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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임재영 기자, 160km 울트라트레일러닝 한국인 최초 완주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3.10 1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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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열린 '타라웨라 울트라 트레일러닝대회'에 참가한 임재영 기자.
임재영 동아일보 제주주재기자(55)가 뉴질랜드 로토루아 지역에서 열린 타라웨라 160km 울트라 트레일러닝대회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해 완주에 성공했다.

타라웨라 울트라 트레일러닝대회는 국제트레일러닝협회(IRTA)가 인증한 울트라 트레일 월드투어(UTWT)의 하나로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트레일러닝대회이다. 포장길을 달리는 마라톤과 달리 트레일러닝은 산, 숲, 하천, 사막 등 주로 비포장 길을 달리는 스포츠로 최근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임 기자는 지난해 2월 스페인 그란카나리아 125km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에서도 한국인 최초 완주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와 함께 사막마라톤의 원조인 사하라사막마라톤(MDS) 250km를 비롯해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UTMB) 101km, 비브람 홍콩 100km, 울트라 트레일 호주(UTA) 100km 등을 완주하면서 세계적인 유명 트레일러닝 대회를 국내에 알리고 있다.

임 기자는 완주 소감으로 가장 먼저 "'정신력으로 버틴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왼쪽 무릎 부위 근육통으로 걸음을 내딛는 자체가 고통이었다. 시야에 건물이 하나둘씩 들어오고 길가에서 응원하는 관중들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면서 기나긴 레이스의 끝이 보였다"면서 "없던 힘이 어디선가 생겨났고 몽롱했던 정신은 다소 맑아졌다. 근육도 마지막 힘을 쥐어짜면서 결승선을 넘었다"고 결승선을 넘는 순간을 기억했다.

이어 "현지 시간 2월9일 오전 4시 로토루아박물관을 출발해 35시간7분7초 만에 완주했다. 이 대회 제한 시간은 36시간으로 1시간가량 남겨두고 가까스로 결승선이 마련된 로토루아 에너지이벤트센터에 도착했다"면서 "이번 대회는 50km, 102km, 160km 등의 부문에 37개국에서 1300여 명이 참가했는데, 160km 레이스는 타라웨라산과 7개 호수 등을 지나는 코스로 짜여졌다. 코스 오르막을 합친 누적해발 고도는 5300m로 한라산을 성판악코스로 정상까지 5번 정도 왕복하는 난이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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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열린 '타라웨라 울트라 트레일러닝대회'.<사진=임재영 기자>
그는 "10여km마다 마련된 구호소(aid station)에서 간식과 과일, 음료 등을 보충했지만 100km 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졸음과 전쟁을 벌여야했다"면서 "걸음을 잘못 디디면 원시림 계곡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위기를 여러 차례 넘겼다. '졸면 제한시간에 완주하기 힘들다'는 걱정 때문에 천근만근 내려앉는 눈꺼풀을 억지로 잡아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당시를 상황을 전했다.

이어 "결국 코스에 앉아 잠시 눈을 감아버렸다. '아 유 오케이?'라는 말이 바람소리처럼 귀를 스쳤다. 뒤에 오던 선수가 지나면서 한마디를 던진 것"이라며 "시계를 보니 15분가량 지났다. 몸은 다시 충전된 듯 달릴 힘을 얻었지만 120~130km를 넘기면서는 다시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환각, 환청도 나타났다. 나무줄기가 원숭이가 앉아있는 모양처럼 보였고,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도 들리는 듯 했다"고 말했다.

한계에 이른 극한의 레이스였음에도 이렇게 달리는 이유에 대해 임 기자는 "완주를 하고 나서 반응이 비슷했다. 처음에는 '대단하다'는 말을 하고 나서 '근데 그렇게 힘들 것 왜 해요?'라고 묻는다"면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서 완주하는 과정이 행복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생활로 복귀 후 활력과 자신감이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고 트레일러닝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해외 유명 트레일러닝 경험 등을 통해 국내 트레일러너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장을 열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임 기자는 '자연을 수출하는 나라'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자연환경이 뛰어난 뉴질랜드에 구성된 울트라트레일러닝 코스의 경관에 대해 설명을 이어가며, 제주도 이에 뒤쳐지지 않는 울트라트레일러닝 코스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음을 강조했다.

그는 "로토루아박물관 앞에서 출발했는데 시내 중심가를 거쳐 테푸이아 민속촌을 지날 때는 어둠 속에서도 지열온천인 간헐천에서 솟아나는 유황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면서 "원시림에는 야자수 같은 나무고사리가 지천으로 널렸다. 뉴질랜드에는 190여 종의 고사리가 자생하는데 식민시대에 뉴질랜드가 '고사리 땅(Fern Land)'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였다는 것이 실감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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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열린 '타라웨라 울트라 트레일러닝대회'.<사진=임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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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로토루아에서 열린 '타라웨라 울트라 트레일러닝대회'.<사진=임재영 기자>

이어 "숲을 벗어나자 햇빛에 반짝이는 맑은 호수가 눈을 시원하게 했다. 1886년 로토루아 지역 화산 폭발로 지형이 크게 바뀌면서 여러 호수가 만들어졌다"면서 "소나무 숲길에 미역취, 인동초, 애기범부채 등이 피어 있어서 언뜻 보기에 제주의 올레길과 비슷한 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주의 트레일러닝에 대해서는 "트레일러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2021년 세계챔피언십 대회 개최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아시아권에서는 마라톤 강국인 일본이 트레일러닝에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이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에서 2004년 한라산 트레일런 148km를 처음 개최했지만 참여 인원이 소수에 불과했으며 코스에 포장길이 상당 거리가 포함되는 단점이 있었다"면서 "2012년부터 '트레일러닝' 용어 등장과 더불어 제주, 경기도 등에서 대회가 개최됐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주 자연환경은 세계적인 유명 트레일러닝 대회 코스에 견줘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세계적인 트레일러닝 대회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제주에서도 트레일러닝이 활성화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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