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송인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故허장옥 부의장 영결식 추도사
상태바
[전문] 송인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故허장옥 부의장 영결식 추도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존경하는 故 허창옥 동지!

마음 깊은 곳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고 슬픔을 견디며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지금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먼 길에 당신이 있는 것입니까?

환하게 반기는 털털한 웃음으로 마음을 함께 하던 그 모습이 너무나 선한데, 어려울 때일수록 용기를 내자던 당신의 따스한 말 한 마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들리는것 같은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현실에 가슴이 너무나 먹먹합니다.

허, 창, 옥!

당신은 제주 농민들에게 가장 빛나는 등불이었습니다.

허, 창, 옥!

당신은 제주 농민들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제주도의 많은 농민들은 새벽부터 밭으로 향하던 바쁜 일손을 멈추고, 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영원한 벗이었고, 함께 하는 동지였던 제주의 농민들이 오늘 당신의 이름을 껴안으며 가슴으로 울고 있습니다.

허창옥 동지!

병마와 싸우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제주 농민들을 걱정하시며 제 손을 꼭 쥐던 그 모습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삶에는 오직 농업, 농민, 농촌의 행복만이 전부였습니다.

20대 그 젊은 날, 당신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구자가 되어 먼저 걸어갔습니다.

농민운동의 불모지였던 제주도에 '대정 농민회'를 창립하여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이 정당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농민운동의 선봉장으로 일하던 당신은 참으로 올곧은 의자를 가진 청년이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음이 있었기에 제주의 많은 농민들이 당신의 길과 함께 했습니다.

마음을 다하는 진심이 있었기에 제주의 많은 농민들이 당신에게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일방적인 WTO 체제와 한미, 한중 FTA 등 제주 농업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장 앞선 자리에는 당신이 있었습니다.

눈물로 호소하고, 치열하게 투쟁하며 제주 농업을 지키고자 했던 당신은 제주 농민들에게 가장 빛나는 별이었습니다.

당신은 말했습니다.

전농제주도연맹 의장으로 활동하며 동지들과 막걸리 한 잔에 제주 농업의 미래를 위하여 밤을 지새우며 토론하고, 농민들이 좋은 수확의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있다고.

아직도 더 들어야 할 말이 아주 많이 남아 있는데,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너무나 보고 싶을텐데 이제 누가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단 말입니까? 누가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허창옥 동지!

당신은 참으로 소신과 원칙이 있는 멋진 정치인이셨습니다.

3선 도의원으로 일하면서 농민의 대변자가 되어 모든 열정을 다 바친 걸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농업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농민의 한숨과 웃음을 함께 한 진정한 농민의 벗이었습니다.

제주땅이 무분별한 투기와 난개발로 훼손되는 걸 막기 위하여 맞서 싸울 줄 아는 당당한 도의원이었습니다.

제주도를 너무나 사랑하였기에 제주도를 지키고 제주도가 올바른 미래 가치로 나아가는 길이라면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행동하는 실천으로 올바른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에게는 고향의 송악산을 품어 안은 드높은 기개가 있었습니다.

당신에게는 고향의 그 푸른 모슬포 바다를 껴안는 사람다움의 꿈이 있었습니다.

요 며칠 당신이 뛰어 놀고 자라고 농사를 지으며 꿈을 키우던 대 정읍 상모리를 찾아 갔습니다.

당신을 그리위하는 많은 사람들과 눈물로도 끝나지 않는 슬픔을 나누었습니다.

마늘 수확할 때마다, 당근 재배를 할 때마다, 감귤꽃이 열릴 때마다 많은 농민들이 당신을 그리위하며 이제는 볼 수 없는 부재감으로 가끔은 텅 빈 마음이 되어 먼 하늘만 쳐다보게 될 것임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나 그리워하지만은 않겠습니다.

당신이 그리도 간절히 바란 제주 농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몫입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갔지만 당신의 열정과 마음을 닮은 제2, 제3의 허창옥이 제주 농업의 밝은 내일을 열어갈 갈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먼 훗날 당신을 다시 뵙게 될 때, 그 뜻 이어받아 열심히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당신의 동지가 되겠습니다.

당당한 당신의 벗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하늘에서는 한평생 짊어졌던 농민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 다 잊으시고 편안히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제주 농민의 마음에 영원히 꺼지지 않은 등불인 故허창옥님을 추모하며 츠모의 글을 올립니다.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2019.5.28

전국농민회초연맹 제주도연맹 의장 송 인 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