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원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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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소방원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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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상현 / 중문119센터 수방
이상현 / 중문119센터 수방 ⓒ헤드라인제주
소방서에는 같은 주황색 옷을 입고 있지만 조금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소방보조인력인 의무소방원이다. 의무소방원은 군 전환복무제도의 하나로 소방행정 수요 대비 부족한 현장활동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2001년 서울 홍제동 주택화재를 계기로 소방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소방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002년에 창설되었다. 의무소방원들은 119센터, 현장대응과(상황실)와 같은 현장 출동 부서에서 화재의 경계진압과 재난·재해 발생 시 구조·구급활동 등 소방 활동 보조 업무 수행을 하고 있다.

지난 22개월간 나는 의무소방원으로서 약 1,000건의 화재·구조·구급출동을 함께하였다. 매 출동은 항상 새롭고 각기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소생시키기 위해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며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하였으며, 양돈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새벽부터 해가 뜰 때 까지 화재진압을 보조한 출동도 있었다. 비오는 날 도로 위를 활보하는 말 안전조치를 위해 뛰어다니기도 하였고, 밥을 먹다가 출동이 발생하여 바로 뛰쳐 나간적도 여러 번이였다. 모든 출동은 매순간 하나하나 의미 있었고, 평생을 살아가면서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양한 현장 활동을 하며 느낀 것은 심폐소생술과 같은 소방안전교육이 일반인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출동 현장에서 만난 보호자 혹은 목격자는 대부분 당황하여 적절한 응급처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정지가 발생한 경우 의학적으로 4~5분이 지나면 뇌의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하고, 혈액순환이 중단되기 때문에 심각한 뇌손상 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심정지 환자를 발견한 즉시 적절한 심폐소생술이 요구된다.

소방안전교육은 학교,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표적으로 소소심 교육이 널리 보급되어야 한다. 소소심이란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의 앞글자를 딴 대국민 안전교육 프로그램이다. 소소심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누구든지 주변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소소심 교육은 가까운 소방서나 제주 소방교육대에서 받을 수 있다.

사랑과 낭만의 섬 제주에는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사람들 속에는 소방공무원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만나기는 힘들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 계신다. 도민의 안전을 위해 오늘도 훈련, 교육으로 역량을 기르시고, 현장에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방관들이 있어 앞으로도 제주는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곁에서 함께 지낼 수 있었던 제주도에서의 시간은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소방안전교육을 받아 더욱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이와 동시에 도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밤낮 가리지 않고 고생하는 소방공무원과 의무소방원이 있음을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상현 / 중문119센터 수방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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