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시민들,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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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시민들,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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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운동본부, 영리병원 철회촉구 9차 촛불집회
국내외 의사.약사.대학생 '희망비행기' 참가단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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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열린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OUT! 9차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원희룡 제주도정이 공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국내 첫 영리병원인 중국자본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한 전국 시민사회의 저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23일 제주에서는 아홉 번째촛불집회가 열렸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보건.노동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 촉구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OUT! 9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집회는 규탄발언과 시민 자유발언, 문화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국내 의사, 약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보건의료인들과 의과대학생들로 구성된 '영리병원 철회를 위한 보건의료인 희망비행기' 참가단이 동참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오는 4월 병원에서 의사 일을 하게 되는 일본인 의대생도 참가했다.

이들은 의료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흰 가운'을 입고 집회에 참석해 제주도정의 영리병원 허가를 강력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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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열링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OUT! 9차 촛불집회'에 동참하기 위해 제주에 '영리병원 철회를 위한 보건의료인 희망비행기' 참가단 윤영철, 이승홍, 김기현씨(왼쪽부터). ⓒ헤드라인제주

김기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기현 공동대표 "시민공론화위위의 합리적인 결정까지 마음대로 바꾼 원희룡 지사에게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왔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저는 서울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치과를 겁낸다. 그 이유는 특유의 기계소리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몰라 겁이 난다는 말씀들을 하신다"며, "영리병원은 이런 의료비의 상승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의료의 질까지 하락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도민의 결정을 뒤엎는 결정을 함으로써 지금과 결과를 얻게 됐다. 녹지병원이 제주도에 소송을 걸고 있다"며, "원희룡 지사와 녹지병원이 제주도민을 농락하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기필고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이라는 구호를 걸고 끝까지 맞서 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의사인 이승홍씨는 위트 있는 언변으로 제주의 영리병원 사태를 지적했다.

이씨는 "원희룡 지사는 본인이 결정을 못 하겠다고 해서 도민들이 공론조사를 통해 영리병원 불허라는 결정을 내려줬는데, 숟가락만 들면 되는 것을 밥상째 엎어버렸다"고 풍자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윤영철 공동대표는 "오는 3월 9일과 10일 전국 약사 공동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영리병원이 철회되고 원희룡 지사가 퇴진하고 녹지병원이 다시 공공병원으로 전환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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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영리병원 철회 9차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환자를 보는 현장에서 입는 가운을 입고 나왔다. 저희가 (밖에서) 가운을 입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환자를 볼 때 저희가 입는 옷을 이 거리의 현장에서 입는 이유는 바로 그만큼, 환자를 보는 것만큼 영리병원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영리병원 당장 의료비를 오른다. 단돈 얼마가 오르는게 아니라 1년에 1조5천억원이 오른다. 미국처럼 오르는데, 지금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버는 병원 50곳 중 49곳이 영리병원이다.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영리병원이 미국 전역의 의료비를 계속 올리고 있다. 그랜드캐년에서 떨어지면 10억원의 의료비가 드는 현실을 낳았다"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병원에 갈 권리를 빼앗는 사람이 과연 도지사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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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 의대생 타쿠야 마에지마씨가 영리병원 철회 9차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일본인 의대생도 마이크를 잡았다.

오는 4월부터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협동조합병원에서 일하게 됐다는 타쿠야 마에지마씨는 "한국에서 영리병원 설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기관이 돈벌이를 하려는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아직 영리병원의 설치가 인정되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많은 수의 공공병원들이 민간으로 위탁되고 영리화되고 있는 흐름은 이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고 이는 한국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현재에도 도쿄 도내의 10여곳의 공공병원을 민간에 위탁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분명히 병원의 경영에 적자가 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필요한 적정의료라면 지역의 의료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타쿠야씨는 "일본 의료계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목소리를 내고 정부에 개선을 요구하는 의료인과 시민단체가 한국에도 이렇게 많다는 것으로부터 많은 용기와 희망을 얻고 있다"며, "한국의 의료도 일본의 의료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연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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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국대 의대에 다니고 있다는 이서영씨가 영리병원 철회 9차 촛불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단국대 의대에 다니고 있다는 이서영씨는 "자칭 촛불 대통령이라는 현 정권에서도 한국의 의료계는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거 같다. 정권은 바꼈지만 의료를 (국가의) 경제 성장 동력이라고 보는 관점이 여전한 것 같기 때문이다"라며 "저는 의료가 성장동력도, 다른 무엇도 아닌 생명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의료영리화를 추진하는 정부와 자본은 의료를 생명을 가진 모두가 누려야할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돈 있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품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녹지병원의 개원은 의료영리화의 발판이 돼서 자본만을 위한 의료를 양산하는 헬게이트가 될 것이다"라며, "제가 의학을 배우는 이유는 모두를 건강하게 하기 위함이지, 의료의 탈을 쓴 자본의 일부가 되기 위함이 아니다. 영리병원 개원에 반대한다.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예비 의료인으로서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원희룡 지사는 지금이라도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영리병원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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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열린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OUT! 9차 촛불집회'. ⓒ헤드라인제주
한편, 도민운동본부와 '제주 희망비행기' 참가단은 공동 결의문을 통해 "영리병원 허가 철회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선결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투자자를 위한 이윤창출이 목적인 돈벌이 영리병원은 한국 의료에 재앙"이라며, "제주에서 시작된 균열로 둑이 무너져 경제자유구역 8곳에 영리병원이 설립되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해 사람이 죽어가고 가계가 파산하는 미국식 의료제도가 도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는 스스로 제주 영리병원 허가를 직권 취소하고, 공론조사 결과를 뒤집은 반민주적 폭거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제주도와 함께 영리병원 취소를 위해 행동에 나서고, 제주도민을 위한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고, 의료민영화 정책을 즉각 중단해 의료공공성 강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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