트를 열고 청소년들끼리 문제 의식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0일부터는 환경 파괴 반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모아낙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제주도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나섰다"며 "우리는 어른들이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써준 글을 읽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오래도록 살아갈 제주를 지키고 싶은 청소년"이라며 "어른들은, 부디 우리의 소리를 어린아이 억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번이라도 곱씹어 생각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피력했다.
또 "어른들이 제주에만 있는 오름을 망가뜨리는 걸, 관광객이 난장판 치는 걸 알고 있다"면서 "제2공항이 들어오면 제주 공동체가 깨지고, 이미 사람들이 많이 들어 와 여러 문제들이 생겼는데 사람을 더 들이겠다는 것은, 제주도를 콩나물 시루처럼 만들겠다는 말인 걸 알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는 어른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미래에 살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받을지 고민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고, 교육청이나 선생님들이 이 모든 것들을 우리 학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른들의 잘못된 결정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치우는 게 결국 우리의 몫인 걸 알고 있다"고 피력했다.
동료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우리와 같은 청소년들은, 절대 가만히 앉아서 노예가 되지 말고 행동하자"며 "모두들, 우리와 함께 제2공항을 반대하고 제주의 환경을 지켜가자"고 호소했다.
김 양은 "우린 계속해서 이 땅에서 생존을 하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갈 것이다. 소수의 욕심으로, 잘못된 판단으로 무너져 내리는 땅이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만약 앞으로도 제주의 난개발이 막아지지 않는다면 학교를 빠지고 1인 시위를 하거나,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학생 이모군은 "원희룡 도지사가 재임에 성공하면서 제주 제2공항은 이제 진짜 가까이 다가오게 됐다"면서 "제주도에 사는 제주도민의 일원으로서 저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군은 "제2공항은 지역 사람들의 생활을 악화시키고, 현대판 소작농이라고들 불리는 자영업자들에게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경쟁력이 있는 유명 브랜드의 가게들이 입점할 것이고, 결국 그 지역의 골목상권을 죽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제2공항 주변 오름 훼손과 철새들의 서식지 파괴 등 문제를 거론하며 "환경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현대사회에 이런 개발이 과연 옳은 개발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제2공항이 제주도만의 고유한 매력을 없애고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제주도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수를 어느 정도 제한하던가 해야지 절대로 제주 제2공항을 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등학생 이모군은 "우리사회에는 학생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되는 암묵적인 룰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제주의 하수처리문제, 지하수 고갈문제, 비자림로 확장공사, 제2공항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많은 학생들이 알지 못하고 공부에만 집중하며 사회에 관심을 가질 시간조차 없어서, 그런 문제들을 많이 알리기 위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른들만 믿고 공부나 해라', '가만히 있으라' 언제까지 이런 소리나 들으며 살아야 하나"라며 "우리도 생각이 있고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 또한 알고 있다. 우리는 침묵해야 할 존재가 아니고 앞장서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 내고 행동해야 될 주체"라고 말했다.
이 군은 "이미 환경은 심하게 파괴됐고 인간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돼 왔고 제주의 쓰레기가 오갈 데 없이 쌓여가고, 더러운 똥물이 역류하거나 바다에 흘러들어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명의 목소리는 너무 작고 바꿀 능력이 없다"면서 "하지만 그 작은 목소리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결국은 큰 목소리가 될 것이고 이 큰 목소리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제2공항과 비자림로 확장공사, 동물테마파크 등 난개발에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전문] '우리도 제주도' 청소년 모임 결성 기자회견문
우리가 살아 갈 제주의 미래를 어른들의 손에만 맡기지 않겠습니다.
제주 제2공항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제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신경 쓰지 않으면 제주도를 신경 쓸 이들이 없다는 생각에, 우리가 앞으로 제주에서 살아갈 사람들이란 생각에 6월 6일 제주를 지키는 마음으로 뭉쳐서 목소리를 냅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제주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제주에만 있는 오름을 망가뜨리는 걸, 관광객이 난장판 치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2공항이 제주에 절대 득이 되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것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제2공항이 들어오면 제주 공동체가 깨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미 사람들이 많이 들어 와 여러 문제들이 생겼는데 사람을 더 들이겠다는 것은, 제주도를 콩나물시루처럼 만들겠다는 말인 걸 알고 있습니다. 비자림로 확장 공사가 제주의 작은 허파를 절개해 아스팔트로 채우는 끔찍한 사업인 걸 알고 있습니다. 제주 곳곳이 개발되면 우리가 기억하는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도, 우리가 돈을 벌어서 집을 살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주의 환경이 미래에 우리의 자원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른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미래에 살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받을지 고민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교육청이나 선생님들이 이 모든 것들을 우리 학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어른들의 잘못된 결정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치우는 게 결국 우리의 몫인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모른다고 어린애 취급하며 무시하고 우습게 볼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제주 환경을 지키는 청소년 모임 '우리도제주도(우주모임)' 결성을 선포합니다. ‘우리도제주도’는 오늘부터 제2공항과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거부하고, 제주 전역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숨죽이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모아 아래와 같이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1. 원희룡 도지사님에게 제2공항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면담을 공개 신청합니다.
만약 면담이 거부되거나 6월 14일까지 성사되지 않을 시, 등교거부를 할 예정입니다.
2. 각자 소속된 학교 안에서 피케팅을 할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공부나 하라고 말씀하시니, 우리가 직접 제주의 현실을 알리겠습니다.
3. 청소년 토크콘서트를 열고 우리의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확산하겠습니다.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6월 9일(일) 오후 2시 / 제주시 중앙로 77 지하 ‘관심사’
4. 6월 10일부터 환경 파괴 반대 청소년 서명운동으로 목소리를 모아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제주도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나섰습니다. 우리는 어른들이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써준 글을 읽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오래도록 살아갈 제주를 지키고 싶은 청소년입니다. 어른들은, 부디 우리의 소리를 어린아이 억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번이라도 곱씹어 생각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청소년들은, 절대 가만히 앉아서 노예가 되지 말고 행동합시다. 모두들, 우리와 함께 제2공항을 반대하고 제주의 환경을 지켜가기를 바랍니다.
2019년 6월 6일 제주를 지키는 날
‘우리도제주도’ 일동
젊은 혜안인줄 알았는데 어른들 때문에 눈이 멀었구나!
앞을 볼줄 모르니 무엇을 기대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