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를 위한 작은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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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를 위한 작은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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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혜린 서귀포시 중앙동주민센터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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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혜린 서귀포시 중앙동주민센터 주무관. ⓒ헤드라인제주
비닐봉투는 물에 젖거나 새지도 않으며 다른 봉투에 비해 가볍고 심지어 가격이 싸다. 이러한 장점 덕에 우리는 흔히 비닐봉투를 사용하며 일상생활에서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비닐봉투 사용 규제가 시작됨으로써 비닐봉투와 함께하는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대규모 점포 및 슈퍼마켓에서는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고 일반 도소매업체에서도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물론 고기나 어패류 등 포장이 되지 않은 1차식품의 속비닐은 사용할 수 있지만 손쉽게 얻을 수 있던 비닐봉투를 내 돈을 주고 사야하거나 돈을 주고도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왜 우리는 이런 불편함을 감당하면서까지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말아야할까?

먼 미래 세대에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먼 미래를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당장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다.

비닐봉투는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기 어렵기 때문에 소각하거나 매립해서 처리해야하는데 소각할 때는 대기 중으로 유해물질이 배출되어 공기를 오염시키고 썩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버려진 비닐봉투는 우수관로를 막아 침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바다에 쌓여 쓰레기 섬을 만들기도 한다.

이토록 처리하기 힘든 비닐봉투를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약 211억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비닐봉투가 이제는 우리의 쾌적한 일상을 위협하는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편에서는 일반 비닐봉투를 대체할 친환경 비닐봉투를 개발하고 우리의 편리한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편리한 다른 무언가를 찾는 것보다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을 생각해 우리 스스로가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대형마트에 갈 때는 장바구니를 넉넉히 챙겨가고, 가방 한편에 에코백을 챙겨 일상에서 사용하는 작은 실천. 사실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고 힘이 드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에는 늘 책임이 따른다. 오늘날 청정제주라 불리는 이곳에서조차 미세먼지 어플을 핸드폰에 깔아두고 매일 체크해야하는 이 일상이 사실은 과거에 우리가 했던 그 편안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더 쾌적한 우리환경을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슈퍼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된 제주를 기대해본다. <나혜린 서귀포시 중앙동주민센터 주무관>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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