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삼촌' 현기영,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상태바
'순이삼촌' 현기영,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인사 첫 수상..."4.3을 세상에 처음 알린 문학계 거장"
특별상 수상자 베트남 인권운동가 2명 선정
소설 '순이 삼촌'을 통해 제주4.3을 세상을 처음 알린 문학계의 거장 현기영 선생(78)이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는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소설가 현기영 선생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특별상에는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하미마을, 62),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 59) 동명이인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KakaoTalk_20190318_112842680.jpg
▲ 현기영 선생.ⓒ헤드라인제주
국내 인사에서는 4.3평화상 첫 수상자인 현기영 작가는 제주 출신으로, 민중의 삶을 억누르는 야만의 역사를 글로 드러내어 그 상처를 보듬는 작가이자, 평화로운 공동체 회복을 위해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4.3에 대해 30여년간 망각과 침묵을 강요당하던 시절, 문학적 양심으로 북촌리 대학살을 다룬 작품 '순이삼촌'을 1978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하면서 4.3을 시대의 한복판으로 끌어올렸다.

이 작품은 국가폭력의 실상을 폭로하고, 진상규명의 필요성 그리고 치유와 추모의 당위성을 널리 확산시키는 디딤돌이 됐다.

이를 계기로 대학가와 지식인들에게 4.3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문화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현 작가는 43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1979년 군 정보기관에 연행되어 심한 고초를 겪었고 소설 '순이삼촌'은 14년 간 금서가 됐다.

현 작가는 이외에도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창작해 한국 문학계의 거목으로 칭송을 받았지만, 또 하나의 4.3 소재의 장편소설인 자전적 성장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가 국방부의 불온도서로 선정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현기영은 권위주의시대 인간의 억압과 통제를 극복하고, 자유와 자율 그리고 평화의 시대를 선도하는 평화운동가로도 활약했다.

제주4.3연구소 초대 소장, 제주사회문제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앞장섰다. 4.3의 각 시기별로 추진됐던 50주년, 60주년,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대표를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KakaoTalk_20190318_113049414.jpg
▲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하미마을)과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 ⓒ헤드라인제주
4.3평화상 특별상 수상자인 동명이인 응우옌 티탄 2명은 1968년 베트남 민간인학살 당시 각각 11살과 8살의 몸으로 학살의 현장에서 가족들을 잃고, 자신들은 온 몸에 총상을 입고 살아남은 여성 후유장애 생존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 22일 한국에서 열린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 원고로 참석해 하미마을과 퐁니-퐁넛학살을 증언, 최초로 원고 승소 판결,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학살 피해자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한국 사람들 앞에 증언자로 나섰던 이들은 승소 이후 단순한 피해자에서 벗어나 평화인권 운동가로 나서면서 국제사회에 큰 영감과 울림을 주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내달 1일 오후 6시 제주KAL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제3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시상식에 앞서 오후 4시에는 제주KAL호텔 동백룸에서 수상자에 대한 합동기자회견이 열린다.

4.3평화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만달러를 수여한다.

한편,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은 1949년 1월 16일 제주도 북촌리에서 군인들이 주민들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학살한 '북촌리 사건'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날, 토벌대는 북촌 초등학교로 마을 주민 모두를 소집시킨다. 군경 직계 가족과 주민들을 장대로 분리한 후 학교 옆 밭에서 무고한 양민들을 무차별하게 총살한다.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이 된 '북촌 사건'은 이틀 동안 400여 명의 주민이 학살되어 4.3 당시 가장 많은 사람이 희생된 사건으로 기록된다.

북촌 학살터에는 희생자들을 추념하기 위해 북촌 너븐숭이 기념관이 설립됐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