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학습권 보장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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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습권 보장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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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이야기] 이영구 / 제주장애인야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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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구 / 제주장애인야간학교ⓒ헤드라인제주
평생교육이란 특정 시기만이 아닌 생의 모든 시기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또한 특정 계층이나 집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과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장애인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평생교육의 대상이 되며,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내용을 학습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당연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현실적으로 장애인의 평생교육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보완교육이나 성인기초·문자해독교육, 직업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체육·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경험이 없다는 응답비율이 98.5% 이상이었다. 

향후에 참여하고 싶은 평생 교육영역에 대한 질문에도 ‘없다’는 답변이 72.2%로 가장 많았다. 이 조사결과만으로는 현재 이루어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가 장애당사자의 교육열을 자극하지 못하고 있으며 평생교육에 대한 장애인당사자의 수요가 높지 않다고 보인다. 하지만 장애인야간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바는 그와 달랐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의지와 열정은 매우 강했다. 수업 중에는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어 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질의응답을 나누고자 했다. 때로는 나 자신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며 나는 왜 저 정도의 열정을 보이지 못했는지 부끄러울 정도였다.

일선에서 체험하는 것과 설문조사 결과가 크게 다른 것은 이미 평생교육 현장에 있는 장애인당사자 외에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나 정보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프로그램 홍보의 강화’가 29.4%로 가장 많은 답변을 얻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교육과 학습에 첫 발을 내딛는 것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장애당사자들의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 날 것이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자체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다. ‘2017년 특수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전국에 평생교육기관은 209개소, 프로그램은 629개에 불과했다. 기존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비장애인 위주로 운영되다보니 평생교육시설의 장애인 접근성이 낮고 장애인 평생교육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문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평생교육의 기회를 확대하여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국 등록 장애인 250만여 명 중 약 60% 이상인 140만여 명이 중졸 이하로, 학령기 의무교육단계에서 교육기회를 놓친 장애인을 위한 교육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학령기 이후의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평생학습 지원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평생교육 지원의 맥락에서 볼 때 문해 교육, 인문 교육 등 일반적인 평생교육 외에도 장애인만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교육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평생교육 혹은 평생학습을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이라고 볼 때 장애인 역시 꾸준한 평생교육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적응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된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업 기획과 평생교육 기관운영, 홍보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에 체계적인 계획과 관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영구 / 제주장애인야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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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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