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독선"...원희룡 '제2공항 담화'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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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독선"...원희룡 '제2공항 담화'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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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절차적 문제 '침묵', 국토부 강행논리 '옹호'
시민사회 강력 반발..."거짓말쟁이 피노키오에 독불장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국토교통부측 입장을 전면 옹호하고 나서 시민사회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담화문 형식으로 발표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즈음해 제주도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은 "제2공항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토부가 강행하고 있는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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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제2공항 갈등문제와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원 지사는 "이미 극한적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2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공항개발 예정지역, 공항의 규모 및 배치, 운영계획과 재원조달방안, 환경관리계획과 그밖에 공항 건설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된 기본계획수립을 이미 시작했다"며 "오는 6월까지 수립되는 정부의 기본계획에 지역주민과 제주도의 입장을 반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주민 지원대책, 중장기 투자계획과 지역경제활성화 방안, 제2공항 연계도로가 기본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원 지사는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만 묶여서 도민들이 바라는 사항을 기본계획에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고 반문했다.

피해 주민들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의 합당한 보상과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방적 선언' 형식의 발표를 이어가면서도, 말미에는 "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정부의 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도민과 폭 넓게 소통하겠다"는 '소통'을 강조했다.

이날 원 지사의 담화에서는 국토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만 가득할 뿐, 전날 도의회 본회의장에서도 격한 성토가 이어졌던 국토부의 '일방적 강행' 및 '절차적 정당성 상실' 부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

특히, 국토부가 입지선정 타당성 재검증 검토위원회를 파행적으로 종료시키고,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강행한 것에 대한 도지사로서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아 의아스럽게 했다.

또 검토위원회에서 제기됐던 입지선정 평가관련 각종 의혹 등에 대해서도 국토부 입장만 전적으로 두둔했다.

전날 도의회에서도 '절차적 정당성' 상실을 지적하며 일방통행식 강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으나 이에 대한 어떤 '응답'도 없이, 단 하루만에 사업당위성을 강조하며 국토부의 용역강행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반대측 목소리는 전면 무시하고, 국토부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때문에 도지사가 민의를 편향적으로 수용하면서 갈등 조정력을 스스로 던져 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오만과 독선, 반대 목소리 듣지 않겠다는 선전포고"

이 담화가 발표되자 시민사회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내 노동.농민.민중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민중연대'는 성명을 내고, "이제는 '모든 공론은 필요 없다'는 식으로 원 지사의 오만과 독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면서 "오만과 독선이 높을수록 단언컨대, 원 지사가 직면할 미래는 제주도민 민중의 저항뿐"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원 지사는 개발에 신음하는 제주도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개발이 제주도민의 뜻처럼 포장하고 있다"면서 "발표한 담화문은 반대 목소리는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였다"고 힐난했다.

이어 "제주2공항 추진은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으나,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이해되고 확인된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오직 일방통행만 있었음에도 원 지사는 담화를 통해 객관적으로 추진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성명을 내고 "제2공항 추진을 하겠다는 것이 소통인가"라며, "원 지사의 담화는 반대 목소리를 듣는 공론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원 지사는 영리병원 허가 과정에서 거짓말쟁이 피노키오가 되더니 이제는 자기만의 사고에 갇힌 독불장군임을 선언했다"며 "이는 이제는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원 지사가 책임지고 지키겠다는 도민과 후손의 미래는 개발 광풍이 몰아칠 제주가 아니다"라면서 "정부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기본계획에 담겠다는 것은 장밋빛 개발계획으로 넘쳐나고 있다. 이것을 도민 뜻을 담고 있다고 포장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담화를 통해 그려지는 것은 생명과 생태가 파괴되는 제주뿐이다"라면서 "이윤 확대에 혈안인 토건 자본으로 인해 양산되는 질 나쁜 일자리가 그려질 뿐"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개발에 신음하는 제주가 아닌. 질 나쁜 일자리가 넘쳐 나는 제주가 아닌 다른 제주. 이를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제주도민과 싸울 것"이라며 "제왕적 권력만 휘두르며 독불장군인 원희룡 도지사가 직면할 미래는 성난 노동자와 제주도민의 저항뿐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 "원희룡 지사, 국토부 대변인 노릇 그만하라"

정의당 제주도당도 성명을 내고 "원 지사의 담화문은 도민을 선동하고 기만하는 내용 일색이다"며 "원 지사는 국토부의 대변인노릇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입지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의견을 존중해 유례없는 재조사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기존의 조사가 국책사업사상 유례없는 부실조사이었기에 재조사가 불가피한 것이었을 따름"이라며 "재조사 과정 내내 국토부는 도민을 비전문가라며 무시하다 재조사검토위를 일방적으로 파행시켰고, 원 지사는 국토부 뒤에 숨어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힐난했다.

이어 "원 지사는 담화문에서 제2공항 부지에 오름과 동굴 훼손이 없으며 공군기지가 들어서지 않을 것임을 단언한다고 했지만 원 지사는 그동안 반대 측에서 근거자료를 가지고 제시한 오름과 동굴 훼손주장에 대해 단 한 번도 면밀히 분석한 반박이나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공군기지와 관련해서도, "국방부에서 남부탐색구조부대 제주 설치계획이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은 국방부의 브리핑 등을 통해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라며 원 지사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의 경제지도 뿐 만 아니라 삶의 방식 자체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매우 큰 규모의 토건사업"이라며 "자칫하다가는 제2공항이 제주도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도지사는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사람이지 도민을 기만하고 겁박하는 사람이 아니다"이라며 "원 지사가 진정 제주도민의 지사라면 지금 당장 국토부의 대변인 노릇을 중단하고, 도민의 뜻을 받들며 처신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 도의회도 '당혹'..."반대하는 도민은 도민 아닌가?, 정말 안타깝다"

한편, 원 지사의 담화문과 관련해 제주도의회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중단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환경도시위원회에서 결의안 채택을 논의할 예정인데, 오는 도지사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당혹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 절차적 정당성을 잘 확보해서 가자는 것이기 때문에 의혹을 해소하는게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원 지사의 발표내용은) 갈등을 해소하자는 것이 아니라 강행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반대측의 지적도 일정 일리가 있는 주장인데, (원 지사는) 반대하는 도민들은 도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저는 반대측과 더 소통을 해서 문제점이 있는지, 반대측이 주장하는게 기본계획을 중단하면서 각종 자료 제출과 검증 절차를 거친 다음 도민 공론화를 통해 가(可)가 됐던 부(否)가 됐던 하자는 입장이었다"면서 "1~2년 늦어진다고 공항이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토록 급하게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급할수록 도민들이 납득 못하는 의혹들을 절차적으로 순서대로 풀어가는게 맞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그냥 간다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번 원 지사의 발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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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님 홧팅! 2019-02-20 22:38:14 | 110.***.***.173
제2공항 적극 찬성합니다. 정말로 제주가 제2공항을 통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서 안전하고 아름답고 살기 편한 제주도가 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겹도록 반대하는 반대파들 땜시 힘드실텐데, 항상 힘내시고 홧팅하시기 바랍니다.

찬성이 훨씬 많다. 2019-02-20 20:12:19 | 222.***.***.8
반대파들에게는 오만과 독선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찬성이 훨씬 많다.
국민모두의 안전과 편익 그리고 미래국가경제를
위한 아무리 좋은 정부사업이라도 반대없었던게 있었던가?경부고속도로나 인천공항은 반대없었나?

제주도 사나이 2019-02-20 20:07:22 | 185.***.***.250
도지사님의 어려운 용단에 진심으로 응원드리며,제주 청년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도지사님 진심으로 파이팅입니다.이제부터는 정말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에 준하는 국제공항으로 만들기위해 빈틈없이 검토해야겠습니다.2등은 필요 없습니다.1등공항 주변을 함께 발전시킬수 최고의 공항을 추진하셔야지 두번 손을 대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됩니다.인천공항보다 더 멋지고 철저하게 건설해야지만이 세계적인 제주도로 거듭나고 제주도 역사에 도지사님의 업적이 길이길이 남겨지기때문입니다.물론 제주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지원이 필요합니다.감사드려요.

그저그런반대파 2019-02-20 18:54:31 | 117.***.***.76
목소리가 큰 반대파보다 찬성파가 훨씬 많은데 찬성하는 쪽 사람들의 의견은 하나도 실지 않고 반대파 이야기만 부풀려 실고 있네. 반대파들 늘 하는 반대지 무슨 거센 후폭풍이야. 3류기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