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우 부지사 행보 구설수...어쩌다 '전달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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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우 부지사 행보 구설수...어쩌다 '전달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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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장 방문, '지사님 입장' 통보하고 "끝"
지켜보던 도의원도 '분통'..."영혼 장착하라" 힐난 쇄도

[종합]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파행적으로 강제 종료시킨 후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강행하면서 빚어진 파국사태와 관련해, 안동우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 행보가 구설수에 올랐다.

제주도 인권위원회가 원희룡 제주도정이 도청 앞에서 단식농성장을 강제철거 한 것은 심각한 도민인권 유린이자 침해라며 집회 및 천막농성을 보장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음에도, 이에 아랑곳 없이 천막철거 종용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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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일째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경배씨의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안동우 정무부지사.ⓒ헤드라인제주

◆ 농성장 방문 안동우 부지사,  '나는 지사님 말씀 전달만 할 뿐이고...'

그는 이날 오후 2시쯤 공무원들을 대동해 김경배씨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다.

시간이 임박한 시점에서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도청 주변에서는 여러 해석들이 나왔다. 대화채널을 가동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는 쪽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이날 방문은 농성장측에 사전에 예고없이 이뤄진 것인데다, 20여분간 비공개로 이뤄진 김경배씨 면담에서는 거의 일방향적인 '지사님 말씀' 통보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전달 맨(MAN)'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전달한 '지사님 말씀'은 안 부지사가 천막농성장을 방문할 즈음에 도청에서 발표된 공식 입장문의 내용 그대로였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에 반대하며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2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9일 김씨의 도지사 면담요구에 대해 '선(先) 단식 해제.천막철거'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사실상 단식농성을 모두 끝내고 천막을 철거하지 않는 이상 면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씨의 원희룡 지사 면담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는 입장문에서 "김경배씨가 요구하는 면담은 얼마든지 수용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도지사가 김경배씨와의 면담에 응할 경우, 이후에는 단식농성을 풀고 불법천막 또한 철거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선(先) 단식 해제.천막철거'라는 조건으로, 단식농성을 모두 끝내고 천막을 철거하지 않는 이상 면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원 지사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거부' 통보이자, 김경배씨로 하여금 '굴복'을 강요하는 것으로 해석돼 제2공항 반대측을 크게 자극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메시지가 농성자측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임을 잘 알고 있는 안 부지사가 단지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천막농성장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천막 안에서는 언성이 높아지고, 중재를 위해 현장에 있었던 홍명환 의원의 만류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안 부지사의 일방적 통보식 입장전달로 분위기가 크게 경색된 가운데 면담은 끝났다.

안 부지사는 천막농성장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김경배씨가 요구하는 원희룡 지사 면담 요청 내용은 (제2공항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종결됨에 따른 검토위원회 재개와 다시 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사항으로, 그것은 도청으로서는 너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지만 그래도 언제든지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면담요청을 수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부지사는 '수용'이란 말을 쓰면서도 곧바로 전제를 달았다.

그는 "단, 면담이 이뤄졌을 때는 지금 현재 본인의 장기간 단식 농성에 따른 건강 문제도 있고, 또 지금 현재 불법으로 쳐있는 천막도 도민들이 (인도를)이용하는데 좀 편리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그런 조치가 된다면 저희들은 언제든지 지사님과 김경배씨를 비롯한 반대대책위나 도민행동연대 이분들과 면담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것을 도민 여러분들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즉, 단식농성 모두 풀고 천막농성장 깨끗하게 치우면 도지사 면담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천막 철거에 대해서는 인권위에서도 인권침해로 우려하고 있는 사항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날 도청 현관 앞에 무단 점거 농성 연좌시위만 해제했으면 그날도 행정대집행은 안 했을걸로 알고 있다"고 동문서답식으로 답변했다.

결국 이날 안 부지사의 천막농성장 방문은 '대화 채널' 가동이나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협상의 시작이 아니라, 도청 앞 농성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기 위한 차원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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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우 부지사 방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 김경배씨(오른쪽)와 홍명환 의원.ⓒ헤드라인제주

◆ "과거 민주화투쟁 했던 분이...", "엄동설한에 시민들 개.돼지 취급"

이날 면담과정을 지켜봤던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안 부지사의 일방적 통보식 발언에 발끈하며 일침을 가했다.

홍 의원은 "안동우 부지사가 (농성장에) 오시자마자 단식 중단과 천막 철거를 먼저 면담 조건으로 말씀하셨다"면서 "그래서 제가 '그러지 말고 일단 행정대집행에 대한 철거, 최소한 짐승도 집을 치우려면 그러지 않는데, 20여일간 단식농성을 하는 과정에 철거한 것에 대해 최소한 유감을 표명하고, 그 다음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조건없는 대화를 시작하시라'고 이렇게 얘기를 드렸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안 부지는 원희룡 지사로부터 어떤 전달을 받았는지 시원한 답을 안 하시고, 제가 재차 '그러면 오늘 간 보고 끝날 것이냐' 이렇게 얘기하니까 좀 더 (도청에)가서 대화를 하고 또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일단 아쉬운 건 그래도 안동우 부지사께서도 과거에 민주화투쟁이라던지 각종 농성 현장에서 많이 (활동)하셨던 분인데, 어떤 이런 주민의 뜻을 대변하고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단순히 지사의 뜻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만 하고 있어서 유감이다"고 밝혔다.

면담을 마친 김경배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미리 통보도 안하고 무례하게 들어와서 처음 꺼낸 말이 단식을 중단하고 불법 천막을 철거해야 면담에 응한다는 말을 했다"면서 "엊그제 천막 안에 있었는데 그 천막을 거의 한쪽은 밀고 한쪽은 당기면서 엿가락으로 만들면서 날 위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날 끌고가려는 각오로 그렇게 했는데 시민들이 다행히 막아서 그 정도까지는 안됐다"면서 "이 엄동설한에 거의 저나 우리 시민들을 개, 돼지 취급한 걸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도민을 책임지는 도지사가 맞다면 (국토부의 기본계획수립 용역) 중단 요청을 해야했다"면서 "검토위가 불공정하게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단식을 끝나 면담만 이뤄지면 이 것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면담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직무유기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서 끝내지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 "안 부지사, 앵무새처럼 말고, 영혼 장착하라"

이러한 면담결과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는 '전달맨' 역할을 한 안동우 부지사에 대한 힐난이 쏟아졌다.

제주녹색당 등 활동가들로 구성된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긴급논평을 내고 "제발 도지사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말고 앞으로는 영혼을 장착하고 도민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도정의 공무원들은 원희룡 도지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존재함을 다시 한 번 기억하길 바란다"면서 "제주도는 오늘의 일을 마치 대화의 시도처럼 떠벌리는 유치한 행동은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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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가 9일 올린 SNS 글.
한편, 원희룡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권력이 무너졌다'는 한 일간신문의 기사에 크게 고무된 듯, "국가경찰이 본분을 정당하게 완수하는 것을 기대한다"며 경찰의 공권력 행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제주도 공식 입장을 통해서는 '단식 해제, 천막 철거'의 조건부 면담을 제시했으면서도, 면담 요구에 대해서는 마치 수용할 수 있다는 부분만 강조해 도민 홍보용 '이중 플레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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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천 2019-01-10 10:56:12 | 175.***.***.28
과거의 좋은 모습, 성실한 사람, 저런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던 유권자들,,, 그러나 지금은 사기꾼 원희룡이 노예가 되어버린 안동우!!!

이런 일이 쩝 2019-01-09 20:16:41 | 175.***.***.200
안동우 부지사남 개실망임다
보수화의 길에 합류하면서 정체성 변질된듯 하네요
자한당 스카웃 하는일민 남았습니다 그려

다판다 2019-01-09 18:27:16 | 218.***.***.178
언히롱의 진정성은 이미 맛이 갔다... 어쩌다 언히롱이 저리 되어 버렸는지... 자기 신변은 걱정말라 그러니 누구 저 입을 뭉개버릴 수 없을까??? 싸가지 없는 말 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