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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재밋섬' 건물매입, 계약.절차 모두 엉망이었다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1.09 12:05:00     

감사위원회 감사결과, 제기된 문제 대부분 '사실로'
절차 이행 '허술', 공론화 '부족', '계약'도 문제

제주문화예술재단의 가칭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계획에 따른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재밋섬'(메가박스 제주점) 건물 매입 관련 논란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절차이행 문제 및 계약과정의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는 재밋섬 부동산 매입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계약 및 절차 이행과정에서 부적정한 업무처리가 확인돼 재단에 대한 기관경고 및 관련 직원에 대한 신분상 문책을 요구했다고 9일 밝혔다.

기금 112억원과 지방비 60억원 등 총 사업비 172억원이 투입되는 '제주아트플랫폼 조성계획'은 재밋섬 건물을 매입해 예술인들을 위한 독립영화관과 공공 공연연습장, 예술인 커뮤니티 공간 등 문화예술 복합 기능수행 아트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충분한 공론화 절차 없이 지난해 6월  재밋섬 건물을 106억7300만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계약이 체결돼 큰 논란이 벌어졌고, 뒤이어 '부실 계약' 등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 감사 결과 재밋섬 부동산 매입에 대한 이사회와 사전 공감대가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도 기본재산운용계획'에 대한 도지사 보고 절차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 기본재산 관리규정에서는 매년 다음연도의 기본재산 운용계획을 수립해 재단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제주도지사에게 제출해 기본방향에 대해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재밋섬 건물매입을 추진하면서 이사회 의결만 받았을 뿐, 도지사 보고절차는 밟지 않았다.

실제 2017년 12월 이사회에서는 총 9개 안건이 의결됐는데, 이중 2018년도 사업계획안 등 5건에 대해서는 제주도에 제출해 승인받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밋섬 관련 '2018년도 기본재산운용계획' 안건은 승인요청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재밋섬 부동산 매입여부 및 추진절차에 대한 이사회의 사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연도별 기본재산 운용에 대한 도지사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 관련 규정에 위배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재밋섬 건물 매입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기본재산관리위원회 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재산.물품관리법이나 제주도 공유재산 관리조례 규정에서는 1억원을 초과하는 공유재산을 취득하는 경우 외부전문가가 과반수 이상 포함된 7명 이상 15명 이하로 공유재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에서는 사실상 '셀프 검토'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재단은 지난해 1월 재밋섬 부동산 매입 등의 타당성 검토를 위해 기본재산관리위원회를 5명으로 구성하면서, 사업추진 주체인 재단 이사장과 감사 등 내부 임원 2명을 위원으로 선정했다. 외부위원도 재단의 기본재산 운용 승인업무를 총괄하는 제주도 담당국장, 재단의 전 사무처장, 회계법인 직원 등 3명만 위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부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는 단 한며오 없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건물 매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도민 공감대 형성 노력 및 도의회 보고 등도 크게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부동산 매입비만 1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규모 예산사업임에도 사업의 필요성, 해당 위치의 적정성, 지역주민 및 관련 문화예술단체 등의 찬반의 견해가 나뉠 수 있으므로 관련 외부 전문가의 타당성 검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지역주민, 도의회와의 충분한 공감대 등을 형성한 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재단의 의견수렴이 '요식적 절차'로 행해진 문제를 지적했다.

감사결과, 재단은 지난해 5월 15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문화예술인 단체 및 지역주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한차례 개최했다고 밝히면서도, 회의 결과 보고서에는 8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만 돼 있을 뿐 어느 단체가 참여했는지, 어떤 내용이 주된 논의사항이었는지, 주돈 논점과 향후 조정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내용은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안라, 재단은 이 설명회를 개최한 후 불과 일주일 후인 5월23일 이사회 심의의결을 받았고, 6월4일 도지사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많은 논란과 의혹이 제기됐던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과 관련해서도 부적정한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위는 "부동산의 매도인이 신탁계약의 위탁자인 경우 이는 매도인이 타인 소유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어서 수탁자가 위탁자에게 부동산의 처분권을 위임했다는 수탁자의 확인을 받는 등 계약이행 담보방법을 마련한 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재단의 공익성을 고려할 때 계약금 및 해약금의 설정은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계약의 관행인 매매대금의 10% 정도에 따라 체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재단은 타당성 검토, 공감대 형성, 도의회 보고 등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6월18일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실질적 부동산 등기상 소유자인 모 은행과 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건물의 위탁자 및 수탁자(은행)는 지난 2016년 4월 해당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체결되면서 소유권은 은행이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재밋섬 부동산 매매계약서에서는 매매계약금을 단 '2원'으로 하고, 2차 중도금 지급전까지 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무려 20억원의 위약금을 주기로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이는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관행과 다르게 과도한 해약금 부담이 발생하도록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재밋섬 매입을 위한 감정평가 내용도 부적정한 것으로 지적됐다.

2개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 결과 토지(1559㎡)는 73~74억원, 건물(9982㎡)은 35~36억원 등 총 110억원대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도의회 등에서는 인근 부동산의 시세 및 시장성.수익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채 높게 감정평가 되어 계약이 체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감사위원회가 국토교통부에 감정평가 타당성을 의뢰한 결과 '다소 미흡'이라는 회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밋섬 건물 매입과정에서 제주도정의 지도.감독도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문화예술재단은 감사위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도지사에게 기본재산 운용계획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실무자의 단순 업무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또 부동산 매입 타당성 검토를 위한 기본재산관리위원회 구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하여"라고 소명했다.

그러나 감사위는 이 사업은 부동산 매입금액만 100억원이 소요되는 규모가 큰 사업이고, 재단의 공익성 등을 감안할 때 재단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단 이사장은 도지사와 협의해 분야별 대표성이 있는 전문가로 위촉된 위원회를 구성해 건물매입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사업추진 여부 등 효율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또 사업의 타당성 검토, 공론화 형성, 도의회 보고 및 매매계약 업무를 태만히 한 관련자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2명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을 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도지사에 대해서는 업무 태만으로 공기관으로서 신뢰를 떨어뜨린 문화예술재단에 대해 엄중 경고(기관경고)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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