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동산'에 가려졌던 이름, '도령마루'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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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동산'에 가려졌던 이름, '도령마루'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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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성수 / 제주시 공보실 보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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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 제주시 공보실 보도팀장
제주공항에서 신제주 방향에 위치한 신제주입구 교차로(7호 광장)가 바로 ‘도령마루(모루)'이다.

도령마루는 옛날 양반집 도령들이 제주성과 대정현을 다니면서 쉬어가던 고개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명칭이며, 2009년 도로명을 정할 때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노형오거리에서 신제주입구 교차로까지를 ‘도령로’로 고시하게 되었다.

도령마루에서 공항과 시원한 바다를 보다 보면 옛날 도령들이 쉬면서 시를 한 수 읊조렸을 것 같은 명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으스스한 고갯길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이 언덕에서 주변 경치를 관망하다보면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여겨진다.

'해태동산’이라는 명칭은 1970년대 초에 제주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유명 제과회사에서 회사 광고를 위해 2개의 해태상을 설치하면서 해태동산으로 불리게 되었으나, 최근 해태상 처리문제를 제주시의 판단에 맡긴다는 제과회사의 응답이 있어 제주시에서는 조만간 해태상을 다른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령마루는 아직까지는 낯선 이름이지만 사실 슬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제주의 아픔 바로 4.3 사건 당시 이 동산 주변 소나무밭에서 60여 명의 지역주민이 억울하게 학살된 곳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4.3 희생자의 유족으로서 이 곳에서 생을 마감한 억울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해원상생굿이 열리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주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제의 핍박에서 벗어나자마자 냉전시대를 예고하는 국내외의 정치적인 이유로 인하여 영문도 모른 채 안타깝게 희생양이 되었다. 제주4.3 71주년을 맞이하여 슬픈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자하는 취지에서 ‘도령마루’라는 옛 지명을 되살리는 것은 후손들의 과제가 아닐까. <김성수 / 제주시 공보실 보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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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2019-04-05 00:43:12 | 27.***.***.208
양반집도령들이 쉬던곳이라니. 공보관 수준하고는. 도령마루는 도둑과 귀신이 많이 나온다는 데서 유래된 겁니다. 4.3전에도 주민들이 꺼리는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