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주년 제주4.3추념식 엄수..."완전한 해결"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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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주년 제주4.3추념식 엄수..."완전한 해결"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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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등 1만5천명 운집...이낙연 총리 "진실규명, 명예회복"
경찰청장.제주청장 첫 공식참석...국방부 '유감' 표명

[종합] 국가공권력에 의해 수만의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 71주년을 맞은 3일 제주섬에서는 진혼곡이 울려퍼졌다.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및 추념광장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는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이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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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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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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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가 3일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며 참배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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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한 도올 김용옥 선생(오른쪽), 배우 유아인(가운데), 유족사연을 소개한 대학생 정향신씨(왼쪽). ⓒ헤드라인제주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여섯번째 국가의례로 봉행되는 이날 추념식에는 4.3유족과 도민 등 1만5000여명이 찾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정부대표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홍성규 민중당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래 세대 전승의 기회'를 주제로 한 추념식은 오전 9시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의 종교의례 △합창단 공연 △도립예술단 공연 등 식전행사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오전 10시, 제주도 전역에 추모 묵념사이렌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추념식 본 행사는 시작됐다.

추념식은 △세대전승 퍼포먼스 △헌화.분향 △국민의례 △제주도지사 인사말 △경과보고 △추념사 △유족사연 낭독 △추모공연 △참배객 헌화 및 분향 순으로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 제주평화선언 발표..."4.3은 민족정신 활화산의 분출"

추념식 첫 순서로, 도올 김용옥 선생, 배우 유아인 등 전국 대표 6인이 출연해 '세대 전승' 퍼포먼스를 펼치며  '제주평화선언'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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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올 김용옥 선생.ⓒ헤드라인제주
제주평화선언 낭독한 도올 선생은 "4.3이야말로 기미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그 선언정신을 가장 정통적으로 되새기게 만드는 민족정신 활화산의 분출이었다"며 "그것은 제주도민만의 열망이 아닌 조선대륙 전체의 갈망(渴望)이었으며, 몇몇 강대 국에 의하여 압박받던 지구상의 모든 민중들의 대망(待望)이었다. 4.3은 세계 현대사의 주축으로서 오늘날까지 그 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행사에서는 4.3유족 및 제주도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인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 원희룡 지사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뜻 모아달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정부와 정치권에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뜻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원 지사는 "70년 세월 끝에 제주 4.3은 대한민국 역사로 자리 잡았다"며 "4.3은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깨웠고 온 국민 가슴에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담은 동백을 심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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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헤드라인제주
원 지사는 이어 "71년 전 제주도민은 4.3의 아픔에 주저앉지 않았고, 불굴의 의지와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공동체를 다시 세우고 평화를 일궈냈다"며 "피를 토하는 고통의 세월을 가슴을 치며 견뎌내신 4.3희생자와 유족분들, 이제 결실을 볼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정치권의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희생자와 유족 배.보상, 군사재판의 무효화를 비롯해 4.3의 완전한 해결은 우리에 게 주어진 과제"라며 "4.3으로 부모님을 잃고 친척 등의 호적에 올라 타인의 삶을 살고 계신 유족에게 진정한 가족을 찾아줘야 하는데, 진실과 정의를 향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4.3수형인에 대한 공소기각은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판결"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추가 진상조사를 통해 수형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송승문 유족회장 "제주의 봄, 아직도 춥습니다"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송 회장은 "지난 해 이 자리에 참석하셨던 문재인 대통령은 '이 땅에 봄은 있느냐?'고 물음에 '제주에 봄이 오고 있다'고 답변하셨다"며 "그러나 아직도 제대로 감장하지 못한 채 동백꽃처럼 후드득 떨어진 3만여 희생자가 있고, 4.3문제의 속시원한 해결을 기다리는 8만여 유가족들이 있기 때문에,저희들에게 봄은 멀게만 느껴지고 아직도 춥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우선 4.3특별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국회에는 4.3특별법 개정안이 계류 중에 있지만 남의 일처럼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라며 "20년 전 만들어진 '4.3특별법'이라는 옷이 낡고 찢어져 그 틈새로 찬바람이 무릎에 스며든다. 새로 수선해야 함에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어 4.3수형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송 회장은 "최근 4.3당시 행해졌던 재판이 불법적이고 탈법적이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처럼 4.3의 역사적 진실은 아무리 비틀고 가리려 해도 정의가 강물처럼 도도하게 흐른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로, 4.3당시 법적 절차를 도외시했던 수형인에 대해 법죄사실의 폐기는 물론 모든 행적 등 진상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섭섭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해결'이라는 국정과제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뒷심이 부족하다. 제주4.3과 관련한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다시한번 점검하면서 절절한 유족들의 염원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참석한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먹돌도 똘람시민 궁기가 난다' 제주속담이 있다"며 "저희들의 간절한 호소가 소중한 결실로 맺을 수 있기를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 김태석 의장 "4.3특별법 처리, 배.보상 문제 매듭해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해 제주4.3 70주년을 기점으로 완전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4.3생존 수형인 무죄 판결이 이뤄졌고, 배상청구 소송도 진행 중인데, 국회에 계류 중인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된다면 배.보상문제도 매듭짓게 될 것이고, 제주4.3의 전국화와 세계화의 발걸음도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에 비례해 제주4.3 완전 해결의 문도 활짝 열리리라 믿는다"며 "그 보람찬 길을 위해 우리 도의회도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낙연 총리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역사적 소명"

이낙연 국무총리는 추념사에서 "오늘은 대한민국의 가장 잔혹한 현대사에 속하는 제주4.3 일흔한 돌을 맞아, 심신의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생존 희생자 여러분, 가족을 잃은 통한을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또한 폐허와 좌절을 딛고 평화로운 제주를 재건하신 도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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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헤드라인제주
이 총리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였다"며 "며칠 전에도 정부는 4.3희생자 130명과 유족 4951명을 추가했는데, 이로써 희생자는 1만 4363명, 유족은 6만 4378명으로 늘었다"고 피력했다.

이 총리는 "제주도민 여러분이 '이제 됐다'고 하실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며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고, 실종자를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년 여간 국회에서 표류 중인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처리문제와 관련해서는, "국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과 배.보상 등 입법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와 협의하며 정부의 생각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배.보상의 방식과 관련해 아직 정부 차원의 입장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회 법안 심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 총리는 이어 "4.3평화재단 출연금도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유족사연 소개 숙연...'잠들지 않는 남도' 합창

이어 대학생 정향신씨가 단상에 올라 4.3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정방폭포로 끌려가 부모와 어린 남동생을 잃은 할머니가 한 평생 가슴에 한을 안고 살아온 사연을 소개했다.

가슴 아픈 유족 사연이 소개되는 동안 유족들의 흐느낌과 함께 장내는 숙연해졌고 일부 유족은 크게 오열하기도 했다.

추념식 막바지 추모 공연에서는 가수 안치환을 포함해 제주도립제주합창단, 서귀포합창단, 4.3평화합창단, 광주시립합창단, KBS어린이합창단, 제라진합창단, 카톨릭 소년소녀합창단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합합창단을 구성해 '고향의 봄'과 제주4.3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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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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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유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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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서 4.3유족들이 4.3특별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날 일부 4.3유족회 회원들은 추념식장 입구에서 '8만 유족 염원 담긴 특별법 조속히 개정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정치인들을 향해 조속한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71년만에 제주4,3에 대해 첫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370+1 추념식'에 참석했다. 또 제주에서 열린 4.3추념식에는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참석했다. 경찰청장과 제주청장의 4.3추념식 공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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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2019-04-03 17:36:16 | 125.***.***.18
1950년
3.20. 제주도 초대 산폭도 사령관으로 활동하다가 월북한 김달삼(金達三)이 1949년
8월 북한 강동정치학원 출신자 300명으로 구성된 제3병단을 이끌고 태백산
지구에 남파되어 유격대로 침투 활동 중 강원도 정선군 삼운리에서 국군
제185부대 수색대에 발견 전투 끝에 김달삼은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
강원도에는 긴 지명으로 알려진 『 김달삼 모가지 잘린 골 』이라는 지명이 있다.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봉정리에 있는 지명이다.
북한은 6·25 종전 후 김달삼(본명 이승진)에게 국기훈장을 수여하고 평양의
신미동 애국열사묘역에 묘비를 세워 추모하고 있다

제주도민 2019-04-03 17:34:51 | 125.***.***.18
1951년
9.15. 새벽 1시30분 김창규등 40여명의 산폭도들은 광양에 있는 당시 HLKS
제주방송국(KBS 제주방송총국)을 습격하여 6명이 청사 안으로 진입, 야근
중인 방송과장 김두규 (金斗奎), 숙직원인 견습 직원 채종식(蔡鍾植. 18세),
사환 김석규(金錫奎.19세) 3명을 포박, 납치하여 조천 선흘곶 야산에서
죽창으로 무참히 살해.
이 날 숙직조에는 장병양(張炳陽), 권중훈(權重勳) 등 8명이 숙직 중이었
으나 장병양 등은 포박하려는 산폭도를 걷어차고 탈출 무사했으며 일부는
책상 밑 등에 숨어 납치를 모면.

제주도민 2019-04-03 17:33:25 | 125.***.***.18
9.20. 전투경찰대는 귀순한 산폭도로 부터 HLKS 제주방송국 납치, 살해사건 관계
제보를 받고 수색 중 허(許)모 경감이 풀과 나무로 위장 이식된 흔적이 있고
피 묻은 흔적도 있는 곳을 발견, 수색 중 전투경찰대원들이 흙을 판 결과
전신을 발가벗기고 온 몸이 죽 창과 칼에 찔린 시체 3구가 겹쳐져 있었으며
천인공노할 이 사건은 발생 6일 만에야 시체를 발견.
9.24. HLKS 제주방송국 피랍, 순직 직원의 장례를 광양에 소재한 제주방송국에서
HLKS 제주방송국 장(葬)으로 장례를 엄수.
희생 당한 김두규 방송과장은 부인과 2남 2녀를 둔 가장, 견습직원 채종식은
18세로 입사 6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