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토양은 지역별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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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토양은 지역별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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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2) 선사시대의 제주농업

현재 제주에서 재배되고 있는 주요 농작물을 살펴보면 감귤을 중심으로 무, 마늘, 당근, 양배추, 감자, 양파, 콩 등 다양하다. 무심코 살펴보면 다양한 작물들이 지역마다 작목별 주산지를 이루고 있는 형태가 육지부와 별 차이 없는 것으로 비춰 질 수 있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육지부와는 다른 양상임을 알 수 있다. 작목별 주산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제주에서 가장 큰 요인은 화산폭발로 생성된 제주의 토양이 지역별로 달라 작목별 재배적지가 토양특성에 맞게 분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는 타원형의 화산섬인데 1950m의 한라산이 가운데 위치하고 주위에는 기생화산이 있다. 경사는 다른 지방에 비해 완만하며 해안에서 정상까지 15% 경사를 이룬다. 제주도 토양의 지질은 주로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한 화산토가 주를 이루며 분포된 주요 암석은 현무암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화산분출물인 용암이 해안 저지대를 덮고 있다. 

도내 중산간 지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기생 화산체인 오름은 늦은 화산 활동의 산물로서 368개로 그 숫자에서 세계적이며 중산간 지역의 경관을 주도하는 주요한 자원 일 뿐만 아니라 용암이 굳은 붉은색의 송이(scoria)로 되어있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제주도의 토양은 추자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화산회토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토양 모재는 현무암이며, 송이(Scoria)를 모재로 하는 토양이 주로 분포한다. 오랜 화산 활동을 통하여 형성된 지역이므로 토양 모재의 생성 시기와 퇴적 양상이 다르며, 토양 생성 요인의 고도에 따른 수직적인 변화가 크므로 동일한 모재의 토양일지라도 그 특성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제주에서는 식물 생육과 작물 재배에 불리한 화산회토를 ‘뜬땅’이라고 부르며, 화산회토가 변하여 일반 토양에 가까워진‘된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화산회토인 된땅의 대부분은 제주섬의 서북부 해안지역에 분포하는데 제1단계 화산 활동의 결과물로 용암이 물속에서 급속하게 냉각되어 2, 3, 4단계의 토양과 비교했을 때 치밀한 구조의 토양이 형성되어 양·수분 보유력이 높으며 건조 시 토양이 굳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반면 화산회토인 뜬땅은 2, 3, 4단계 화산 활동의 결과물로 공기 중에서 서서히 냉각되어 부드러운 특징이 있으며 물빠짐은 좋으나 수분을 머금는 기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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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토양의 분포. 자료=제주도농업기술원.
제주의 토양은 토색을 기준으로 크게 암갈색토·농암갈색토·흑색토로 구분된다. 일반토양에 가까운 암갈색토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의 토양이 모두 화산회토로 취급된다. 지역별로 화산폭발의 시점에 따라 토양이 다르게 형성되었는데 작물 재배의 관점에서 보면 지역 별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제주 서북부 지역의 비화산회토인 암갈색토, 남동부·북부·서부의 중산간 지역의 대표적 화산회토인 농암갈색토 , 제주 동부 중산간 지역의 흑색화산회토로 나뉜다. 이렇게 나뉘는 이유는 화산활동의 시기와 연관이 있다.

제주도의 농경지는 해안가 평탄지에 주로 분포하는데 서귀포시 지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토양은 농암갈색 화산토로 서귀포, 안덕면·중문동·남원읍·표선면 해안 지대에 분포하며 대부분 감귤이 재배되어지고 있다. 제주도의 동북부 해안 저지대인 구좌읍 김녕을 중심으로 해안에서부터 내륙까지 현무암의 용암지대를 이루는 흑색화산회토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용암층에는 특징적인 용암동굴이 발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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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내의 해안선을 따라 한경면 고산리, 대정읍 상모리, 안덕면 사계리, 성산읍 성산리 및 우도 오름 일대의 해안지역에 간헐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제주 동부 지역의 흑색화산회토는 배수 양호한 미사식양질토로 중산간 지역에서는 밭농사와 함께 목초 재배에 이용되며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당근, 감자, 무, 감귤 등이 재배되어지고 있다.

제주 서북부 지역에는 암갈색 비화산회토(된땅)가 분포되어 있어 예전에는 보리와 조 농사를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제주시 애월읍, 한림읍지역에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등이 재배되어지고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 지대에는 마늘이 재배되어지고 있다. 또한 서귀포시 강정동 해안과 호근동 하논 분화구에는 점토질 토양이 분포하여 마늘과 함께 벼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 참고자료: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2000),<제주토양원색도감>; 제주도 농업기술원, <교육자료‘제주도 토양의 분포>; 제주도 농업기술원 교육자료<작목별 재배기술>; 남인희(1985), <제주농업의 백년>;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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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등을 두루 거쳐 현재는 제주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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