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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제주 만들기, 환경수용력 논의 시작해야"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5.21 18:14:00     

천주교 제주교구, '지속가능한 제주' 토론회
"기반시설 이미 포화...제2공항 공론조사 필요"

▲ 21일 열린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성찰과 모색'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최근 10여년간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제주에서도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수용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21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에 소재한 김기량성당에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성찰과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송재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의 '제주의 지속가능성과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정영신 박사(도청 앞 천막촌 연구자 공방)의 '제주의 환경적, 사회적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방법론의 모색', 임영신 이매진피스 대표의 '관광정책의 세계적 동향과 지속가능한 제주 관광을 위한 제언'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송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제2공항 등 개발사업은 주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제2공항 문제 공론화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에 이어 권상철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와 고제량 사단법인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박찬식 육지사는 제주사름 대표,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 21일 열린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성찰과 모색'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제주의 개발, 관광객 아닌 지역 주민 위한 개발 돼야"

권상철 교수는 "최근 제주의 급속한 관광객과 인구 증가로 오버투어리즘, 투어리피케이션 등이 자주 언급되는데, 이는 환경용량 또는 수요능력을 고려한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주의 개발이 관광객이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개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는 1970년 국제 관광지로의 개발은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시작됐고, 이후 달러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국내 관광수요를 충족시키는 관광지로의 개발은 지속된다"면서 "국가 주도의 관광개발에 대한 지역 입장 반영이 부족해 제주도개발특별법이 제정되는 때에는 대립이 극심하게 표출되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군기지 건설, 그리고 제2공항 건설을 두고는 개발에서 낙후된 산남.동부 지역 발전을 위한다는 새로운 지역 스케일이 제주도의 발전과 함께 등장하며 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모습도 보인다"면서 "세계자연유산과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했다고 자랑을 하면서 이러한 세계 스케일로 제주의 개발을 바라보는 주장은 상대적으로 미흡해 논의를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제주의 개발.지속가능성 논의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으로 "양적, 그리고 질적 측면을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고 제기했다.

그는 "단순에서 복합적 사고로 확장할 필요가 있는 제2공항 논의의 경우 공항의 수용능력만으로 논의를 한정하기 보다 수용 인구를 제주의 사회기반시설, 환경수용능력과 더불어 고려해 보는 사고의 확장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관광객이 미치는 영향은 단순 수의 증가가 아니라 인플루언스(Influence)x인구(Population)x부(Affluence)x기술(Technology)로 고려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제주는 전적으로 지하수에 의존하는 지역이기에 '지하수는 생명수'라는 이야기를 이전에는 자주 했었는데, 언젠가 부터 사라진 듯 하다"며 "지하수에 기반한 환경용량, 수용력에 대한 논의를 다시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수용력을 양으로 논의하는 것, 즉 관광객, 인구 증가를 수용할 수 있는가에 더 나아가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가에 대해 제주도민과 더불어 관광객을 대상으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4000만 때거리 관광 아닌 적정수의 의미를 찾는 관광정책 필요"

고제량 대표는 "생태관광이라는 도구로 주민참여 환경보전, 지역경제 향상, 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지속가능한 제주를 지켜보고자 현장에서 마을 주민들과 대안을 모아 일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9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는 동백동산 선흘1리 마을의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마을공동체는 '동백동산의 보전과 선흘1리 주민행복'을 공동의 목표로 삼고 있는데, 생태관광은 이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좋은 도구로 쓰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 △민관협력 협의체 운영 △주민교육과 간담회 △협력 네트워크 구성 △협동조합 설립 △기본 토대 구측 등을 제안했다.

이어 "이런 과정에서 선흘1리는 주민 행복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게 됐고, 동백동산 보전 모니터링과 습지복원 역할을 하고, 마을 발전 지표를 세우고 달성하고 있다"면서 "이런 주민 주체적인 습지 보전과 활용 성공사례가 2015년 제12차 람사르총회에서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 정책'을 마련하는데 토대가 됐고, 2018년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세계인증을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이는 지역주민이 주체가 돼 자연을 보전하고 다시 그것을 현명하게 이용해 수익은 다시 환경을 보전하는데 재환원이 주민 복지 향상에 쓰이는 절제되고 균형잡힌 선순환 영향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제주도에서 일어나는 제2공항, 송악산뉴오션타운, 동물테마파크, 사파리, 예래휴양단지, 이호유원지, 오라고나광단지, 비자림로 등 나열하기도 버거운 난개발 사업을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면서 "제주관광은 4000만 때거리 관광이 아니라 적정수의 의미를 찾는 관광으로 제주 중심 가치를 배워가는 교육장 역할의 관광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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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열린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성찰과 모색'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과잉관광은 '침공'...공항 확충 규모, 도민들이 숙고할 시간 필요"

박찬식 대표는 "제주도의 관광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관광 경험의 질과 환경.생태의 장기적 지속가능성, 주민의 삶의 질에 있어 공통된 지점과 갈등하는 지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과잉관광은 검토가 아닌 침공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자연생태와 사회문화적 고유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의 관광객 증가는 관광 경험과 관광 자원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 국가들은 관광세를 도입하는데 이는 세계적 추세"라면서 "제주도 2020년을 목표로 숙박요금과 렌터카, 전세버스 등 이용요금에 사실상의 관광세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해 "제주에 2개의 공항이 필요하고 바람직한가"라고 전제한 뒤, "과잉관광에 대한 우려와 관광 개발 확대, 관광객은 유지하나 공항을 확충하자는 의견 이 세가지가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제주공항 단기 확충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완료시 현재 시간당 35회로 연 2950만명 수용 가능한 수준에서 시간당 40회 연 3200만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며 "제2공항을 멈추고 돌아 볼 시간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관광산업의 딜레마 중 하나는, 관광의 성장으로 수혜르 받는 집단과 그렇지 못하는 비수혜 집단이 뚜렷하게 나눠진다"면서 "제주도의 외형적 발전과 비교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있지만, 생활비의 증가가 소득 증가를 상회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나무가 잘려나간 비자림로와, 그 비자림로를 지키려는 문화제에서 벌어진 살벌한 충돌은 제주의 자연과 사회, 공동체와 개인들의 정체성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예시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오던 방향으로 10년, 20년을 더 간다고 할 때, 제주의 자연과 사회와 개인들이 어떤 모습일지를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개발의 광풍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면서 "도민들이 어떤 제주를 만들어 나갈 지 숙고하고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항을 어느 정도 규모로 확충할지, 어떤 방안이 좋을지는 그 다음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속가능한 제주, 도민 자기결정권 통해야...제2공항 공론조사 필요"

박원철 위원장은 '개발이 행복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 개발은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어야 한다'는 우루과이 호세 무이카 대통령의 2012년 브라질 리우 정상회담 연설문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 제주가 처한 상황에서 무이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관광객의 증가와 인구증가, 개발사업의 확대가 우리 도민의 삶과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은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수용능력을 초과한 개발과 관광객 증가는 환경을 파괴하고 범죄율을 높이는 등 사회적 부작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경험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우리 제주는 교통문제, 생활용수, 하수처리, 생활쓰레기 처리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현안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지만, 어느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

이라며 하수역류 사태와 지하수 적정이용량 초과 문제, 주차난과 교통문제, 불법 쓰레기수출 망신사태를 빚은 생활쓰레기 처리문제 등을 거론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월 제주관광공사는 '제주관광 수용력 관리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도민들은 관광객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은 관광객보다 교통체증을 더욱 심하게 느끼고, 관광객으로 인한 불편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수용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규정하는 데는 상당한 논란과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현재의 인구, 관광객 수준에서도 수용력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관광객 증가가 우리도민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의 가치관이 서로 다르듯 제주의 수용력에 대한 의견도 다를 거시라 생각된다"면서 "제2공항 개발로 인한 수용능력 확대가 과연 우리 제주도민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함께 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제주가 제2공항으로 인해 도민사회가 분열과 갈등에 빠지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받지 않도록 단정적이고 독단적 판단이 아닌 진정으로 우리 제주도민의 행복을 위한 원희룡 도정의 공론조사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속가능한 제주는 우리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임을, 도민의 행복도 도민이 결정하는 것임을 잊지 않는 행정과 정치가 실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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