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연극 '목 마른 남자', 그는 물 한 잔을 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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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연극 '목 마른 남자', 그는 물 한 잔을 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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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JEJU 장애인연극제 첫 공연 무대 '성황'
24일까지 매일 한 편씩 연극 공연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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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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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 ⓒ헤드라인제주
삶의 마침표를 찍으려 했던 한 남자가 문득 갈증을 느끼며 물 한 잔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장애인연극 '목 마른 남자(연출 김상홍)'가 21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첫 상연됐다.

지체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진 장애인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진 이번 공연은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2019 JEJU 전국장애인연극제의 첫 상연작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바닷가 바위 위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주인공인 '한 남자'(김성일 님)의 한탄으로 시작됐다. 삶이 고달프다는 그의 넋두리에 객석은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숙연함도 잠시.

갈증을 느낀 주인공이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삶의 포기를 유예하고 길을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한다.

물을 찾으며 엮이게 된 깡패 무리에게 쫓기며 어떻게든 물을 마셔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한 남자'가 펼치는 활극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주인공은 처음 물 한 잔을 먹기 위해 찾았던 물다방의 여직원 전나리(박재원 님)와도 여러 우여곡절을 겪게 되며 친해지게 됐고 그 과정에서 새 희망도 얻게 된다.

전나리로부터 끝내 물을 얻게 된 주인공은 시원하게 물을 마신 다음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단지 물 한 잔을 갈구하던 주인공이 어느새 삶을 갈구하게 된 것이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단역배우들의 감초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체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수필가 이성복씨도 능글 맞은 물다방 손님 이씨로 분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의 극중 주인공이 어렵게 구한 물을 시원스레 들이켜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 공연. 극중 물다방 손님 이씨로 분한 수필가 이성복씨가 능청스런 연기를 펼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 공연. ⓒ헤드라인제주

이번 작품을 연출하고 직접 깡패 우두머리 역할로도 출연한 김상홍씨는 "극에서 주인공이 '물 한 잔'을 갈구하는 것은 물의 소중함에 대한 것과 삶에 대한 애착에 관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작품에는 속도감 있는 추격 장면을 많이 넣었다"며, "이를 통해 장애인 배우들도 정적인 작품만이 아니라 동적인 작품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희순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 대표는 앞서 열린 연극제 개회식에서 "이번 연극제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며, "장애인들도 여러분 곁에 살고 있다라는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주도의회 의원이면서 장애인 당사자이기도 한 고현수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고은실 의원 그리고 비장애인인 박호형 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극제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한 팀씩 연극을 펼치게 된다. 

공연은 이날 극단 서툰 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를 시작으로, 22일에는 (사)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극단 멋진친구들(서울)의 'connection', 23일은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서울)의 '내친구 상훈이', 24일에는 극단 도란토닥(서귀포)의 '아내의 선택' 공연이 차례로 이어진다. <헤드라인제주>

▲ 최희순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 대표가 공연에 앞서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 공연장.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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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극단 서툰사람들의 '목 마른 남자'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도의회 고현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공연장을 찾아 관객과 배우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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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이 공연장을 찾아 관객과 배우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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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박호형 의원이 공연장을 찾아 관객과 배우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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