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목축문화 마을공동목장,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될까
상태바
제주 목축문화 마을공동목장,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신청 '마을공공목장' 검토 회의

제주 고유의 목축문화의 명맥을 잇고 있는 마을공동목장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오후 제주도청 별관 4층 회의실에서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신청 '마을공동목장' 검토를 위한 농어업유산위원회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도 농어업유산위원회 강승진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농어촌공사 백승석 차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정명철 농업연구사, 김두봉 의귀리공동목장 조합장, 장덕지 제주마문화연구소장 등 전문가와 목장운영자 등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오는 2022년까지 총 20곳의 국가중요농업유산을 지정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제주도내 마을공동목장을 농업유산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제주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마을공동목장의 농업유산 지정을 위한 공론 절차를 밟아간다는 방침이다.

20190425_174433662.jpg
▲ 2014년 기준 제주도내 마을공동목장 분포도. ⓒ헤드라인제주
한편 지난해 이뤄진 마을공동목장 실태조사 결과 52개 공동목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6809명의 조합원 8633마리의 소나 말 등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제주시 지역에는 한림읍 2곳, 애월읍 11곳, 조천읍 3곳, 구좌읍 11곳, 한경면 3곳, 동지역 4곳 총 32곳이, 서귀포시 지역에는 남원읍 5곳, 성산읍 1곳, 안덕면 3곳, 표선면 5곳, 동지역 4곳 18곳이 위치해 있다.

제주도내 마을공동목장은 고려 말 몽골이 '탐라목장'을 설치해 군마를 기른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 초에는 탐라목장을 개축한 '제주한라목장'을 설치해 지속적으로 확장했으나, 임진왜란 이후에는 운영이 부실해 지면서, 숙종 30년(1704)에는 십소장(十所場)으로 개편됐다. 십소장으로 개편됐을 당시에도 2만여필의 말이 사육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시대말 갑오개혁으로 공마제도가 폐지되면서 국마장(한라목장)은 폐장되면서 그 자리에 마을이 형성됐고, 일제강점기 우마증산 정책에 따라 1930년대 110여개의 공동목장조합이 마을단위로 설립됐다. 이후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지금은 50여개의 마을공동목장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공동목장에서는 잣성(돌담)과 순환방목 및 상산방목, 방앳불놓기와 마령밭 등 제주 고유의 목축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잣성은 십소장에서 한라산 방면 상한선과 해안가 방면 하한선으로 구분돼는데, 기르던 말이나 소가 한라산 산림지역으로 들어가는 일을 막거나 농경지로 들어가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축조돼 현재까지 대부분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동목장에서는 순환방목과 상산(上山)방목 등 제주의 전통방식의 목축문화가 이어져 왔다. 순환방목은 목장을 여러개의 구역으로 나눠 목초의 상태에 따라 구역을 이동하며 방목하는 방식이고, 상산방목은 여름철 진드기와 더위를 피해 한라산 백록담 남사면 초원지대까지 몰고가 서늘한 곳에서 방목하는 방식이다.

20190425_174430891.jpg
중산간 지역 마을공동목장. ⓒ헤드라인제주

이 공동목장에서는 제주 고유의 문화와 가치체계, 사회조직을 엿볼 수 있는 멤쉐와 번쉐, 백중제와 테우리코사(마불림제) 문화가 이어졌다.

멤쉐란 소를 맡아 키운 후 어미소가 낳은 송아지를 주인과 번갈아 나눠갖는 것이며, 번쉐는 소를 기르는 사람들끼리 당번을 정해 소 여물 등을 먹이러 다니던 공동체문화의 전형이다.

또 목장에 소를 올리며 우마의 번성을 빌었던 백중제와 테우리코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풀들이 자라도록 죽은 풀들을 불태우는 방애불놓기는 새별오름에서 들불축제의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현재에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와 구좌읍 하도리 등 공동목장에서 말을 사육하고 있는데, 2012년 말 기준 1081호의 농가가 전국 말 생산량의 68.5%에 달하는 2만33337마리를 사육한 것으로 집계됐다.<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