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 격론..."성산 몰아가기"vs"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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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 격론..."성산 몰아가기"vs"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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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위원회 2차 공개토론, 입지선정 과정 놓고 '설전'
신도리 점수 조작, "고의로 배제"vs"최적화 거친 것"

지난 2015년 11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입지선정 과정의 문제점과, 당시 진행된 용역의 문제점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위원장 강영진)는 29일 오후 2시30분 제주도 농어민회관 대강당에서 제2차 도민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강영진 검토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는 반대측 검토위원인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박찬식 공동대표와 문상빈 공동집행위원장, 정부측 위원인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신공항계획팀장, 전진 국토교통부 신공항기획과 사무관이 패널로 나섰다.

후보지 평가방법과 배점, 평가기준 문제 등 '입지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2차 토론회에서 반대위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보고서 논란 △성산읍 입지 문제 △신도리 고의 탈락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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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2차 공개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ADPi제안 기각 이유, 제주공항 관제 능력확충 공방

박찬식 대표는 "국토부는 ADPi가 제주공항 단기확충만 검토했다고 하는데, 보고서 내용을 보니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국토부는 보고서 공개 이후 ADPi 연구 내용과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해 단기확충만 받아들였고, 장기확충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아 기각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ADPi 검토와 관련해 누가, 언제, 어떻게 회의를 했는지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한달 전 정보공개 청구를 하니 어제야 답변이 온 것이 단순히 주민설명회에서 설명한 자료들만 왔다"며 국토부가 관련 자료를 숨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ADPi의 경우 세계적인 공항관련 엔지니어링회사인데, 이 회사에 1억3000만원을 주고 하도급을 맡겼다. 제주공항 사전타당성용역 비용의 20% 수준"이라면서 "국책연구기관에 있는 연구원들은 이 정도 내용이라면 사타용역의 한 챕터 수준으로 들어갔어야 한다고 하는데, ADPi에 용역을 발주했던 사실 조차 알려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ADPi보고서가 은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제윤 팀장은 "ADPi보고서의 내용이 사전타당성용역에 담기지 않은 부분은 본인이 답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ADPi보고사항이 전혀 반영되지는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제주공항 단기인프라 확충 관련, 에어사이드만 터미널을 빼고도 520억원 정도 투자해 용량 늘리려 하고 있고, 고속탈출유도로 확충해 용량이 늘었다"면서 "다만 관제용량 부족 등 문제가 있다"며 나머지 충족하지 못하는 내용 때문에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ADPi보고서에서 가장 결정적인 관건은 관제시스템 개선"이라면서 "ADPi는 중국이나 아프리카에서도 용역을 다 하는 회사로, 그런 회사가 무책임하게 그 나라 실정에 맞지도 않게 제시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실정 들여다보고 개선 가능한 수준에서 제안하지, 이상적인 것만 제안하는 용역회사라면 우리가 용역 맡길 수도 없다"면서 "물론 시간이 없어 세밀한 부분까지 못봤겠지만, 그런것까지 감안해 내놓은 제안인데 이상적이고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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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2차 공개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박 대표는 이어 ADPi보고서에 언급된 미국 라과디아 공항의 사례가 제주공항의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이 팀장의 주장에 대해 "그래서 라과디아 공항의 경우 시간당 80회 운항이 가능하지만 ADPI는 제주공항에 60회 가능하다고 한 것이고, 실제 제주도 장기수요 4천만 정도를 수용하는 데는 52회면 충분한데, 그것도 못 한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또 "APDi보고서를 보면 제주공항 관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아직도 종이들고, 유선으로 한다고하면서, 사실상 '한심하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문상빈 집행위원장은 "라과디아는 제주공항보다 면적이 작고, 활주로의 길이도 짧다"면서 "국토부와 관계자들이 라과디아 현장을 방문해 조사한 보고서에도 시간당 80회 운항이 정리돼 있고, 국토부에 자문보고서를 제출한 버지니아텍 역시 라과디아의 사례를 언급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 ADPi는 단기과제와 장기과제를 분명하게 제시했는데, 국토부측은 안 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면서 "ADPi나 버지니아텍 등이 실제적이라고 제안했는데, 왜 불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국내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만 하고, 구체적인 이유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주공항의 관제 문제는 이미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었다"면서 2013년과 2017년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충돌 위기 당시 '관제탑 벽의 기둥이 너무 두꺼워서 비행기 이착륙 확인 못한 문제'라는 내부 감사 결과와, 제주공항 레이더 및 통신장비의 내구연한 초과 문제 등 수년간 관제 인프라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그러자 전진 사무관은 "제주공항 관제탑 개선은 진행중이고. 관제사각문제와 통비확충 위해 사업비 207억원의 예산을 잡아 추진중"이라면서, "관제 시설과 인력이 개선돼도, 관제만이 아니라 공역과 항로, 절차개선, 공항인프라 증대가 어우러져야 수용능력 확장된다"며 제주공항 인프라 개선이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관제 이야기 하다가 막히면 다른 부분이 충족돼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논점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꼬집은 뒤, APDi에서 이정도 가능하다고 했으면 정말 가능한지 시뮬레이션 해보고, 정말 안될 것 같으면 모르지만, 시뮬레이션 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성산입지, 군 공역-철새 의도적 배제" vs "문제 없어"

제2공항 성산읍 입지 선정에 대해 문 위원장은 "후보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산정에서 결정적인 결함을 발생시켰다"며 사실상 후보지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군 공역 문제의 경우, 배점이 높은 항목임에도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에는 전혀 중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었다"면서 "이후 용역진과 국토부 모두 용역이 겹친다고 인정했지만, 왜 배제했는지에 대해서는 명백히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전 사무관은 "후보지 입지평가는 향후 공항 입지와 운영의 적정성 등 다각도로 보고 진행한다"면서 "해당 공역은 해군의 훈련공역으로, 나중에 공역 조정이 용이하다고 판단해 중첩됐음에도 (후보지로)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쉽게 조정이 될 것이면, APDi권고사항 관련해서도 군공역 조정 권고사항에 대해 '함부러 조정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고무줄처럼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평가 항목에 넣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전 사무관은 "군 작전공역은 4개로 구분되는데, 이 중 가장 낮은 등급이었고, 이런 것까지 감안해 향후 조정가능성까지 검토했던 것"이라고 해명했고, 박 대표는 "(사타에서는 넘어갔다가)지금 와서 따져보니 그렇다는 것"이라며 "실제 그런 사유가 있었다면 최소한 아래쪽에다가 한줄이라도 써야 하는데 아무 설명도 없이, 군공역이 똑같이 겹쳤는데 난산은 감점하고 성산은 감점 안했다"고 성토했다.

문 위원장은 "성산 후보지를 최종후보지로 선정할때, 대수산봉은 명백하게 절취하는 것으로 판단했고, 군공역도 겹치지 않는다며 점수 배정 다 했던 것"이라며 "이런 배점들이 하나하나 연결돼서 종합해 보면 순위가 바뀌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문 위원장은 또 성산 후보지 인근 3개 철새도래지가 존재함에도 1개 철새도래지만 검토된 점 등을 꼬집었다.

그는 "성산 인근에는 하도.종달.오조리 철새도래지 3곳이 있는데, 이것은 버드스트라이크로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철새도래지 유무와 거리는 중요한 문제"라면서 "당시 공항입지 주변 약 8km에 철새도래지가 2곳 더 있었는데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철새 문제는 이동성 장애물이라고 해서 장애물의 한 종류로 평가했는데, 제주에서는 항목 자체가 빠졌다"면서 "만약 제2공항 짓는다면 철새도래지를 다 없애야 한다. 새가 못오게 폐쇄해야 하는데, 항목 자체가 안들어간게 심각한 오류이자 결함"이라고 강조했다.

전 사무관은 "철새 포함되지 않은 것은 맞고, 옳고 그름은 말 하지 못하겠다"면서도 "하도리의 경우 재조사 용역에는 (항공기와 철새의 비행고도)고도 차이로 피할 수 있다고 됐고, 오조리.종달리는 도면 보면 진입표면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저희는 진입표면에는 없어서 문제 없다고 판단했는데, 전략환경영향평가 추진중으로, 철새 전문가들이 면밀히 조사해서 위험성이 있다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위원장은 "대책이라면 철새 도래지를 없애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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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2차 공개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신도 해안가 입지 의도적 배제" vs "수월봉 훼손 우려"

탈락한 대정읍 신도리 입지와 관련해 박 대표는 "신도2입지를 애초 1단계에서 평가할때 위치가 아니라 신도1이 있던 곳으로 이동시켜 버렸다"면서 "신도1이 소음때문에 탈락했는데, 신도2를 (신도1 인근으로)옮겨버리니 당연히 탈락했다"고 의도적으로 신도2 후보를 탈락시키기 위해 위치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2년 제주공항 개발구상 용역에서는 신도리 해안가에 활주로 2개 짜리 입지를 검토했는데, 활주로를 1개만 한다면 주거지역 소음피해는 거의 없었을 것"이라면서 "수월봉 문제가 있어 배제했다고 하지만, 수월봉 아래쪽으로 얼마든지 부지가 있었다"며 의도적으로 신도리를 배제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사무관은 "해안가 부지의 경우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활주로를 바닷가에 설치하는 것은 수월봉 훼손 문제와, 장래에 항공기가 운항하게 되면 진출입로가 직선으로 가능한지 검토되고, 그럼 대정읍 소음피해가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문 위원장은 "2012년 당시에는 수월봉 인근 400여m에 활주로를 검토했던 것"이라면서 "저희는 그 아래로 공간이 있으니 왜 이곳에 검토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 사무관은 "검토위를 통해 다시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전 사무관은 "수월봉이 표고가 78m로, 여러가지 봐야 하지만, 해안가는 장애물 제한표면에 따르면 위도로 경사를 했을때 수월봉까지 1.5km라면 수월봉이 장애물 진입표면에 들어오는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그 부분(수월봉의 장애물 진입여부)은 계산해 보겠다"고 말한 뒤, "평가가 잘못됐다는 이유는, 성산에 하지 말고 신도에 제2공항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 반대위의 주장이 신도리가 제2공항으로 적절하다는 것이 아닌, 성산읍 입지선정 과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임을 강조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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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2019-06-01 13:54:38 | 27.***.***.134
마지막 신도 해안가 후보지(가상)는 수월봉에서 뻗어내린 화산쇄설층 위치까지의 거리가 1.5km인데, 토론회 당시 잠시 혼동했네요. 수월봉 정상 위치까지는 2.9km 떨어져 있어서 진입표면에 전혀 저촉되지 않습니다. 기사를 보고 수월봉에 저촉될 거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거 같아 댓글 남깁니다.

박찬식 2019-06-01 12:52:20 | 27.***.***.134
기사 내용 중 일부 오류가 있어 바로잡습니다.
"그래서 라과디아 공항의 경우 시간당 80회 운항이 가능하지만, ADPi는 제주공항에 52회 정도를 제안한 것" -> "그래서 라과디아 공항의 경우 시간당 80회 운항이 가능하지만 ADPI는 제주공항에 60회 가능하다고 한 것이고, 실제 제주도 장기수요 4천만 정도를 수용하는 데는 52회면 충분한데, 그것도 못 한다는 말이냐"
이런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ADPI는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교차활주로로 사용할 경우 시간당 52회가 아니라 60회가 가능하다고 제시했습니다.

이유기 뭔지 2019-05-29 18:52:53 | 211.***.***.142
도대체
반대하는 자들의 목적이 뭔지?
5조원의 사업비를 제주에 준다해도 지금까지 반대나 하고 있나.
그리고 박찬식은 제주민도 아닌데 반대의 주동에 서 있어요.
박찬식이 제주민도 아닌데 제주를 대표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